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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강경화 가족의 해운대 부동산 투자는 맥을 잘못 짚은 실패 사례?

중앙일보 2017.06.05 11:44
대우월드마크해운대 외관. [중앙포토]

대우월드마크해운대 외관. [중앙포토]

 강경화(62) 외교부 장관 후보자 가족이 부산 해운대구에 부동산을 투자했지만 결과적으로 시세차익을 거의 보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에 실패한 이 부동산으로 강 후보자가 증여세 탈루 의혹에 휩싸이면서 장관 취임에 빨간불이 켜졌다.  
 

2009년 7월 2억6000여만원 매입…9개월만에 2억8000여만원에 매각
등기이전비 1500만원 빼고 나면 실제 손에 쥔 투자 수익은 사실상 제로
한국인들 꺼리는 ‘콘도’ 투자…인근 아파트와 비교해 1/3 정도밖에 안 올라

강 후보의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교수와 장녀(당시 26세)가 2009년 7월 매입한 ‘대우월드마크 해운대’는 부산의 노른자 땅 해운대구 마린시티에서 들어선 콘도미니엄이다. 대우월드마크 해운대는 109㎡ 164실, 125㎡ 99실, 132~133㎡ 130실 등 모두 393실의 지상 39층 건물로 2006년 3.3㎡당 분양가는 700만~1200만원이었다.  
 
대우건설이 대우월드마크 해운대 신축허가를 추진하던 2006년 고강도 부동산 규제로 양도세 부과 여부가 투자자들의 관심사항이어서 콘도미니엄은 ‘틈새 상품’으로 주목받았다. 콘도미니엄은 주소이전이나 취학 아동이 없으면 1가구 2주택에 해당하지 않아 양도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계약 즉시 전매도 가능하다. 회원제가 아닌 등기제 콘도여서 2인 이상이 배타적으로 소유하면서 별도의 위탁업체가 임대운영, 수익을 나눠 받을 수도 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보편화한 상품으로 투자용으로 주목받는다.  
 
그러나 한국 투자자들에게는 인기가 없었다. 2006년부터 분양 공고가 나갔지만 60여채가 미분양된 상태로 2008년 9월 입주가 시작됐다. 대우건설마크 해운대 인근에서 부동산사무소를 운영하는 김모 씨는 “한국 정서상 ‘콘도미니엄’을 선호하지 않는 데다가 일반 오피스텔로 취급하기 때문에 등기 이전비와 부동산수수료가 비싸다”며 “인기가 없다 보니 현재 해운대 인근 아파트는 79㎡가 5억원이 넘는데 대우건설마크 해운대는 109㎡를 3억원 초반대에 매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와 장녀는 2009년 7월 109㎡를 2억6000여만원에 매입했지만 9개월만인 2010년 4월 2억8000여만원에 매각했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이 교수가 1000여만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거뒀다고 했지만 등기 이전비가 15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 거둔 투자 수익은 제로에 가깝다. 김씨는 “대우건설마크 해운대는 주변 아파트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서 찾는 수요가 있을 뿐, 투자 가치는 없다”며 “지난해 가을부터 올해 봄까지 해운대 인근 아파트는 109㎡ 규모가 1억5000만원 가량 올랐는데 대우건설마크 해운대는 5000만원 오르는데 그쳤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소득이 없는 장녀와 공동명의로 구입한 것 또한 콘도미니엄이 갖는 제약조건 중 하나였다고 한다. 김씨는 “대우건설이 2006년 준공허가를 받을 때 외국인이나 법인이 아닐 경우 2인 이상 공동명의로 분양받는 조건으로 허가받았다”며 “콘도미니엄이기 때문에 그런 조건을 달았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부동산 관련법이 바뀌어서 1인 명의로 분양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이 교수가 소득없는 자녀와 공동명의로 부동산을 매입하면서 증여세 1600만원을 내지 않았다며 탈루 의혹을 제기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소득없는 자녀에게 재산을 취득하게 했을 때 증여세를 내야 한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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