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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일병' 이상수의 만리장성 벽 도전, 얼마나 어려운가 봤더니...

중앙일보 2017.06.05 09:57
4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2017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개인전 8강전에서 승리한 뒤 환호하는 이상수. [사진 대한탁구협회]

4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2017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개인전 8강전에서 승리한 뒤 환호하는 이상수. [사진 대한탁구협회]

 
 한국 탁구의 10년 만의 세계선수권 4강 진출. 이제 남은 건 '만리장성 벽' 두 번이다.
 
'준비된 톱랭커' 이상수(27·국군체육부대)가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개인전 결승 진출을 노린다. 지난 4일 독일 뒤셀도르프의 메세뒤셀도르프에서 열린 2017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개인전 8강전에서 세계 7위 왕춘팅(홍콩)을 4-1로 물리친 이상수는 2007년 유승민(현 IOC 위원) 이후 10년 만에 이 대회 준결승 무대를 밟았다. 이미 남자 복식에서도 정영식(미래에셋대우)과 짝을 이뤄 동메달을 딴 이상수는 2001년 오상은 이후 16년 만에 한 대회 두 개 메달을 딴 한국 선수로 기록됐다.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준결승에서 지더라도 따로 3-4위전을 치르지 않고, 패자 2명에게 모두 동메달을 수여한다.
 
 
이상수-장지커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kbV2GnRlDwA 
 
지난 1월 입대한 이상수는 최근 갓 일병을 달았다. 원래부터 승부욕이 강했던 이상수는 군인 정신으로 한층 더 정신력을 단단히 무장해 세계 톱랭커들을 연달아 물리치고 있다. 32강전에서 세계 4위 장지커(중국)을 따돌린 건 단연 압권이었다. 이상수는 구석을 찌르는 빠른 공격으로 장지커를 요리했고, 강한 맞드라이브로 무력화시켰다. 결국 세트 스코어 4-1로 물리치면서 대회 최대 파란을 일으켰다. 이어 16강전에선 유럽 톱랭커로 불리는 세계 13위 블라디미르 삼소노프(벨라루스)를 30분 만에 4-0으로 제압했고, 8강전에서 왕춘팅마저 눌렀다.  
 
4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2017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개인전 8강전에서 승리한 뒤 포효하는 이상수. [사진 대한탁구협회]

4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2017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개인전 8강전에서 승리한 뒤 포효하는 이상수. [사진 대한탁구협회]

 
이제 이상수 앞에 남은 건 만리장성 벽을 두 번 넘는 것이다. 이상수는 5일 오후 6시, 세계 2위 판젠둥(중국)과 준결승전을 치른다. 이 벽을 넘어도 세계 1위 마룽과 3위 쉬신의 승자와 대결한다. 연이은 만리장성과의 대결에도 이상수는 주눅들지 않는다. 판젠둥은 지난 4월 대표팀 동료 정상은(삼성생명)이 아시아선수권 결승에서 맞붙은 상대이기도 했다. 당시 정상은은 판젠둥에 0-3으로 패했지만 매 세트마다 치열한 접전을 펼쳤고, 경기 후 "다시 한번 붙으면 더 차이를 좁힐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상수는 "흥분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현정화 [사진 일간스포츠]

현정화 [사진 일간스포츠]

 
물론 도전이 쉽지만은 않다. 중국이 세계 최강으로 올라선 1980년대 이후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말 그대로 '중국 잔치'였다. 여자 복식은 2015년 대회까지 14회 연속 우승자를 배출했고, 남자 복식도 1993년 이후 13회 중 12차례나 우승 조를 합작했다. 여자 개인전에선 이번 대회 딩닝의 우승으로 1995년 이후 중국 탁구 12연패 금자탑을 쌓았다. 여자 개인전 마지막 우승자는 1993년 스웨덴 예테보리 대회의 현정화(현 렛츠런탁구단 감독)다. 
 
남자 개인전도 2003년 베르너 쉴라거(오스트리아)의 우승 이후 2005년부턴 중국 잔치였다. 2015년 대회엔 마룽이 우승을 차지했다. 2013년, 2015년 대회엔 중국 선수들이 1~3위, 4명을 모두 휩쓸었다. 말 그대로 '이 어려운 걸 해내기 위한' 이상수의 도전이 펼쳐지는 셈이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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