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강경화 후보자 부친이 5·16 당시 군사혁명위 포고문 읽은 사연

중앙일보 2017.06.05 08:00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우빌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우빌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강경화 외교장관 후보자의 부친이 5·16 군사정변 당일 군사혁명위원회가 작성한 포고문을 낭독한 사실이 뒤늦게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강 후보자의 부친은 강찬선 전 KBS 아나운서로,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본지를 통해 연재한 증언록 '소이부답'에 이와 관련한 내용이 담겨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61년 5·16 '군부 행동개시' 를 처음으로 알린 남산 KBS 라디오방송국. 그때는 TV 방송이 없었다. [중앙포토]

61년 5·16 '군부 행동개시' 를 처음으로 알린 남산 KBS 라디오방송국. 그때는 TV 방송이 없었다. [중앙포토]

 

본지 연재 김종필 증언록 '소이부답'에 일화 담겨

본지에 연재된 김종필 전 총리의 증언록 '소이부답'

본지에 연재된 김종필 전 총리의 증언록 '소이부답'

'소이부답'은 본지에 연재됐던 김 전 총리의 증언록으로, 11편 '5·16 D데이의 24시간'에는 김 전 총리가 강 전 아나운서와 마주친 사연이 담겨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새벽, 공수단이 점령한 남산 KBS의 라디오방송국으로 향했다. 당시 근무중이던 박종세 전 아나운서에게 "친애하는 애국 동포 여러분, 은인자중하던 군부는 드디어 금조(今朝) 미명(微明)을 기해 일제히 행동을 개시하여 국가의 행정·입법·사법의 3권을 완전히 장악하고 군사혁명위원회를 조직하였습니다…"라는 내용의 궐기문을 방송하게 했다.
 
궐기문의 전국 방송과 함께 서울을 비롯한 부산·대구·광주 등 전국 주요 도시의 여러 부대도 궐기에 나서 지역 행정기관을 접수하기 시작했다. 날이 밝고, 김 전 총리는 다시 KBS를 향했다. 김 전 총리는 증언록에서 "이번엔 강찬선 아나운서가 눈에 띄었다. 나는 품속에서 포고문을 꺼냈다. 방송해달라고 했다. 그 문서는 내가 미리 작성해둔 것이다"라고 밝혔다.
 
강 전 아나운서는 이에 이날 오전 9시, 김 전 총리가 작성해뒀던 '장도영 군사혁명위원회 의장 겸 계엄사령관(중장)' 명의의 포고문을 읽어 내려갔다.  
 

"군사혁명위원회는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단기 4294년 5월 16일 오전 9시를 기해 대한민국 전역에 비상계엄을 실시하며 일체의 옥내외 집회는 금지한다…."(1호) "군사혁명위원회는 5월 16일 오전 7시 장면 정부로부터 모든 정권을 인수했다. 민의원·참의원 및 지방의회를 16일 오후 8시를 기해 해산한다.…"(4호)

 
[관련기사] '혁명' 기정사실 만든 궐기방송 … 최초의 질서가 탄생했다 … 장도영 "출동부대 돌아가라" … JP "허튼짓 하면 엎으려 했다"
 
 
당시 장 전 중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 전 총리 등의 계엄령 선포 요구를 거부했다. "내 소관이 아니다. 윤보선 대통령과의 면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 전 중장은 "혁명에 동참해 주십시오"라는 박 전 대통령의 요청에 "이번 행동으로 장면 정부에 충분한 경고를 줬으니 출동부대들은 원위치로 돌아가야 한다"고 답한 인물이다. 김 전 총리는 "나는 그 상황을 지켜보다가 슬그머니 빠져나왔다. 다시 일을 저질러야 했다. 새로운 선제적인 공세다"라며 당시 강 전 아나운서에게 포고문을 읽게 한 경위를 설명했다.
 
한편, 강 후보자는 아버지 강 전 아나운서에 대해 "아버지는 북한에서 오신 수많은 이산가족의 한 분"이라며 "(남북문제가 해결되는) 미래가 어서 오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