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병건워싱턴 특파원
의원 한 명 한 명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전례가 2007년 미국 하원이 통과시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결의안이다. 일본 정부의 사죄를 요구한 이 결의안은 국제 사회를 울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노력이 그 출발점이었지만 동시에 결의안 통과를 위해 전면에서 뛰었던 몇몇 미국 의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에드 로이스(현 하원 외교위원장), 찰스 랭걸, 마이크 혼다 등이 깃발을 들고 나서며 일본 정부의 거센 반발과 미국 내 친일 단체의 항의를 돌파할 수 있는 동력이 만들어졌다.
![지난달 31일 방한한 더빈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와 만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왼쪽). [사진 청와대]](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6/05/09eee4ca-9f86-4cf4-8410-04c1501b99c9.jpg)
지난달 31일 방한한 더빈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와 만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왼쪽). [사진 청와대]
앞으로 의원 한 명 한 명이 더욱 중요한 이유는 사드 비용에도 있다. 러시아 게이트 의혹으로 궁지에 몰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드 비용 부과로 ‘아메리카 퍼스트’의 성과를 내려 할 가능성은 다분하다. 이때 한국 정부가 미국을 상대로 설득전에 나설 수 있는 통로가 의회다. 중국의 경제보복을 감수하면서 사드 배치에 나섰던 한국의 절박한 처지를 알리고, 동맹을 위해선 사드 비용이 이슈가 돼선 안 된다고 설득할 상대가 이들 한 명 한 명이다.
미국의 일부 의원이 우려하는 게 있다면 한국의 새 정부가 사드 배치를 되돌리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일 것이다. 우리의 대처 방안은 답이 나와 있다. 트럼프 정부는 과거의 합의를 무시하며 예측불가능할지 몰라도 문재인 정부는 합의를 지키며 예측가능하다는 점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를 행동으로 보여주면 된다.
채병건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