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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디지털, 밀레니얼 세대 그리고 미디어

중앙일보 2017.06.05 02:40 종합 30면 지면보기
김창규이노베이션 랩장

김창규이노베이션 랩장

“트럼프 대통령 덕이죠.”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만난 뉴욕타임스(NYT) 관계자들은 최근 구독자가 많이 늘어난 데 대해 한결같이 이렇게 말하며 미소 지었다. 요즘 NYT·CNN을 비롯한 미국의 주요 전통 미디어는 난데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전후 기성 언론의 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비판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대중과 직접 소통하자 그에 반대하는 사람이 이들 언론을 적극적으로 구독·시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NYT는 올 1분기에 ‘깜짝 실적’을 냈다.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5% 이상 늘었고 순이익도 지난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흐름을 바꾼 건 온라인 구독자였다. NYT의 유료 온라인 구독자는 올 1분기에 30만8000명이나 늘었다.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3월 말 현재 구독자 수는 22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나 급증했다. 마크 톰슨 NYT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효과(Trump bump·트럼프의 규제 완화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식 시장 등이 일시 상승하는 현상)’에 빗대 ‘구독자 증가 효과(Subscription bump)’라고 표현할 정도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게 현지 분위기다. 사실 전 세계 전통 미디어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뉴스의 소비·유통이 새로운 플랫폼인 페이스북과 구글 중심으로 흐르면서 광고 매출 하락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 각 언론사는 뒤늦게 디지털로 무게중심을 옮기며 변신을 시도하고 있지만 종이신문 등 기존 수익원의 매출 감소 폭에 비해 디지털 부문의 상승세가 더뎌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그럼에도 주요 미디어에선 인쇄 매체가 아직 살아(?) 있지만 디지털로 가는 ‘편도승차권(one-way ticket)’밖에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 문제는 공짜 콘텐트에 익숙해져 있는 소비자를 어떻게 유료 독자로 끌어들일 수 있느냐다. NYT 등 미국의 주요 미디어는 밀레니얼 세대에서 해법을 찾으려 하고 있다. 1982~2000년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는 어릴 때부터 인터넷을 사용해 모바일·SNS 등 정보기술(IT)에 친숙하다. 톰슨 NYT CEO는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2017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 세계총회’에서 “인터넷의 시작과 함께 공짜를 즐긴 X세대(65~76년 출생)와 달리 넷플릭스(유료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등과 함께 자란 밀레니얼 세대는 돈을 내고 콘텐트를 사용하는 것에 익숙하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NYT·월스트리트저널 등이 학생에게 디지털 구독료 할인 등을 해주며 구애하고 있지만 이런 전략이 효과를 볼지는 미지수다. NYT·USA투데이·NBC뉴스 등 전통 미디어는 지난해 전체 방문객의 3분의 1가량이 밀레니얼 세대였다. 반면 상대적으로 신생 인터넷 매체인 버즈피드나 믹(Mic)은 밀레니얼 세대가 독자의 60%에 달한다. 최대 인구 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의 선택에 따라 미디어의 지형도는 요동칠 전망이다.
 
김창규 이노베이션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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