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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에 드론 띄워 재소자 감시 … ‘범죄 드론’도 잡는다

중앙일보 2017.06.05 02:00 종합 12면 지면보기
드론이 교도소에 배치된다. 교도관들이 곳곳에서 재소자들의 동태를 감시하는 대신 드론이 교도소 상공을 날면서 실시간으로 촬영 영상을 상황실에 전달한다. 도주자가 생길 경우에는 추적 기능도 담당한다.
 

안양 등 전국 3곳 7월부터 시범운영
드론 이용한 물품 밀반입에도 대비

법무부는 7월부터 안양·경북북부제1·원주교도소 등 3곳에서 6개월간 드론을 활용한 전자경비시스템을 시범적으로 운영한다고 4일 밝혔다. 실시간 영상 전송이 가능한 카메라와 움직임을 추적해 자동 비행하는 기능, 야간에도 장애물을 알아서 피하는 기능을 갖춘 기종을 도입할 계획이다. 드론은 재소자들이 운동하는 시간이나 실내 수감공간에서 벗어나 작업을 할 때 주로 감시자로 투입된다. 야간에 긴급상황이 발생하거나 화재 등 사람의 접근이 쉽지 않을 때에도 이용된다.
 
<div>프랑스 말루테크가 선보인 ‘드론 잡는 드론’. 표적 <span style="font-size: 0.875em; letter-spacing: -0.02em;">드론에 접근해 그물을 씌워 요격한다. [중앙포토]</span></div>

프랑스 말루테크가 선보인 ‘드론 잡는 드론’. 표적 드론에 접근해 그물을 씌워 요격한다. [중앙포토]

법무부가 재소자 감시용 드론을 도입하는 또 다른 목적은 ‘드론 잡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외국에서는 드론을 이용해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교도소 안에 몰래 들여오는 일이 점점 늘고 있다. 지난해 초 미국 메릴랜드에서 석방된 수감자가 드론으로 교도소에 마약을 공급하다 적발됐다.
 
영국 런던에서도 지난해 3월 감옥 창살 앞으로 마약을 배달하는 드론이 보안카메라에 적발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아직 이런 사례가 없지만 드론의 대중화 속도가 빨라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드론을 이용한 물품 밀반입 범죄가 일어나기 전에 먼저 드론 운용 노하우를 쌓아 대비하는 것도 드론 도입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라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법무부는 지난 3월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마련해 수용자 금지 물품에 드론을 포함시켰다.
 
교도소 드론은 재소자가 실외에 나오는 순간 일거수일투족이 관찰될 수 있기 때문에 인권 침해 논란도 있다.
 
법무부는 2011년 ‘로봇 교도관’ 도입을 위해 10억원의 사업비를 책정했지만 인권 침해 논란과 기술적 한계 때문에 상용화하지 못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로봇 교도관의 경우 실내 촬영까지 가능해 재소자의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었지만 드론의 감시 범위는 실외라 다르다. 법률적으로 문제없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기계를 이용한 범죄자 감시체계는 더 다양해질 전망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윤지영 연구위원은 전자발찌를 부착한 성범죄자가 다시 범행을 저질렀을 때 드론을 출동시키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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