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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7017, 어떻게 가꾸어 갈지 시민 목소리 더 들어야”

중앙일보 2017.06.05 01:53 종합 14면 지면보기
걷는 도시가 미래다 ④·끝
서울역 고가를 공원으로 바꾼 ‘서울로7017’(왼쪽)은 개장 2주 만에 방문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 [중앙포토]

서울역 고가를 공원으로 바꾼 ‘서울로7017’(왼쪽)은 개장 2주 만에 방문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 [중앙포토]

‘서울로7017’(이하 서울로)이 지난 2일 개장 2주 만에 방문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 자동차 중심에서 보행자 중심으로 교통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서울시는 서울로의 성공에서 변화의 가능성과 필연성을 확인했다. 서울시는 한양 도성 내부(16.7㎢)에 관광버스 등의 진입을 억제하고 무교로 보행전용거리를 지정하는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영국 ‘워크21’ 설립자 짐 워커
“전 세계 공중보행로 12곳 중
차 도로를 바꾼 건 서울이 처음”
박원순 “도시 패러다임 바꿀 때
과거에 맞춰진 저항 설득 애먹어”

 
박원순(61) 서울시장은 ‘보행자 중심 서울’의 나아갈 방향을 놓고 지난 1일 짐 워커(50) ‘워크21(walk21)’ 설립자와 대담을 했다. ‘워크21’은 1999년 ‘모든 사람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걸을 수 있는 커뮤니티가 지속 가능하고 정의롭다’는 기조 아래 설립된 영국의 시민단체다. 2000년부터 ‘보행 친화 도시’를 주제로 매년 세계 주요 도시에서 국제 콘퍼런스를 열고 있다.
 
<div>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이 지난 1일 영국 시민단체 ‘<span style="font-size: 0.875em; letter-spacing: -0.02em;">워크21</span><span style="font-size: 14.7px; letter-spacing: -0.294px;">’</span><span style="font-size: 0.875em; letter-spacing: -0.02em;">의 짐 워커와 대화하고 있다. [김춘식 기자]</span></div>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이 지난 1일 영국 시민단체 ‘워크21의 짐 워커와 대화하고 있다. [김춘식 기자]

짐 워커는 “걷기 좋은 도시란 결국 마음 편히 걸을 만큼 안전하고 충분히 볼거리(attractions)가 있는 도시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걷기 좋다는 건 결국 삶의 질이 높은 도시로도 귀결된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걷기 좋은 도시’가 제대로 된 도시다. 기존의 자동차 중심 도시는 대기 질 악화, 교통 체증, 시민 건강 악화, 골목경제 쇠퇴 같은 심각한 문제를 낳았다”고 화답했다.
 
박 시장은 패러다임 전환의 가장 어려운 문제로 “과거에 맞춰져 있는 시민들의 의식과 저항”을 지적했다. 박 시장은 “서울로 사업을 추진할 당시에도 ‘고가도로를 폐쇄하면 생업에 지장이 간다’는 남대문시장 상인들의 반대에 부딪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짐 워커는 “영국 런던이나 미국 뉴욕 모두 걷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과정에 사업 이후 수혜를 가장 크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제일 반대하는 ‘역설’을 경험했다”며 “보행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 그런 역설 역시 줄어들게 된다”고 조언했다.
 
서울시는 뉴욕시처럼 보행자가 자동차보다 우선되는 도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뉴욕의 경우 3분의 2 이상의 시민이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한다. 여기엔 뉴욕시의 숨은 노력이 있다. 뉴욕시는 미국 최초로 2014년 1월 ‘Vision Zero(교통사고 피해자를 줄이기 위해 스웨덴에서 시작된 캠페인)’ 도입을 선언했다. 이를 통해 교통사고 우려가 큰 곳의 최고 통행속도를 시속 30㎞ 이하로 제한했다. 동시에 걷는 데 불편을 주는 각종 지장물을 공격적으로 치웠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하이라인 파크’는 폐고가철도에 꽃과 나무를 심어 공중보행로로 만들었다. [중앙포토]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하이라인 파크’는 폐고가철도에 꽃과 나무를 심어 공중보행로로 만들었다. [중앙포토]

 
걷기 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쏟았다. 2009년 뉴욕 맨해튼의 폐고가철도(하이라인)에 꽃과 나무를 심고 벤치를 놓아 공원으로 만든 ‘하이라인 파크’가 대표적이다. 하이라인 파크엔 연간 600만 명이 방문한다.
 
짐 워커는 박 시장과의 대담에서 “서울로가 하이라인 파크 못지않은 매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 세계 공중보행로 12곳 중 도로(차로)를 보행로로 만든 건 서울로가 최초다. 차로를 보도를 만들었다는 자체가 서울이 걷기 중심 도시로 변화한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 준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로 운영에 시민들의 목소리를 더 담아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뉴욕의 일부 식당이 고객들에게 실시간으로 만족도를 묻는 ‘해피버튼(happy button)’처럼 서울로 역시 이와 유사한 시스템을 두고 어떻게 진화할지를 이용자인 시민들에게 실시간으로 물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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