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도시가 미래다 ④·끝
![서울역 고가를 공원으로 바꾼 ‘서울로7017’(왼쪽)은 개장 2주 만에 방문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6/05/c306211c-e0c4-45b8-a232-0b73e7a2f618.jpg)
서울역 고가를 공원으로 바꾼 ‘서울로7017’(왼쪽)은 개장 2주 만에 방문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 [중앙포토]
영국 ‘워크21’ 설립자 짐 워커
“전 세계 공중보행로 12곳 중
차 도로를 바꾼 건 서울이 처음”
박원순 “도시 패러다임 바꿀 때
과거에 맞춰진 저항 설득 애먹어”
박원순(61) 서울시장은 ‘보행자 중심 서울’의 나아갈 방향을 놓고 지난 1일 짐 워커(50) ‘워크21(walk21)’ 설립자와 대담을 했다. ‘워크21’은 1999년 ‘모든 사람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걸을 수 있는 커뮤니티가 지속 가능하고 정의롭다’는 기조 아래 설립된 영국의 시민단체다. 2000년부터 ‘보행 친화 도시’를 주제로 매년 세계 주요 도시에서 국제 콘퍼런스를 열고 있다.
![<div>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이 지난 1일 영국 시민단체 ‘<span style="font-size: 0.875em; letter-spacing: -0.02em;">워크21</span><span style="font-size: 14.7px; letter-spacing: -0.294px;">’</span><span style="font-size: 0.875em; letter-spacing: -0.02em;">의 짐 워커와 대화하고 있다. [김춘식 기자]</span></div>](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6/05/b76062d6-bd74-460e-bff7-435073c3dc15.jpg)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이 지난 1일 영국 시민단체 ‘워크21’의 짐 워커와 대화하고 있다. [김춘식 기자]
박 시장은 패러다임 전환의 가장 어려운 문제로 “과거에 맞춰져 있는 시민들의 의식과 저항”을 지적했다. 박 시장은 “서울로 사업을 추진할 당시에도 ‘고가도로를 폐쇄하면 생업에 지장이 간다’는 남대문시장 상인들의 반대에 부딪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짐 워커는 “영국 런던이나 미국 뉴욕 모두 걷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과정에 사업 이후 수혜를 가장 크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제일 반대하는 ‘역설’을 경험했다”며 “보행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 그런 역설 역시 줄어들게 된다”고 조언했다.
서울시는 뉴욕시처럼 보행자가 자동차보다 우선되는 도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뉴욕의 경우 3분의 2 이상의 시민이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한다. 여기엔 뉴욕시의 숨은 노력이 있다. 뉴욕시는 미국 최초로 2014년 1월 ‘Vision Zero(교통사고 피해자를 줄이기 위해 스웨덴에서 시작된 캠페인)’ 도입을 선언했다. 이를 통해 교통사고 우려가 큰 곳의 최고 통행속도를 시속 30㎞ 이하로 제한했다. 동시에 걷는 데 불편을 주는 각종 지장물을 공격적으로 치웠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하이라인 파크’는 폐고가철도에 꽃과 나무를 심어 공중보행로로 만들었다.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6/05/b81f4bb3-e3e3-4b50-a1b9-1e4f977844d9.jpg)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하이라인 파크’는 폐고가철도에 꽃과 나무를 심어 공중보행로로 만들었다. [중앙포토]
걷기 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쏟았다. 2009년 뉴욕 맨해튼의 폐고가철도(하이라인)에 꽃과 나무를 심고 벤치를 놓아 공원으로 만든 ‘하이라인 파크’가 대표적이다. 하이라인 파크엔 연간 600만 명이 방문한다.
짐 워커는 박 시장과의 대담에서 “서울로가 하이라인 파크 못지않은 매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 세계 공중보행로 12곳 중 도로(차로)를 보행로로 만든 건 서울로가 최초다. 차로를 보도를 만들었다는 자체가 서울이 걷기 중심 도시로 변화한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 준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로 운영에 시민들의 목소리를 더 담아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뉴욕의 일부 식당이 고객들에게 실시간으로 만족도를 묻는 ‘해피버튼(happy button)’처럼 서울로 역시 이와 유사한 시스템을 두고 어떻게 진화할지를 이용자인 시민들에게 실시간으로 물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