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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m 높이 책장이 셋, 강남 쇼핑몰 곁에 들어선 복합문화공간

중앙일보 2017.06.05 01:16 종합 21면 지면보기
디지털과 모바일 시대, 사양산업 취급을 받았던 종이책이 문화 체험과 소통의 매개체로 떠오르고 있다. 신세계 ‘별마당 도서관’, 인터파크 카오스 재단 ‘북파크’, 예스24 ‘홍대던전’ 등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책 중심의 복합문화공간이 연이어 문을 열었다. 2∼3년 전부터 일었던 동네책방 바람에 이은 새로운 현상이다. 책이 단순한 읽을거리를 넘어 문화 향유의 중심 콘텐트로 자리 잡은 것이다.
 

문화 콘텐트로 다시 주목받는 종이책
신세계가 연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
책 5만권 … 월별·요일별 문화행사도
인터파크 ‘북파크’는 즐기는 서점
스타급 과학자 초대 강연·토론회
오타쿠 겨냥한 예스24 ‘홍대던전’
장르소설·애니·게임 체험할 수 있어

<div>서울 삼성동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지난달 31일 <span style="font-size: 0.875em; letter-spacing: -0.02em;">문을 연 ‘별마당 도서관’.</span><span style="font-size: 12.8625px; letter-spacing: -0.25725px;"> </span><span style="font-size: 12.8625px; letter-spacing: -0.25725px;">[박종근 기자]</span></div>

서울 삼성동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지난달 31일 문을 연 ‘별마당 도서관’. [박종근 기자]

◆음식 반입도 허용 ‘별마당 도서관’=지난달 31일 서울 삼성동 스타필드코엑스몰의 중심부 센트럴 플라자에서 문을 연 ‘별마당 도서관’은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열린 도서관’이다. 회원 카드도 따로 없다. 지난해 코엑스몰의 임차운영사업자로 선정된 신세계그룹이 “코엑스몰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만남의 장소가 될 수 있는 상징적인 공간”을 구상하다 도서관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운영사인 신세계 프라퍼티는 “문화와 휴식을 갖춘 열린 도서관을 찾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어, 도서관이 지역 상권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시설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 ‘별마당 도서관’의 모델은 인구 5만의 소도시, 일본 다케오시의 ‘다케오 시립 도서관’이다.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열린 도서관 콘셉트로 2013년 리뉴얼한 이후 연간 1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별마당 도서관’은 총면적 2800㎡에 2개 층으로 구성돼 있다. 5만여 권의 책과 국내외 잡지 600여 종을 갖췄다. 잡지 코너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고객들의 도서 기증도 받고 있는데, 개관 이후 하루 300∼350권 정도가 들어왔다.
 
도서관 내부엔 13m 높이의 대형 서가 3개를 중심으로 소파형·계단형 등 총 200석의 의자와 책상을 배치했다. 또 은은한 간접 조명을 설치해 서재 분위기를 냈고, 곳곳에 콘센트와 USB 단자를 구비해 노트북과 휴대전화 충전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했다.
 
‘별마당 도서관’이 기존 도서관과 가장 다른 점은 대출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책의 열람만 가능하다. 또 도난방지장치가 없고, 책을 읽으며 음식물 섭취가 가능하다는 것도 이곳만의 특징이다. 도서관과 쇼핑몰 사이에 출입구가 따로 없이 사방으로 열려있는 구조지만, 도난경보기 등을 설치하지 않았다. 개관일 도서관을 찾은 대학생 김은채(21)씨는 “책이 없어지면 어떡하냐”며 걱정했지만, 신세계 측은 “일부 손실이 발생하는 부분까지 감안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서관 시설 마련에 60억 원을 투자했고, 매년 5억원 이상 운영비를 투입할 계획”이란 것이다. 도서관에선 월별·요일별 테마에 따른 문화 프로그램도 펼쳐진다. 개관 이후 이달 17일까지 이어지는 첫번째 테마는 탄생 100주년을 맞은 ‘윤동주’다. 다양한 전시회와 공연·특강 등이 진행된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책의 ‘장식 효과’에 이끌려온 고객들에게 책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심도 깊은 문화 프로그램이 지속돼야 한다”고 짚었다.
 
<div>서울 한남동 블루스퀘<span style="font-size: 0.875em; letter-spacing: -0.02em;">어 2·3층에 자리잡은 서점 ‘북파크’.</span><span style="font-size: 12.8625px; letter-spacing: -0.25725px;"> </span><span style="font-size: 12.8625px; letter-spacing: -0.25725px;">[박종근 기자]</span></div>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2·3층에 자리잡은 서점 ‘북파크’. [박종근 기자]

◆도서관 같은 서점 ‘북파크’=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2, 3층 총 2000㎡ 공간에 자리잡은 ‘북파크’는 북카페나 도서관처럼 이용할 수 있는 서점이다. 50여 개 테이블과 200여 개의 의자, 앉아서 책 읽기가 가능한 계단 등이 마련돼 있다. 독서 공간의 분위기도 다양하게 꾸몄다. 다락방 스타일, 테라스 스타일, 응접실 스타일 등 취향따라 고를 수 있다. 또 계단 밑이나 서가 뒤 숨은 공간에서 아늑한 분위기를 즐기며 책을 읽을 수도 있다. 어린이책 코너 부근에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 뒹굴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일곱 곳이나 있다. ‘보신 책은 북박스에 넣어주시면 직원이 정리한다’는 안내문구까지 적혀있으니, 책의 구매 여부에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서점이다.
 
‘북파크’는 인터파크의 과학재단인 카오스재단이 지난해 12월 문을 열었다. 카오스재단의 설립 목적인 ‘과학의 대중화와 과학지식의 공유’ 취지에 맞춰 총 10만여 권의 보유 서적 중 절반 정도가 과학 관련 책이다. 서점 안에는 35석 규모의 다윈룸과 8석 규모의 뉴턴룸 등 모임 장소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홈페이지 신청을 통해 누구나 이용 가능하며, 그동안 다윈룸에서는 홍성욱 서울대 교수, 천문학자 이명현 박사, 이상욱 한양대 교수 등 스타급 과학자들의 강연과 토론회 등이 진행됐다.
 
‘북파크’는 이태원이나 경리단길 유명 맛집과 가깝고 공연장이 같은 건물에 있어 데이트하는 연인이나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다. 하루 평균 방문객 수는 주중 1000∼1500명, 주말 3000명 정도다.
 
<div>서울 서교동<span style="font-size: 0.875em; letter-spacing: -0.02em;">에 3일 문을 연 문화공간 ‘홍대던전’. [박종근 기자]</span></div>

서울 서교동에 3일 문을 연 문화공간 ‘홍대던전’. [박종근 기자]

◆서브컬처 복합 매장 ‘홍대던전’=3일 서울 서교동에서 문을 연 ‘홍대던전’은 인터넷 서점 예스24의 야심작이다. 라이트노벨(가벼운 느낌의 장르소설)·애니메이션·게임 등 ‘서브컬처’ 맞춤 문화 공간을 지향한다. 지난달 문을 연 예스24 중고서점 홍대점과 아래위층으로 연결돼있다. 김석환 예스24 대표는 “최근 유행하는 유료 북클럽을 보면,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의 만남의 장이 되고 있다. 서점에도 그런 기능을 접목, ‘오타쿠’문화를 즐길 수 있는 체험 공간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홍대던전’에는 누구나 무료로 라이트노벨을 읽을 수 있는 열람 공간, 피규어와 퍼즐 등 캐릭터 상품과 코스프레 전문용품을 모아둔 판매 공간, 애니메이션과 게임 속 메뉴 를 모티브로 한 음식을 판매하는 매점 등이 마련돼있다.
 
예스24는 ‘홍대던전’을 ‘서브컬처의 메카’로 만들기 위해 자체 캐릭터(‘홍예나’)도 만들고 ‘신비소녀’로 통하는 게임 모델 유리사를 홍보 모델로 발탁했다. 또 개장일인 3일에는 애니메이션 드래곤볼 카이의 주인공 트랭크스 역을 맡았던 이경태 성우의 사인회도 진행, 1000여 명의 고객을 모았다. ‘홍대던전’ 열람공간에 라이트노벨 150여 종을 기증한 소미미디어 유재옥 대표는 “‘홍대던전’을 통해 현재 1500명 정도인 라이트노벨 독자층이 확대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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