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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입양아 현수 동상 미국에도 세운다

중앙일보 2017.06.05 00:50 종합 24면 지면보기
2014년 입양 104일 만에 미국인 양아버지의 폭력으로 숨진 입양아 현수가 한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다시 태어난다.
 

서울과 같은 나비 잡으려는 형상
클레멘트·김원숙 부부가 만들어

날아가는 나비를 손끝으로 잡으려 하는 모습의 ‘현수의 나비’ 동상(사진)이 12일 미국 메릴랜드주 하워드카운티 엘리컷시티의 린우드 센터에 세워지는 것이다.
 
동상은 지난 4월 서울 내곡동 다니엘 학교에 세워진 것과 같은 쌍둥이 동상이다. 다니엘 학교와 자매결연을 한 린우드 센터는 자폐증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립 장애인 학교다. 동상 제막식에는 메릴랜드주 장애인국 캐롤 비티 장관 등이 참석, 현수의 넋을 위로한다.
 
2010년 지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현수는 2013년 미 정보기관 한국 책임자로 근무했던 브라이언 오캘러핸 가정에 입양됐다. 하지만 입양 4개월 만인 이듬해 2월 양아버지 오캘러핸의 폭행으로 숨졌다. 오캘러핸은 징역 1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현수 동상을 제작한 토머스 클레멘트씨(왼쪽)와 부인 김원숙씨. [사진 뉴욕중앙일보]

현수 동상을 제작한 토머스 클레멘트씨(왼쪽)와 부인 김원숙씨. [사진 뉴욕중앙일보]

현수 추모 동상은 한국계 입양인 토머스 클레멘트(65)씨가 부인이자 조각가인 김원숙씨와 함께 제작했다. 이들 부부는 3년 전 토머스·원숙재단을 설립해 나눔의 삶을 살고 있다.
 
클레멘트씨는 6·25전쟁 중 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1958년 미국 가정에 입양됐다. 현재 의료기기 사업을 하며 한국계 입양인들을 위해 활동 하고 있다.
 
한국계 입양인들로부터 동상 제작을 의뢰받은 그는 처음엔 부인에게 말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만들려고 했다. 한국에서 혼혈아라 놀림받으며 길거리와 고아원을 전전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현수의 슬픈 사연을 접한 부인 김씨가 힘을 보태면서 ‘현수의 나비’ 동상은 9개월 만에 두 개가 완성됐다. 클레멘트씨는 “현수의 비극이 잊히지 않도록 동상을 만들었다”며 “현수 동상이 국제 한국인 입양인들의 문제를 환기시키는 피뢰침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뉴욕중앙일보 황주영 기자 hwang.jooyou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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