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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의 힘] 우리 땅서 자란 원재료로 빚어…달콤하고 부드러운 맛 1500년

중앙일보 2017.06.05 00:02 부동산 및 광고특집 11면 지면보기
100일 숙성 한산소곡주


한산소곡주 나장연 사장이 누룩을 들고 웃고 있다. 이번 모시문화제 기간에 소곡주 체험행사가 열린다. [중앙포토]

한산소곡주 나장연 사장이 누룩을 들고 웃고 있다. 이번 모시문화제 기간에 소곡주 체험행사가 열린다. [중앙포토]

 
9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 한산모시문화제 행사 때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한산소곡주 체험행사다. 관광객들이 소곡주를 무료 시음하고 소곡주를 만들어 볼 수 있는 행사다. 참가비는 없다.
 
소곡주는 1500년 전 백제가 멸망하자 왕족과 유민이 망국의 한의 달래기 위해 빚어 마셨다고 한다. 조선시대에 들어 가장 많이 알려진 술로 『동국세시기』 『경도잡지』 『시의전서』 『규합총서』 등에 제조법이 실려 있다. 한산지역에서 명맥을 이어오다 우희열(76) 여사가 1997년 충남 무형문화재 3호로 지정받은 이후 본격 시판했다. 우 여사의 아들인 ‘한산소곡주’ 나장연(49) 대표는 무형문화재 계승자다. 그는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가업을 잇기 위해 낙향했다. 나씨는 “친가, 외가 모두 대대로 한산에 살면서 소곡주를 빚어왔다”고 말했다. 나씨는 전래 제조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일반 전통주가 물과 쌀의 비율이 1.6:1 인데 비해 한산소곡주는 0.6:1로 물을 적게 사용한다. 원재료의 풍미와 영양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라고 한다. 100일의 숙성 기간을 거쳐 완성된 술은 도수가 18도로 비교적 높다. 하지만 달콤한 풍미와 부드러운 목 넘김으로 그 도수를 별로 느낄 수 없다. 이 때문에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까진 취한지를 모른다고 해서 ‘앉은뱅이 술’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한산 소곡주는 찹쌀, 멥쌀이 주원료이고 들국화, 붉은 고추 등을 부재료로 쓰는데 우리 땅에서 나는 것들로만 100% 쓴다. 만드는 법은 우선 누룩-통밀을 한 달간 배양한다. 또 깨끗하게 씻은 찹쌀로 고두밥을 짓는다. 이어 고두밥에 밑술을 부어 배합한다. 고두밥과 밑술에 배양된 누룩을 함께 섞는다. 들국화, 엿기름 등을 잘 섞은 후 항아리에 담고 잡귀를 물리치기 위해 붉은 고추를 찔러 넣는다. 순전히 전통으로 빚기 때문에 화학첨가제나 당분 등을 일절 넣지 않는다. 빚은 술을 다시 증류하면 43% 불소주가 된다.
 
유래를 보면 서동요로 유명한 백제 무왕이 635년 신하들과 현 백마강 고란사 부근에서 소곡주를 나눠마셨다는 야사(野史)가 전해온다. 백제가 멸망하자 백성들이 그 분을 삼키기 위해 빚어 먹었다고 전해지는 ‘백제의 눈물주’로도 불린다. 또 백제가 멸망한 후 그 한을 달래기 위해 소복을 입고 술을 빚었다고 해서 소(素)자가 붙여졌다는 설도 있다.
 
한산소곡주는 2004 한국 전통식품 BEST5에서 국무총리상(전통주부분 1위)을 수상했다. 2007년 농식품 가공산업발전 유공자 시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2013년 우리술 품평회 리큐르부문 최우수상, 2014년 세계3대 셀렉션 중 하나인 몽드셀렉션에서 리큐르부문 금상, 영국 IWSC품평회에서 동상을 수상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나씨는 소곡주 양조장과 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다. 직접 맛을 보고 구입할 수 있다. 또 연간 1~2차례 소곡주 체험행사를 연다. 
 
 
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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