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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체스터 테러 2주도 안돼 충격의 런던…7명 사망 48명 부상

중앙일보 2017.06.04 18:01
영국 맨체스터 공연장 테러가 발생한 지 2주도 채 되지 않아 런던브리지와 인근 식당가인 버러마켓에서 차량과 흉기를 이용한 테러가 발생해 7명이 숨지고 최소 48명이 다쳤다.
 

런던브리지서 승합차 몰고 인도 질주해 행인 들이받아
인근 버러마켓 식당가서 무차별 흉기로 시민들 공격

어두운 피부색 남성 세명 "알라를 위한 것"
경찰, 신고 8분 만에 현장 출동 용의자 사살

남성 세명이 레스토랑과 펍 등에 있던 시민들에게 흉기로 무차별 공격을 가하자 이를 피해 시민들이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면서 현장은 아비규환을 방불케 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범인들을 사살했다. 한국인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은 지난 3월 웨스트민스터 다리와 의사당 인근에서 발생했던 차량ㆍ흉기 테러와 거의 판박이었다.
 
3일(현지시간) 오후 10시쯤 런던브리지에서 흰색 승합차 한 대가 인도로 돌진해 행인들을 덮쳤다. 피해자 중 한 명은 6m 가량 공중으로 날아가기도 했다. 사고 당시 런던브리지 부근에 있던 BBC방송 기자 홀리 존스는 차량이 시속 50마일(80㎞/h) 정도로 돌진했다고 말했다.
 
3일(현지시간) 차량과 흉기 테러가 발생한 영국 런던에서 시민들이 테러범을 피해 도망치고 있다. [사진 인스타그램]

3일(현지시간) 차량과 흉기 테러가 발생한 영국 런던에서 시민들이 테러범을 피해 도망치고 있다. [사진 인스타그램]

 
 이에 끝이 아니었다. 범인들의 차량은 런던브리지 인근 버러마켓의 레스토랑 밀집 지역으로 향해 다리 남단의 한 펍 난간을 들이박고 멈췄다. 긴 칼을 들고 차량에서 내린 남성 세명은 식당에 들어가 닥치는 대로 흉기를 휘둘렀다. 봄날의 저녁을 즐기던 런던 시민들에겐 지옥이 따로 없었다. 순식간에 칼을 맞은 이들이 거리 여기저기에 쓰러졌고, 공포에 질린 비명과 도움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가득했다.    
 
레스토랑에서 일하던 한 남성은 “어두운 피부색에 수염을 기른 범인들은 20~30대로 보였다”면서 “범인들은 무조건 흉기로 찌르겠다는 행동을 하며 돌아다녔고 레스토랑 문이 잠겨 있으면 다른 가게로 향했다”고 전했다.
 
런던브리지 밑 주점에 있던 알렉스 셸럼은 “다친 여성 1명이 주점으로 들어와 도움을 요청했는데 목에서 출혈이 심했다. 주점 문을 닫고 출혈을 막으려 하는 동안 주점 밖에선 응급요원들이 다른 사람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런던브리지 인근 로체스터 워크의 한 식당에 있던 여성 목격자는 “식당에 있는데 3명이 들어와 흉기로 사람들의 얼굴과 복부를 찔렀다. 이 중 1명이 큰 칼을 들고 있었는데 보는 사람마다 휘두르기 시작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더선데이타임스는 테러범 중 한 명이 흉기를 들고 경찰에 달려들면서 “이 것은 알라를 위한 것“이라고 외쳤다고 보도했다.
 

3일(현지시간) 차량과 흉기 테러가 발생한 영국 런던에서 경찰에 제압 당한 테러 용의자 2명이 바닥에 쓰러져 있다. [사진 인스타그램]

 
 경찰은 사건 접수 8분 만에 현장에 출동해 용의자 3명을 사살했다. 부상자들을 6개 병원으로 이송했다. 부상자 중에는 버러마켓 인근에 있던 교통경찰관 한 명도 포함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이번 테러는 22명이 숨지고 59명이 다친 맨체스터 공연장 테러가 발생한 지 2주도 채 되지 않는 시점에 일어났다. 지난 3월 웨스트민스터 다리와 의사당 인근의 테러 등 올 들어서만 세 번째 테러다.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소프트타킷 테러’가 점점 빈번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날 테러 이후 극단주의조직 이슬람국가(IS)가 사용하는 텔레그램에는 불어로 “늑대들이 개별적으로 움직이고 있고, ‘십자군 동맹’ 국민을 표적으로 하는 IS의 부름에 따라 십자군 민간인들을 공격한다”는 글이 올라왔다고 더선데이타임스가 보도했다.
 
IS는 이슬람 금식 성월인 라마단 기간에 트럭이나 흉기, 총기를 이용해 십자군에 대한 공격을 개시할 것을 3일 추종자들에게 촉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영국 경찰과 구급대원들이 3일 발생한 런던 테러 부상자를 응급처치한 뒤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영국 경찰과 구급대원들이 3일 발생한 런던 테러 부상자를 응급처치한 뒤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한편 맨체스터 공연장 테러범 살만 아베디(22)가 공격에 앞서 리비아에서 2015년 프랑스 파리 테러와 연계된 IS 조직원들을 만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미국ㆍ유럽 전현직 정보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아베디는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와 사브라타를 방문했을 때 IS 핵심 부대인 카디바트 알 바타르 알 리비 조직원들을 만났다. 이 부대는 외국 출신 대원을 끌어들여 외국에 파견해왔으며, 아베디는 맨체스터에 돌아와서도 이 조직원들과 일회용 전화기나 중간 연락책을 통해 계속 연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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