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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세 미만 여성도 유방암 안심 못한다

중앙선데이 2017.06.04 01:23 534호 24면 지면보기
일러스트 강일구 ilgook@hanmail.net

일러스트 강일구 ilgook@hanmail.net

무역회사에서 중역을 맡고 있는 김모(48·여)씨는 샤워 중 유방에서 멍울이 만져져 병원을 찾았다. 초음파검사에 이은 조직검사에서 암으로 진단됐다. 현재 수술 전 선행항암화학요법으로 항암제와 함께 표적치료제 허셉틴 처방을 받아 치료 중이다.
 

서구보다 젊은 연령대에 발생
40~50대에 환자 80% 집중
각 타입별로 치료·예후 크게 달라
수술 후에도 5년 이상 치료해야
규칙적인 운동과 절제된 생활도

김씨는 바쁜 일과 중에서도 검진을 2년마다 받았고, 그동안 이상 소견이 없었던 터라 암 진단에 적잖이 놀랐다. 멍울을 느끼자마자 검사를 받았음에도 초기를 넘긴 상태로 진단돼 더욱 당황스러웠다. 다행히 3주기째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멍울이 많이 줄어든 것 같아서 조심스레 안도하고 있다.
 
우리나라 여성 유방암 발생의 특징은 35세 미만의 매우 젊은 여성 유병율이 서구에 비해 매우 높고, 평균 발생 연령도 서구보다 젊은 40~50대에 70~80% 환자가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즉 폐경 전 여성의 발생비율이 매우 높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렇다 보니 가장 왕성한 사회적 활동을 하는 시기의 많은 여성이 유방암 환자로 살아가고 있다. 우리나라 유방암 발생은 유방촬영술 등 진단 기술의 발달과 생활 습관의 변화로 매년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치료법의 발달로 생존율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으나 여전히 약 20%의 환자가 병이 재발해 사망하고 있다. 또 위 사례에서 보듯이 유방암 검진을 시행했어도 발견시 급속히 진행돼 있는 공격적 타입의 유방암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유방암은 단일 질환이 아니라 여러 타입으로 이루어진 질환의 복합체이고 다른 주요 암과 비교해 볼 때 40~50대의 비교적 젊은 연령에 주로 발생해 각 타입별로 치료나 예후 등이 현격히 다르다. 전체적으로 완치율이 높은 암으로만 이해하기에는 복잡한 양상을 보이는 이유다.
 

유방암은 크게 Luminal A, Luminal B, HER2-enriched, Basal-like 등 4 종류로 분류된다. 이에 유방암은 치료법도 호르몬 요법, 항암화학요법, 허셉틴으로 잘 알려진 표적 치료 요법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또 다른 특징은 유방암 중 일부는 5년이 지나도 지속적으로 재발한다는 점이다. 다른 주요 암과 비교할 때 다양한 치료 옵션과 비교적 좋은 예후를 가지는 암이지만 원격전이암에 이르게 되면 치료를 해도 평균 생존기간이 3년 내외인 난치암에 이르게 된다. 경우에 따라선 수술 후 방사선 요법과 화학요법 후 보조적 호르몬요법을 5년 넘게 받아야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같은 수술 후 전신치료는 반드시 지속되어야 하며 규칙적인 운동과 절제된 생활이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특별한 예방책이 없다는 것 또한 어려운 점이다. 몇 년 전 미국 유명배우 안젤리나 졸리의 영향으로 국내에서도 유전성 유방암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과 이해가 높아졌고 맞춤치료인 정밀의학에 대한 요구도 최근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유방암은 일찍이 호르몬 요법과 허셉틴으로 대별되는 표적치료의 선두 주자이다. 특히 최근에는 치료가 어려운 타입인 HER2-양성 유방암에서 기존 치료제인 허셉틴 이외에 여러 표적 치료제들도 좋은 성과를 보여줘 전이성 유방암일지라도 적절한 치료를 시행할 경우 평균 5년 가까이 생존해 매우 희망적이다. 또한,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의 근간이 되는 호르몬 치료의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는 CDK 4/6 저해제의 출현과 괄목할 만한 임상시험의 결과로 많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다만 아직 보험급여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진료현장에선 환자들로부터 대체요법이나 식이요법 등에 대해 질문을 많이 받는다. 위험을 감수하고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치료이다 보니 대체요법이나 다른 식이요법의 유혹을 떨쳐내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항암치료를 대신할 수 있는 대체요법은 거의 전무하다.
 
대부분의 유방암은 본인의 유방암 타입에 맞는 수술과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호르몬치료, 표적치료 등 다각적 치료로 완치될 수 있는 암이란 것을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물론 치료법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항암화학요법의 비중이 크고 그에 따른 부작용과 독성으로 인해 가능하면 누구나 피하고 싶은 힘든 치료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해 부족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아서 완치하지 못하는 유방암 환자를 보게 되는 상황은 피하고 싶은 것 또한 강조하고 싶다.
 
암 치료의 원칙은 포괄 치료이며 그 핵심은 다학제 진료이다. 한 명의 의사가 아닌 팀워크에 기초한 것이다. 여기에는 외과·종양내과·방사선종양학과·영상의학과·병리과·성형외과·재활의학과·정신건강의학과의 의사와 전문간호사, 영양사, 사회복지사까지 모두 한 팀을 이뤄서 논의하고 합의된 의학적 결정에 환자의 선호까지 고려해 최적화된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특히 젊은 나이에 발생해 가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많은 타격을 받으며 살 수밖에 없는 유방암 환자에게는 그 중요도가 더욱 높다고 볼 수 있다. 100세 시대를 바라보면서도 여전히 인구 4명당 한 명꼴로 암으로 진단받아 일부는 고통 받으며 살다가 생을 마감하게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암을 위한 다학제 진료가 유방암 환자를 비롯한 암환자 생존율에 기여할 것임을 믿는다.
 
 

박연희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유방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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