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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는 법 가르치듯 자녀들에게 투자법 가르쳐야

중앙선데이 2017.06.04 00:34 534호 8면 지면보기
『부자 언니 부자 연습』 낸 유수진 대표
예컨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같은 부자들이 ‘부자 되는 법’을 다룬 책을 펴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면 그들은 더 큰 부자가 된다. 책을 사 본 독자들은 그 책값만큼 더 ‘가난하게’ 된다. 재테크 독서의 패러독스다. 재테크 독서계·강연계의 떠오르는 샛별인 유수진(42) 자산관리사가 전작 『부자언니 부자특강-평범한 월급쟁이 부자되는 공식』에 이어 최근 『부자언니 부자연습-가난한 공주 부자되기 프로젝트』를 냈다. 종잣돈 모으는 법부터 경제기사 읽는 법까지 차근차근 알려 주는 책이다. 두 책 모두 상당한 화제와 논란, 공감을 일으켰다. 이 분야 전문가를 자처하는 댓글인들 중 일부는 악플도 많이 달고 있다. 어느 쪽 얘기가 맞는 것인지 궁금해 그를 인터뷰했다. 인터뷰 목표는 그의 책을 사 볼 필요가 없을 정도로 책의 알맹이를 뽑아내는 것이었다.

돈에 대한 나쁜 태도는 있어도
‘나쁜 돈’이라는 것은 없다

잔기술, 고급 정보로 돈 벌어도
‘재테크 근육’ 없으면 금방 사라져

20·30대 여성들 자존감 결여 심각
‘할 일 목록’으로 성취감 키워야

옷차림도 젊은이 따라하는 40·50대
왜 재테크엔 빗장 꼭꼭 잠그는지

 
유수진 대표는 ‘돈 앞에서 청순한 척하지 말자’ ‘부자는 신문을, 빈자는 TV를 본다’ ‘퇴근 후에는 막장 드라마 대신 다큐멘터리’ 같은 압축된 언어로 돈 벌기에 필요한 전략·전술·요령을 설명한다. 조문규 기자

유수진 대표는 ‘돈 앞에서 청순한 척하지 말자’ ‘부자는 신문을, 빈자는 TV를 본다’ ‘퇴근 후에는 막장 드라마 대신 다큐멘터리’ 같은 압축된 언어로 돈 벌기에 필요한 전략·전술·요령을 설명한다. 조문규 기자

유수진 대표는 ‘삼성우먼’ 출신이다. ‘소녀가장’ 출신이기도 한 그는 어느덧 중년 가장이 됐다. 그 사이에 수많은 사연이 있었다. 나름 산전수전에 우주전도 치러 봤다. 연봉 6억 자산관리사로 유명해지기도 하고 번 돈을 아깝게 날려 보기도 했다. 루비스톤이라는 회사를 창립한 그는 지금 20·30대 여성 맞춤형 자산관리사다. JTBC ‘썰전’, KBS ‘강연 100℃’, MBC ‘6시 뉴스매거진’ 등 TV 프로에도 자주 등장하는 ‘재테크 논객’이다. 유 대표는 ‘돈을 젓가락으로 건네던 옛 양반들’처럼 돈을 무시하거나 혐오하는 이 사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를 지난달 29일 중앙SUNDAY 회의실에서 만났다.
 
두괄식으로 가자. 우리 중앙SUNDAY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특별히 강조할 말을 미리 말한다면.
“돈·재테크··· 이런 단어만 들으시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시는 분이 많다. 우리들 마음속 깊이 들여다보며 ‘돈이 나쁠까’라고 한번 물어보자. ‘돈 자체는 나쁘지 않다’가 답이라고 생각한다. 돈을 대하는 태도가 문제다. 우리가 ‘정당한 방법으로 나의 부를 일구게 해준 이 사회에 어떻게 하면 멋지게 돌려줄까’를 고민하는 멋진 부자가 된다면, 다음 세대는 이 세대를 롤모델로 삼아 ‘아! 멋있는 부자가 우리나라에 참 많구나’ 하면서 성장할 것이다.”
 
돈은 왜 벌어야 하나.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돈 때문에 힘든 삶이 싫기 때문이다. 나는 힘들었지만 내 자식들만은 돈 때문에 기회를 빼앗기는 일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어머님들이 우리에게 해주시는 말들 중에 가장 가슴 아픈 말은 ‘엄마가 해준 게 없어서 미안해’다. 왜 우리 부모님들이 우리에게 그렇게 미안해하셔야 할까. 나를 이 세상에 낳아 주시고 키워 주셨다. 정말 큰 은혜를 주셨다. 돈이 낳는 불행을 우리가 이 세대에서 끊는다면 ‘딸아, 아들아 미안해’라는 표현이 사라질 것이다.”
 
이 책은 무엇을 약속하는가.
“노동 임금에서 해방된 자본가가 되는 방법을 알려 드린다. 물론 축재 방법은 고통스럽다. 스트레스를 최소한 줄인 책이다. 취미생활하듯 ‘돈 버는 법’을 공부하시라. 따라 하시다 보면 어느 순간 돈은 내 돈을 스스로 벌어 주고 나는 집에서 쉬고 있어도 되는 시스템이 구축된다.”
 
『부자언니 부자연습』을 보면 인상적인 말이 많다. 예컨대 “부자들은 일을 미루지 않는다” “남자한테 제일 예쁜 여자는 누굴까? 청순가련형 미인? 서구형 미인? 천만에! 처음 보는 여자다”와 같은 것들이다. 저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말은 뭔가.
“키워드는 ‘당신이 자라야 당신의 돈도 자랍니다’이다. 투자는 불로소득이 아니다. 부자가 되려면 시간이 걸린다.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모의투자 같은 경험을 통해 내 투자 스타일을 찾고 내공을 다진 후에 수확하는 결과물이 투자 수익이다. 오늘 투자하고 다음 날 수익을 바라는 분들도 있다. 내 돈도 ‘인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주임·대리를 거쳐야 부장 월급을 받는다. 입사하자마자 임원 월급 받을 수는 없다. 돈이 자랄 시간을 줘야 하고 그 시간 안에 나도 성장해야 한다.”
 
성장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상담하다 보면 ‘뭐하면 돈 벌어요?’ ‘어느 회사 주식 살까요?’와 같은 정보에 치중하는 분이 많다. 돈을 번 후에도 돈을 지킬 만한 ‘부자 근육’ ‘재테크 근육’이 필요하다. 나는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 잔기술이나 고급 정보만을 원한다면 돈을 벌더라도 그 돈은 결국 다시 흩어지게 돼 있다.”
 
저자 본인의 체험에서 나오는 말인가.
“그렇다. 많이 벌어 봤고 많이 잃어 봤다. 어른들 보시기에는 제가 어려 보인다. ‘네가 뭘 알겠어’라는 반응도 있지만 웬만한 50대 후반 어르신들만큼은 저도 인생을 겪었다. 저도 돈이라는 게 있다가도 없어진다는 것을 안다. 제가 경험해 보니 제 그릇이 작아 돈이 흩어졌다. 한 해 6억원을 벌었을 때는 한 달 급여가 8000만원 이상 들어왔다. 그때는 메뉴판 가격도 보지 않고 음식을 시켰다. 지금 생각해 보면 돈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몰랐다. 제 경험을 토대로 ‘고객의 돈을 불려 주는 것만이 자산관리사가 할 일은 아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릇을 키워 돈을 잃지 않는 법에 대해서도 말씀드리는 게 자산관리사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이다. 예전처럼 무모하게 날리지는 않겠지만 살다 보면 제가 돈을 또 잃는 날도 온다고 생각한다. 인생은 모르는 거니까. 그런 순간이 오더라도 어떻게 다시 돈을 벌고 굴려야 할지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에 크게 두렵다거나 그러지는 않다.”
 
돈 버니까 뭐가 좋은가.
“크게 아쉬울 것도 없고 크게 남에게 기대할 것도 없고··· 지금 가진 것으로도 제가 먹고살 수 있을 정도는 된다. 그거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방법을 배웠다는 것이다.”
 
투자를 하건 안 하건 이 책에 나오는 ‘할 일 목록(to do list)’에 대한 강조가 참 좋다.
“젊은 친구들, 특히 20·30대 초반 여성분들이 자존감이 예상 밖으로 굉장히 낮다. 강의하면서 항상 느끼지만 질문을 드리거나 하면 제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의견을 당당하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거의 없다.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 그분들은 어렸을 때부터 칭찬받는 가운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웠다기보다는 ‘엄마 친구 딸·아들과 맨날 비교당하면서 자랐다. 제 또래만 해도 대학 나오면 대부분 취업이 됐다. 근데 요즘 동생들은 ‘뭔가 열심히 하면 뭔가 좋은 결과가 있다’는 인과관계를 체험할 기회가 별로 없다. 이런 친구들에게 ‘투 두 리스트’를 쓰게 하는 이유는 작은 성공이라도 체험하는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서다. ‘아, 나도 할 수 있구나. 뿌듯하다. 나도 참 기특한데!’하며 달라지기 시작한다. 자존감이 높아지면 불필요한 감정소비 또한 훨씬 더 줄어들게 된다.”
 
20·30대 따님·아드님을 둔 50·60대 부모는 ‘부자 프로젝트’에 도전하는 자식을 어떻게 도와야 할까.
“우선 50·60대 어른들의 세상과 우리 아들·딸들이 직면한 현실은 굉장히 다르다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세상이 달라졌다면 새로운 부자 되기 패러다임으로 자식에게 재테크를 말씀해 주셔야 한다. 아직도 많은 부모님들이 ‘뭐니뭐니 해도 집이 최고다. 예·적금하고 청약저축 들어라’는 논리로 우리 아이들을 가르치고 계신다. 부자가 되려면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자녀들과 돈에 대해 함께 공부하고 함께 고민하는, 열린 마음의 부모가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지금 50·60대 부모는 개발도상국에서 태어났다. 우리 아이들은 선진국, 적어도 준(準)선진국에서 태어났다. 그래서 예전 재테크 방식들은 통하지 않는다. 우리는 투자하지 않으면 답이 없는 금융경제 환경에 살고 있다. 자녀분들에게 투자법을 마치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주시듯 가르쳐야 한다. 부모님들이 ‘어 그래도 집이 최고야’라고 말씀은 하시지만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해 본 경험이 있으시다. 부모님들은 이미 알고 있는 그런 노하우를 최신 금융 지식과 결합할 수 있다. 젊은이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습득이 가능하다. 투자 지식을 열린 마음으로 다음 세대와 대화를 통해 공유하시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책에 ‘청담보살’ 이야기도 나오는데 유수진 대표도 일종의 신기가 있나.
“벌써 13년째 이 일을 해 오고 있다. 수많은 분들을 만나다 보니 몇 마디 해보면 어떤 생각을 가지신 분인지 빨리 파악할 수 있다. 이분이 어떻게 벌어서 어떻게 쓰고 있는지 구조만 봐도 성향이 보인다. 어떤 경우에는 ‘재테크에 착수하기보다는 마음을 먼저 다스리시는 게 순서다’고 말해드릴 때도 있다. 제가 같은 정보를 똑같이 드리는데 ‘왜 어떤 사람은 너무나 잘나가고 왜 어떤 분들은 중도에 포기하고 힘들어 할까’라는 문제를 두고 고민을 많이 했다. 가만히 보니까 결국은 사람의 마음이 마음을 결정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마음만 잘 먹으면 부자가 될 수 있는가.
“마음먹는 것은 참 잘하신다. 마음을 계속 ‘드신다’. 그런데 마음 유지가 힘들다. 도대체 왜 ‘요요’가 오는지 들여다보면 결국 내가 ‘큰돈 담을 큰 그릇’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을 빨리 인정하는 게 좋다. 독해야 한다. 아직까지는 돈을 쓰는 게 버는 것보다 더 좋고, 영화 보고 치맥 먹는 일상의 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
 
우리 독자분들 중 40·50대 이상에게 할 말이 있다면.
“‘4050 후기 청년’이라는 송은주 박사님의 표현에 공감한다. 40·50대는 복장도 젊은이와 같다. 그런데 왜 재테크에 대해서는 빗장을 꼭꼭 걸어 잠그고 있을까. 이전 세대와 달리 다른 라이프스타일은 다 젊은이 취향 따라 바꿔 가며 살고 있는 게 40·50대다. 물론 ‘전기 청년’처럼 신속하고 공세적으로 재테크에 나서기는 힘들 수 있다. 오늘부터 재테크를 한번 취미로 삼아 보시라.”
 
유수진 
재테크 컨설팅을 해주는 루비스톤 대표다. 회원 1000여 명의 자산을 관리해 주고 있다. 그가 운영하는 네이버 카페 ‘부자언니 유수진의 부자 재테크’(20·30대 여성만 가입 가능) 회원은 약 4만 명이다. 저술 작업, TV 출연뿐만 아니라 기업 강연을 통해서도 부자가 되는 데 관심이 많은 분과 소통하고 있다. 유튜브에서는 ‘부자언니 쇼’를 통해 그를 만날 수 있다.
 
 
김환영 기자
kim.whan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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