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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젊은층 공략하려면

중앙선데이 2017.06.04 00:02 534호 31면 지면보기
외국인의 눈 
“빠링허우(80년 이후 출생), 쥬링허우(90년 이후 출생), 쥬우허우(95년 이후 출생)를 공략하라.”
 
중국 시장 진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전문가들로부터 이런 조언을 많이 들어 봤을 것이다. 이들이 강한 구매력을 갖춘 신소비세력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집에서 ‘소황제’로 자라 자유분방하고, 개성과 삶의 질을 추구하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88년생인 나의 눈에는 중국 젊은 세대의 모습이 조금 다르게 보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들은 매우 모순적이고 불안한 집단이다.
 
우선 젊은 세대는 자유분방하면서도 매우 보수적인 면을 지닌다. 지금 중국에서 화제를 끌고 있는 드라마인 ‘환락송 2’에서 이런 모순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극 중에서 나온 한 에피소드로 인해 전 국민 대토론이 벌어졌다. 한 90년대생인 남자가 ‘처녀’가 아닌 이유만으로 여자친구와 헤어졌기 때문이다. “청나라 시대가 끝난 지 언젠데 아직도 이런 사람이 다 있냐”라거나 “젊은 사람들도 성과 결혼에 대해 더욱 신중히 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지난 4월 7일 영국 HSBC는 중국 20~30대 자가주택 보유율이 70%로 다른 나라들보다 압도적으로 높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인들에게 물어봤더니 거의 다 부모들이 사주는 집이라고 한다. 분가할 나이가 됐는데도 부모와 떨어지지 않고 생계를 의탁하는 젊은 세대는 중국에서 껀라오주(啃老族)라고 불린다. 부모의 노고를 갉아먹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개성을 추구하고 “버는 만큼 다 써 버리자”라는 쿨한 소비관념을 강조하면서 부모에겐 의존적인 이들은 모순적이다.
 
개혁개방 후 고속성장으로 중국 젊은층은 역사상 가장 부유한 세대로 자랐지만 중국 전통문화와 서양식 문화가 혼재하는 시기이기에 그들의 가치관도 계속 충돌하고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때문에 중국의 젊은 소비층을 공략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 그들은 구매력이 강한 대규모 소비자라는 선입견을 잠시 접어둬야 할 것이다. 그들의 마음부터 헤아리고 인문적으로 새롭게 접근해 보면 생각치 못한 틈새 시장이 열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의 아픔, 불안과 갈등에 위로, 안정감과 힐링이 되는 아이템들이 분명히 무궁무진할 것이기 때문이다. 
 
 

왕웨이
김종학프로덕션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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