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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인승 초소형 전기차 시장 '개봉 박두'] 전기차 틈새시장 노리며 일제히 출시 대기

중앙일보 2017.06.03 00:02
골프카트, 카메라 모듈, 반도체 장비 기업에서 출사표… 정부·지자체 보조금 받으면 500만원대 구입 가능
르노삼성 트위지(왼쪽)와 대창모터스 다니고.

르노삼성 트위지(왼쪽)와 대창모터스 다니고.

다니고·R3·예쁘자나 그리고 PM-100. 출시를 앞둔 국산 초소형 전기차 모델들이다. 대부분 1~2인승이다. 자동차보다는 작고 오토바이보다는 큰 셈이다. 한번 충전으로 100㎞ 정도 달리고 최고 속도는 시속 60~80㎞ 정도 나온다. 성능만 보면 소형 오토바이나 스쿠터와 비슷하다. 하지만 중·단거리를 이륜차보다 편하고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다. 적재량도 오토바이를 압도한다. 여기에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받으면 500만원으로 신차를 구입할 수 있다. 별도 충전기 없이 가정용 220V 콘센트만으로 충전할 수 있고, 한 번 완충에 불과 전기요금 600원일 정도로 경제적이다. 작은 차체로 주차공간 제약이 적고, 좁은 골목길도 손쉽게 달릴 수 있다. 출·퇴근, 등·하교 등 일반 가정 내 세컨드카나 순찰차량, 배달용 차량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전기차의 가파른 성장 속에 초소형 전기차 시장도 서서히 열리고 있다. 정부가 전기차 관련 법규를 정비하며 초소형 전기차가 일반 도로에 다닐 수 있는 기회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았다. 장거리 전기차가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이끌고 초소형 전기차가 틈새 시장을 개척하는 모양새다.
 
시속 60~80㎞ … 1회 충전에 전기료 600원
캠시스가 개발한 푸드트럭용 전기차.

캠시스가 개발한 푸드트럭용 전기차.

국내 초소형 전기차 업체들은 각자의 장점을 살리며 다양한 모델을 준비 중이다. 최근 서울모터쇼에서 전기차 PM-100을 공개한 캠시스는 원래 휴대전화용 카메라 모듈 업체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던 중 초소형 전기차에 주목했다. 지난 2015년 12월 국내 전기차 업체 코니자동차의 지분 31.1%를 인수하며 시장에 뛰어 들었다. 박영태 캠시스 대표는 “코니 지분 인수를 통해 우리가 부족했던 이동 기술에 대한 노하우를 획득했다”며 “움직이는 스마트폰인 초소형 전기차를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기업이라 자신한다”고 말했다.
 
캠시스가 공개한 PM-100은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00㎞를 주행할 수 있다. 가정용 220V로 완전 충전하는 데 3시간 30분 걸린다. 최대속도는 5kW 모터가 시속 60㎞, 6kW 모터의 경우 시속 80㎞다. 캠시스는 콘셉트카로 선보인 PM-100을 2018년 2분기 양산해 판매할 계획이다. 2022년엔 푸드트럭으로 활용 가능한 픽업트럭 전기차를 준비 중이다. 박 대표는 “2019년까지 생산 시스템과 품질 안정화 과정을 거친 후 국내 시장은 물론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며 “초소형 전기차가 상용화된 유럽과 북미의 세컨드카 시장 수출에도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쎄미시스코 R3.

쎄미시스코 R3.

충북 진천군에 있는 대창모터스는 전·후방 카메라, 자율주행 컨트롤러, 그리고 에어컨까지 탑재한 초소형 전기차 ‘다니고’를 제조했다. 이 회사는 골프카트와 전동카트, 소형 배식운반차, 야쿠르트 아줌마가 사용하는 전기 카트를 생산해왔다. 소형 전기 이동수단 제작에는 누구보다 앞선 노하우가 있다고 자신했다. 다나고에 사용한 주요 부품은 충북대와 공동 개발했고, 자율주행 운영에 필수적인 컨트롤러는 자체 제작했다. 전병윤 대창모터스 전무는 “2013년 국내 최초로 배달 전용 전기카트를 개발해 한국야쿠르트에 공급했고, 지난해엔 노인과 장애인용 저속 전기차를 개발해 미국에 700대를 수출했다”고 말했다.
대창모터스의 다니고는 가정용 220V로 충전할 수 있다. 완충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3시간 30분.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00㎞를 달릴 수 있으며 최고속도는 시속 80㎞다. 대창모터스는 이르면 7월 중 다니고를 국내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은 모델도 있다. 파워프라자의 ‘예쁘자나’다. 지난해 제네바 모터쇼에서 파워프라자는 로드스터(뚜껑이 없는 차) 스타일의 2인용 전기차 예쁘자나를 소개해 많은 관심을 모았다. 파워프라자는 서울모터쇼에도 4회 연속으로 초소형 전기차를 선보인 업체다. 이번 서울 모터쇼에서 예쁘자나의 다음 모델인 ‘예쁘자나R2’를 공개했다. 예쁘자나R2도 2인용 로드스터 전기차다. 40.5kWh급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시 440㎞를 주행할 수 있고, 최고속도도 시속 199㎞에 달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의 속도를 내는 데 4.6초가 걸린다. 파워프라자는 81kWh급 옵션 배터리를 장착할 경우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765㎞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PM-100과 다니고가 실용성을 중시한다면, 예쁘자나는 스타일에 무게를 둔 모델이다. 파워프라자 관계자는 “예쁘자나R2를 대량으로 양산할 계획은 없다”며 “2019년쯤 자동차 매니아를 대상으로 소량 생산해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 트위지 가격도 보조금 받으면 500만원 예상
파워프라자의 예쁘자나R2.

파워프라자의 예쁘자나R2.

대량 생산용 공장을 막 가동한 업체도 있다. 초소형 3륜 전기차인 R3를 개발한 쎄미시스코다. 5월 11일 세종시 미래산업단지에서 준공식을 열고 전기차 양산을 시작했다. 1만9200㎡ 규모의 공장에선 연간 소형 전기차 3000~4000대를 생산할 수 있다. 쎄미시스코 관계자는 “세종공장은 지난해 10월 총 150억원을 투자해 건설한 국내 유일의 전기차 전문 생산공장”이라고 말했다.
 
현재 R3는 국토교통부와 교통안전공단의 인증을 받은 상태다. 환경부의 전기차 보조금 자격만 얻으면 6~7월부터 본격 판매를 시작한다. 쎄미시스코는 지난 3월 제주시에 스마트(SMART) EV 직영 전시장 1호점을 열고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공장을 준공한 세종시에도 2호점을 열었다. 내년 초에는 서울센터 3호점도 준비 중이다. 이순종 대표는 “세종공장 준공은 국내 전기차 산업의 미래에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 세종공장을 통해 전기차 시장 활성화는 물론, 지역경제 발전과 고용창출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쎄미시스코는 반도체·디스플레이 검사장비 전문 제조사로, 2000년 말에 설립한 후 2011년에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이다.
 
이들의 경쟁 모델은 6월 국내 시장에서 출시될 예정인 르노삼성의 트위지다. 한번 충전으로 최대 55㎞까지 주행가능한 초소형 전기차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트위지는 도심 주행이 많은 젊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해온 초소형 전기차”라며 “유럽에서 검증 받은 모델이라 한국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트위지 가격은 1500만원이다. 여기에 환경부에서 578만원, 서울시에서 지자체 보조금 422만원을 받을 수 있어 500만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국내 중소 전기차 제작 업체들은 제품 가격을 트위지와 비슷한 수준에 맞출 계획이다. 대창모터스 전병윤 상무는 “가격이 합리적일 뿐만이 아니라 옵션도 우리가 앞선다”며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자신했다.
 
조용탁 기자 ytc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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