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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커피향이 나요"…부천 심곡천 복원 한달의 변화

중앙일보 2017.06.01 17:16
 “기름 냄새 대신 커피 냄새가 더 많이 나는 것 같아요.”
 

지난달 2일 복원, 공기 맑고 커피향 늘었다
자동자정비소 빠지고 커피점 등 들어서
벤치·가로수 설치 등 보완 목소리도 제기

지난달 31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심곡동 심곡천 산책로. 주민 최미나(31)씨는 "심곡천이 복원되면서 공기도 맑아진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심곡천 주변 원곡초등학교 앞은 자동차 정비업소가 많아 ‘카센터 거리’로 불리는 곳이다. 하지만 5월 초 심곡천이 복원되면서 20여 곳에 이르던 자동차 정비업소 중 5곳이 문을 닫았고 2곳은 매물로 나와 있다. 폐업한 곳엔 커피전문점이 들어서고 있다.
 
올 1월 콘크리트를 걷어낸 심곡천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 부천시]

올 1월 콘크리트를 걷어낸 심곡천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 부천시]

부천의 청계천으로 불리는 심곡천이 복원 한 달째를 맞았다. 주민 반응은 호의적이다. 주변 상권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심곡천은 본래 전철 1호선 소사역 인근 쌍굴다리에서 시작해 심곡동을 거쳐 굴포천으로 흘러가는 지방 하천이다. 도시화 과정에서 1986년 콘크리트로 덮인 후 31년 동안 상부는 도로, 하부는 하수도 시설로 사용됐다.  
심곡천 복원 되기 전 도로로 사용중인 모습.(2015년 1월)  [사진 부천시]

심곡천 복원 되기 전 도로로 사용중인 모습.(2015년 1월)  [사진 부천시]

부천시는 도심 속 휴식 공간 마련을 위해 2014년부터 사업비 400억원을 투입, 소명여고 사거리부터 부천시보건소 앞까지 1km 구간을 복원했다. 폭은 18.6m 수심은 25cm 정도다. 물은 하루 2만1000t의 2급수를 굴포하수처리장 재이용수를 끌어와 흘려보내고 있다. 이 물은 굴포천을 통해 한강으로 흘러간다.  
 
심곡천 탐방로 주변에는 소나무와 철쭉·이팝나무·물억새 등을 심었다. 또 붕어와 잉어·갈겨니·피라미에 모기 유충의 천적인 미꾸라지도 방류했다.    
 
심곡천 옆에서 상점을 하는 김은정(48·여)씨는 “자동차 매연이 많이 줄어든 것 같고 상쾌한 느낌이 들어 좋다”며 “얼마 전에는 큰 새가 날아와 물고기를 잡아먹는 장면을 보고 신기했다”고 말했다.  
심곡천이 복원되자 왜가리가 날아들고 있다. [사진 부천시]

심곡천이 복원되자 왜가리가 날아들고 있다. [사진 부천시]

 
심곡천 복원은 지역 상권에도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자동차 정비업소들이 속속 사라지고 그 자리에 커피점과 호프집 등이 들어서고 있다. 업종이 바뀌면서 부동산 가격도 상승세다.  
 
이달 중순 매물로 나온 한 자동차 정비업소(66㎡)의 임대료는 기존에 보증금 2000만원, 월 120만원 수준이었는데 최근엔 월세가 160만원에 형성됐다. 이 정비업소 자리엔 커피점 등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상가 임대료도 평균 30만~50만원씩 올랐다. '나홀로 아파트'로 가격 상승에 제한이 많은 H리아빌(59㎡)도 예전보다 2000만원 가량 올라 2억6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되고 있다.      
  
심곡천 인근 경기중개의 신학균(68) 대표는 "심곡천 복원 후 도로변 상권이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며"앞으로 골목 안쪽 주택가도 기대심리가 작용해 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1986년 북개했다가 31년만에 생태하천으로 복원된 경기도부천시 심곡동 심곡천. 하루 2만 1000t 2급수 끌어와 흘려보내는 이곳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부천=김상선 기자

1986년 북개했다가 31년만에 생태하천으로 복원된 경기도부천시 심곡동 심곡천. 하루 2만 1000t 2급수 끌어와 흘려보내는 이곳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부천=김상선 기자

 
심곡천 복원 한 달동안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자리 매김했지만 일부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심곡천 복원 과정에서 사라진 수 십년 된 가로수(메타세콰이어 나무)를 다시 심어달라는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가로수가 뽑혀나간 인도에는 1m 높이의 차량진입방지 기둥이 채워져 있어 흉물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천YMCA 김기현 사무총장은 “심곡천 복원으로 지역에 활기를 불어 넣은 것은 맞지만 시민 휴식공간으로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탐방로에 벤치와 조경수를 추가 설치하고 상가쪽 인도에 가로수 등을 더 심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천=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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