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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영산강 죽산보 수문 올라가자 '물 소용돌이'

중앙일보 2017.06.01 15:55
1일 상시 개방에 들어간 영산강 죽산보. 전체 수문 4개 중 개방된 2개 주변에 흰색 물 거품과 함께 소용돌이가 생겼다. 프리랜서 장정필

1일 상시 개방에 들어간 영산강 죽산보. 전체 수문 4개 중 개방된 2개 주변에 흰색 물 거품과 함께 소용돌이가 생겼다. 프리랜서 장정필

“알려드립니다. 죽산보 수문 조작으로 물 흐름이 빨라지고 강의 수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강가의 주민과 행락객은 안전사고에 각별히 주의 바랍니다.”
 

영산강보관리단, 수문 전체 4개 중 가운데 2개 개방
죽산보 관리 수위 3.5m, 오는 3일 2.5m까지 낮아져
환경단체와 시민들, 개방 지켜보며 수질 개선 기대

1일 오후 1시40분쯤 전남 나주시 다시면 죽산보. 영산강 주변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안내멘트가 흘러나왔다. 20분 뒤로 예정된 보 상시 개방을 앞두고다.
 
오후 2시가 되자 영산강 죽산보의 수문 총 4개 중 2개의 아래쪽 수면에 흰 거품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소용돌이 현상도 나타났다. 강바닥에 맞닿은 수문이 위로 올라가 개방된 것이다.  
1일 영산강 죽산보의 상시 개방에 맞춰 현장을 찾은 광주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성명을 낭독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1일 영산강 죽산보의 상시 개방에 맞춰 현장을 찾은 광주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성명을 낭독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정부는 이날 영산강 죽산보를 비롯해 낙동강의 강정고령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 금강의 공주보 등 6개 보에 대한 상시 개방에 들어갔다. 죽산보의 경우 양쪽 끝 수문 2개가 아닌 가운데 쪽 2개 수문이 강바닥에서 20㎝ 올라갔다.
 
수문 상시 개방에 따라 죽산보의 수위는 기존 3.5m에서 2.5m로 낮아진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 안영석 영산강보관리단장은 “죽산보 수위는 1시간에 2~3㎝씩 낮아져 오는 3일 오후 2.5m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환영 입장을 밝혔다. 광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들은 이날 죽산보 상시 개방에 맞춰 현장을 찾았다. ‘흘러라 영산강!’ ‘4대강 사업 적폐청산’ ‘보 수문 개방 확대’ 등 문구를 담은 피켓을 들고서다.
지난달 24일 영산강 죽산보 전경. 보를 기준으로 아래쪽이 영산강 2개 보 중 하나인 승촌보쪽 상류, 위쪽은 영산강 하굿둑 방향의 하류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달 24일 영산강 죽산보 전경. 보를 기준으로 아래쪽이 영산강 2개 보 중 하나인 승촌보쪽 상류, 위쪽은 영산강 하굿둑 방향의 하류다. 프리랜서 장정필

 
이들 단체는 보가 개방된 직후 “수문 개방이 4대강 복원의 물꼬가 되길 바란다”며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4대강 사업으로 흐름이 막힌 강은 호수가 돼 녹조를 비롯한 수질 문제가 발생하고 하천 생태계의 건강성이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또 “영산강이 완전히 회복되기 위해서는 승촌보까지 전면 개방하고 향후 보 해체를 포함한 복원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죽산보가 생긴 뒤 영산강의 상태는 크게 나빠졌다.
7년 만에 카드뮴이 0.063㎎/㎏에서 0.33㎎/㎏으로 5.2배 증가했다. 납도 1.0㎎/㎏에서 30.6㎎/㎏으로 29.6배 늘었다. 이 단체는 분석 결과를 토대로 보 수문 개방과 영산강 복원을 요구해왔다.
 
시민들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평일 오후였지만 일반인 10여 명이 찾아와 보가 개방되는 순간을 지켜봤다. 임광수(72·전남 무안군)씨는 “강은 자연 그대로 흘러야 건강한 상태가 된다”며 “하루라도 더 빨리 보를 허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씨의 부인 허진희(71)씨도 “물이 흐르는 걸 보니 가슴이 뚫리는 기분”이라며 “보 개방에 따라 녹조가 조금이라도 해소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나주=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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