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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사건까지... 우버,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다

중앙일보 2017.06.01 14:55
우버에 대항해 파업에 돌입한 스페인의 택시들. [AP 연합뉴스]

우버에 대항해 파업에 돌입한 스페인의 택시들. [AP 연합뉴스]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다.’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인 우버에게 올해는 삼재(三災) 이상이다. 2009년 창사 이래 회사 규모는 300배 이상 커졌지만 올해 들어 사건과 소송의 연속이다.

특허침해, 살인사건 연루...창사이래 최악의 해
회사 규모는 300배 성장... 기업가치 80조원 기록

 
급기야 살인사건에까지 휘말렸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시카고 북부 교외도시 윌멧에 사는 그랜트 넬슨(34)이 전날 새벽 자택 인근 링컨우드 주택가 도로변에서 흉기에 여러차례 찔린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현장 인근 건물 뒤에 숨어있던 용의자 엘리자 와스니(16·여)를 체포했다. 검찰은 와스니를 성인에 준하는 1급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와스니와 넬슨은 서로 알지 못하는 사이”라면서 와스니가 우버를 이용하다가 세 번째 드라이버인 넬슨을 무작위로 선택해 살해한 것으로 추정했다.
 
우버 운전자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16세 엘리자 와스니. [사진=엘리자 와스니 페이스북]

우버 운전자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16세 엘리자 와스니. [사진=엘리자 와스니 페이스북]

시카고 트리뷴은 “우버 약관상 만 18세가 되어야 탑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며 ‘이 조항을 어떻게 제재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버 측은 답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우버가 미성년자를 운전자와 연결시킨 책임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앞서 우버는 자율주행차 관련 특허 침해 의혹을 받아왔는데, 같은 날 그 연결고리를 ‘해고’라는 카드로 끊어버렸다. 우버가 당초 구글에서 자율주행차 개발 프로젝트를 맡아온 앤서니 레반도브스키를 스카우트해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부문 부사장을 맡긴데서 문제가 비롯됐다. 구글이 레반도브스키가 1만4000건의 기밀문서를 빼돌렸다며 고소한 것이다. 
 
기밀문서의 대부분은 자율주행 관련된 설계도와 정보들이다. 법원은 해당문서를 제출하라는 명령을 내렸으나 레반도브스키가 이 명령을 따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우버는 지난 4월 자율주행차 리서치팀 책임자를 로봇 전문가인 에릭 메이호퍼로 교체했지만 여전히 파문이 가라앉지 않자 결국 레반도브스키를 해고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우버는 임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자사가 개발, 적용한 자율주행기술은 구글 측과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만들어졌다는 명확한 증거를 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뿐만이 아니다. 우버는 올해 들어 유독 빈번한 사내 성희롱에 시달려왔다. 지난달 28일 미국 정보기술(IT)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단체인 애니타보르그 여성기술연구소(ABI)가 우버와 관계를 단절하겠다고 밝힐 정도다.  
 
여기에 실적을 위해서라면 불법도 마다하지 않는 기업행태까지 알려지면서 기업 이미지는 최악으로 추락했다. 최고경영자(CEO)인 트래비스 캘러닉은 최근 어머니가 보트사고로 사망해 개인적으로도 최악의 해를 보내고 있다.
트래비스 캘러닉 우버 CEO(가운데)와 그의 어머니 아버지. 어머니는 최근 보트 사고로 숨졌다. [트래비스 캘러닉 제공/AP 연합뉴스]

트래비스 캘러닉 우버 CEO(가운데)와 그의 어머니 아버지. 어머니는 최근 보트 사고로 숨졌다. [트래비스 캘러닉 제공/AP 연합뉴스]

 
우버의 초창기 투자자이자 이사회 멤버인 빌 걸리는 “스타트업 스타들은 좀 더 규율이 필요하고 오만방자한 태도를 버려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자금을 조달·운영하는 IPO(기업공개)를 서두를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캘러닉은 여전히 IPO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어보인다. 기업가치가 680억 달러(약 80조원)까지 치솟았고, 지금도 투자자들이 줄을 서있기 때문이다. 상장을 서두를 이유가 없는 셈이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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