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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리는 경기 지표…생산, 투자 주춤했지만 수출 호조세 이어져

중앙일보 2017.06.01 11:24
한국 경제의 생산과 투자는 멈칫거렸지만, 수출은 호조를 이어갔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통관 기준)은 450억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4% 늘었다. 한국의 수출액은 지난해 11월부터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1년 12월 이후 5년 5개월 만이다. 또 올 1월부터 5개월까지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2011년 9월 이후 5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증가 폭은 4월의 24.1%보다 다소 낮다. 하지만 4월 8.2% 감소했던 수출 물량은 두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지난달 수출 물량은 1년 전보다 6.4% 증가했다.  
월별 수출 현황.[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월별 수출 현황.[자료 산업통상자원부]

 

5월 수출 전월비 13.4% 늘어..7개월 연속 증가
반도체, SSD 사상 최대 수출 실적
생산, 투자 부진하지만...반도체 호황 이어져 향후 회복세 이어질 전망
다만 수출 증가 내수로의 파급은 여전히 미흡

품목별로는 13대 주력품목 중 9개 품목의 수출이 늘었다. 반도체(63.3%), 철강(36.5%), 석유제품(29.8%) 이 전년 대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반도체(79억7000만 달러),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ㆍ4억4000만 달러)의 수출액은 월 기준 사상 최대치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7억2000만 달러를 수출해 역대 2위 실적을 냈다. 반면 휴대전화 등 무선통신기기(-37%)와 가전(-21%)의 수출은 1년 전보다 줄었다.
 
13대 품목별 5월 수출증감률.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13대 품목별 5월 수출증감률.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지역별 수출은 중동, 미국을 제외하고 대부분 늘었다. 베트남(56.9%), 아세안(36%) 지역으로의 수출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은 전년 대비 7.5% 증가하며 7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대(對) 중국 수출이 7개월 연속 늘어난 건 2014년 4월 이후 3년 1개월 만이다. 다만 미국으로의 수출은 자동차, 차 부품, 무선통신기기 등의 실적이 부진하면서 1년 전보다 1.9% 떨어졌다.
 
지난달 수입액은 391억 달러다. 전년 동월대비 18.2% 증가했다. 2014년 9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7개월 연속 늘었다. 무역수지는 6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64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이민우 산업부 수출입과장은 “4월에 비해 수출증가율은 하락했으나 이는 조업일수 감소(0.5일) 및 4월 대비 선박 수출금액 감소(71억3000만 달러 →24억4000만 달러)에 따른 것으로 수출 증가 추세는 지속되고 있다”며 “최근 세계교역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수출구조 혁신 성과 등으로 이달 수출도 회복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경제의 최근 경제 지표는 엇갈리고 있다. 생산과 투자는 부진을 보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산업생산은 한 달 전보다 1% 감소했다. 올 2월에 전월 대비 0.3% 줄었던 산업생산은 3월에 1.3% 증가했지만 2개월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4월 생산 감소 폭은 지난해 1월(-1.5%) 이후 1년3개월 만에 가장 컸다.  
4월 산업활동동향.[자료 통계청]

4월 산업활동동향.[자료 통계청]

 
투자도 덩달아 부진했다. 4월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4% 줄었다. 이미 이뤄진 공사실적을 의미하는 건설기성도 전달보다 4.3% 감소했다. 기업들의 체감 경기도 다소 나빠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제조업 업황 경기실사지수(BSI)는 82로 4월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4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0.7% 증가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생산ㆍ투자 부진이 일시적이라고 봤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3월 생산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4월에 상대적으로 약세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반도체 생산 등이 주춤하긴 했지만 생산 증가세가 꺾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이에 대체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반도체 생산이 4월에 일시적으로 부진했지만 반도체 호황이 꺾였다고 보긴 어렵다”며 “등락이 있지만 반도체 경기 호조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이고 수출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 연구위원은 “여전히 반도체 이외의 다른 산업 분야가 호조세를 나타낸다고 보기 어렵고 소비 등 내수도 여전히 불안하다”라며 “호전되는 수출이 소비 회복으로 이어질 지 여부가 향후 경기 흐름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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