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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뜨거운 감자 통합대구공항 이전 "하는교 마는교?"

중앙일보 2017.06.01 07:36
대구 동구 검사동에 위치한 대구국제공항 전경. [중앙포토]

대구 동구 검사동에 위치한 대구국제공항 전경.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 당선으로 이전 정부 시절 추진됐던 정책들이 대거 '유턴'하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배치는 공전하고 있고, 4대강 보(洑) 수문도 열렸다. 때문에 "대구·경북(TK)의 숙원 사업인 대구공항·K-2공군기지(이하 통합대구공항) 이전 정책에도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지역민들의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이 정책 만큼은 방향을 그대로 유지한 채 추진되고 있다. 문 대통령이 통합대구공항 이전 지원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고, 이낙연 신임 국무총리도 통합대구공항 이전 지원을 약속해서다.

예정대로 추진 중인 통합대구공항 이전 사업
文 대통령·李 총리 모두 "이전사업 지원 약속"

예비이전후보지 정하고 소음실측작업 완료해
군위선 반대 주민들 군수 주민소환 서명 추진

 
대구 동구에 위치한 대구공항은 K-2공군기지와 같이 쓰는 민·군 겸용 공항(면적 6.71㎢)이다. 국방부는 2023년까지 현 공항 부지 면적을 배 이상(15.3㎢) 키워 새로운 장소로 이전한다는 방침이다. 
 
통합대구공항이 어디에 새 둥지를 틀지는 큰 관심거리다. 한국교통연구원이 국방부 의뢰를 받아 공항 건설 단계에서 향후 30년간 공항 운영 과정의 경제 유발효과를 분석했다. 그랬더니 TK에서만 12조9000억원의 생산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가가치는 5조5000억원, 취업 유발효과는 12만 명으로 조사됐다.
 
현재 통합대구공항 이전 작업은 어디까지 진행됐을까. 국방부가 통합대구공항이 이전할 예비이전후보지를 지난 2월 16일 선정했다. 경북 군위군 우보면과 의성군 비안면·군위군 소보면 등 2곳으로 압축됐다. 최근에는 공군기지 내 소음 실측작업을 마쳤다. 한국소음진동공학회가 지난 22~26일 진행한 소음실측작업은 향후 통합대구공항 이전 후 주변지역 지원사업의 근거가 된다. 대구시 공항추진본부 관계자는 "소음실측 결과는 오는 8월쯤 나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대구시는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일본 오사카(大阪) 간사이(關西)공항·도쿄(東京) 나리타(成田)·시즈오카(靜岡)공항의 시설을 점검했다. 통합대구공항 활성화를 위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였다. 특히 시즈오카공항의 경우 군위·의성군에 들어설 통합대구공항처럼 구릉지에 건립된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국방부는 군공항이전부지 선정위원회를 열어 한 곳으로 최종 후보지를 정한다. 단 이 과정에 후보지 주민들이 찬반투표를 통해 공항을 받지 않겠다고 하면 후보지 심의 대상에서 빠진다. 군위군과 의성군은 지자체 차원에선 공항 이전을 반기고 있다. 경북 내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지자체로 1~2위를 다투는 두 지역이 통합대구공항 유치로 반전을 꾀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지난 1월 9일 군위군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서도 김영만 군위군수가 직접 "군위 인구가 최소 15만명이 되고 지역 출신 국회의원이 따로 있어야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고 주민들을 설득하기도 했다.
지난 2월 경북 군위군 우보면 한 도로에 대구통합공항 유치를 반대하는 현수막들이 걸려 있다. 군위=김정석기자

지난 2월 경북 군위군 우보면 한 도로에 대구통합공항 유치를 반대하는 현수막들이 걸려 있다. 군위=김정석기자

 
하지만 정작 공항을 받아들여야 하는 군위군 우보·소보면, 의성군 비안면 주민들 사이에선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이유는 다양하다. 공군기지에서 전투기 이·착륙 소음이 발생하고, 땅값이 크게 떨어진다. 무엇보다 평생을 살아 온 터전을 떠나야 한다. 군위군민 권영득(72)씨는 "50년 동안 우보면에서 벼농사를 지었다"며 "고향에서 떠나는 것도 싫고 우보면은 땅값이 너무 낮아 이 돈으로 어디 살 수 있는 땅도 없다"고 말했다.
 
공항 유치에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이 김영만 군수에 대한 주민소환도 추진하고 나섰다. 주민 의견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공항 유치에 나서 주민들의 행복추구권과 재산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다. '군위 통합공항유치 반대추진위원회(이하 반추위)'는 지난 15일 군위군선거관리위원회에 김 군수 주민소환 청구서를 제출했다. 
 
주민소환 청구서를 접수한 선관위는 최근 주민서명을 받을 수 있는 서류를 반추위에 전달했다. 반추위는 이달 말까지 군위군 인구(지난해 12월 기준 2만2천75명)의 최소 15%(3천312명) 서명을 받아 선관위에 제출할 계획이다. 선관위가 주민 서명서에 이상이 없어 주민투표 요건을 갖췄다고 판단하면 김 군수 직무는 정지된다. 선관위가 7월 중 주민투표를 실시해 3분의 1 이상 투표하고 과반이 찬성하면 김 군수는 해임된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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