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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찾은 폴란드 스타 셰프 바론, 김치에 반해 직접 만들어 먹어요

중앙일보 2017.06.01 01:07 종합 26면 지면보기
<div>전통 발효를 접목한 모던 폴란드 퀴진을 대표하는 바<span style="font-size: 0.875em; letter-spacing: -0.02em;">론 셰프가 제주도 용담골에서 전복삼합을 먹고 있다.</span></div>

전통 발효를 접목한 모던 폴란드 퀴진을 대표하는 바론 셰프가 제주도 용담골에서 전복삼합을 먹고 있다.

“김치 정말 맛있어요.”
 

자신의 레스토랑 메뉴에도 올려
“반짝이는 제주 은갈치, 인상적”

제주도를 찾은 폴란드 바르샤바의 모던 퀴진 레스토랑 ‘쏠레츠44’의 알렉산더 바론(34) 셰프가 만나자마자 내뱉은 첫마디였다. 제2회 제주푸드앤와인페스티벌 참석차 한국에 처음 왔다는 그는 식사 때마다 아예 그릇째 들고 김치를 먹었다.
 
바론 셰프는 “폴란드에선 2000여 년 전부터 60여 가지 채소를 발효시켜 먹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자취를 감췄다”며 “5년 전 폴란드에서 한식이 인기를 끄는 걸 보고 폴란드 식재료에 김치 발효를 접목시켜 나만의 김치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때부터 김치를 직접 담가 먹을 뿐 아니라 아예 그의 레스토랑에서 ‘김치’라는 메뉴를 내놓고 있다. 고춧가루 듬뿍 넣은 한국식 빨간 김치는 아니지만 고추냉이나 겨자씨 등으로 맵고 알싸한 맛을 낸다.
 
바론은 바르샤바대학에서 미술사를 전공하고 예술학교에서 조소를 공부한 미술학도였다. 여행 중 요리가 가진 에너지의 매력에 빠져 우연히 진로를 바꿨다. 바론은 “요리사뿐 아니라 식재료를 재배한 사람의 에너지를 전달하는 게 사명”이라고 했다.
 
스코틀랜드의 한 식당에서 접시닦이부터 시작한 그는 카리브해 연안 지역에서 요리사 경력을 쌓았다. 그리고 2010년 귀국해 바르샤바에 ‘쏠레츠44’를 열었다. 이 레스토랑은 현대 폴란드 음식에 전통발효를 접목시켜 모던 폴란드 퀴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덕분에 세계 각국 요리 축제에 많이 참가하는데 2013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요리축전에 나갔다. 또 2014년 프랑스의 레스토랑 가이드 고에미요(Gault-Millau) 폴란드 편에서 올해의 젊은 셰프로 선정됐다. 같은 해 ‘슬로푸드 폴란드’에는 그의 레스토랑 이름이 올랐다.
 
“좋은 식재료 없이 좋은 요리가 나올 수 없다”는 게 12년차 셰프인 그의 요리 철학이다.
 
이번 한국 방문에선 재래시장 투어가 가장 인상적이었단다. 말린 생선과 건어물 등 평소 접하지 못한 다양한 식재료를 만났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갈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그렇게 반짝이는 생선을 본 적이 없다”는 게 이유였다. 
 
제주=글·사진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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