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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상한, 전세 연장 법안 발의한 김현미 … 부동산 업계 긴장

중앙일보 2017.06.01 01:00 경제 2면 지면보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31일 경기 과천시 서울지방국토관리청으로 첫 출근했다. 국회 청문회 절차를 마치면 그는 국토부 첫 여성장관이 된다. [과천=뉴시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31일 경기 과천시 서울지방국토관리청으로 첫 출근했다. 국회 청문회 절차를 마치면 그는 국토부 첫 여성장관이 된다. [과천=뉴시스]

그는 과연 주택 시장 규제에 적극적으로 나설 ‘매파’ 장관일까. 문재인 정부가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김현미(55·경기 고양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한 것을 두고 부동산 업계는 본격적인 집값 안정과 주택담보대출 억제 정책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김 후보자의 과거 이력을 보면 시장 부양보다 “집값을 잡겠다”는 메시지가 분명해서다.
 

“부동산이 사회 양극화 주범” 지적
주거 복지 관련 법안 꾸준히 발의
19대 국회선 LTV·DTI 완화 비판
“대출 규제해 가계부채 해소” 주장도
참여정부 비서관 때 집값 폭등 경험
일부선 “무리한 규제 않을 것” 기대

김 후보자는 사회 양극화의 주범으로 부동산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활동 경험이 없는데도 주택 관련 부문에서만큼은 꾸준한 의정활동을 해 왔다. 본지는 17·19·20대 의원을 역임하는 동안 그가 발의한 법안 1683건을 전수 분석했다. 주로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활동한 그가 발의한 국토교통위원회 관련 법안은 67건이었다.
 
특히 주거 복지와 관련한 법안 발의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7월 발의한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주택 임차인이 4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법안은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계약갱신청구권 보장은 문 대통령의 후보 시절 주요 공약이다. 같은 달 발의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일부 개정안도 국회 계류 중이다. 결격사유가 없는 임차인이 임대차 기간 중 언제든 권리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2015년엔 월차임(보증금 전부 또는 일부를 월세로 바꾸는 것) 전환율 상한선을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대통령령으로 정한 이율을 더한 비율을 넘을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 개정안도 발의했다. 정부가 임대차 거래 시 상한선에 개입한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공약인 전월세상한제(전월세 인상률을 일정 한도 아래로 묶는 제도)와 비슷하다.
 
4대강 복원 위원회를 설치해 복원 방안을 마련하고 환경파괴, 문화재 훼손, 예산낭비 등을 점검할 수 있도록 한 4대강 및 문화재 복원을 위한 특별법(2013년), 공동주택관리규약에 주거 소음 방지 내용을 포함시킨 주택법 일부개정안(2013년), 주거복지에 대한 기본 이념을 정하고, 쾌적한 주거생활에 관한 국민의 권리와 국가의 책임을 명확히 한 주거복지기본법(2012년), 도시재생 사업 본격 추진을 위한 도시재생에 관한 특별법(2012년) 발의 등이 두드러진다.
 
그는 부동산 관련 정책에 관해서도 꾸준히 목소리를 높였다. 19대 국회의원 시절(2012~2016년)엔 LTV(주택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완화 조치를 비판했다. 박근혜 정부는 2014년 7월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LTV를 60%에서 70%로, DTI는 50%에서 60%로 각각 올렸다. 이는 두 차례 연장됐고 올 7월 말 시한이 끝난다. DTI·LTV 완화 여부는 금융위원회가 결정한다. 지난해 국회에선 “새누리당 정권 8년간(2008~2015년) 가계부채가 564조원이나 늘었다. 우리 경제 회복의 제1 과제는 가계부채 해소를 위한 대출규제 회복”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밖에서도 주거 정책에 대한 소신을 적극 드러냈다. 2012년 김 후보자가 주최한 ‘가계부채 대책 검증 및 종합적 대안 마련 토론회’가 대표적이다.
 
토론회는 ‘한국 부동산 시장은 거품’이란 진단을 바탕으로 주택담보·집단대출 억제 방안과 ‘하우스 푸어’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당시 토론회에선 ‘주택담보의 과잉대출 규제법’ 제정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법안에는 ▶만기 일시상환 전면 금지 ▶채무자 현재 소득·기대수익 고려 않은 대출 무효화 ▶채무자 만기 전 대출원금 전부·일부 상환에 대한 금전적 제재 폐지 등 부동산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규제가 포함됐다. 하우스 푸어의 주택을 정부가 매입해 임대하는 사업 추진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저서를 통해서도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그는 2013년 발간한 『당신은 아직 지지 않았다』를 통해 50대 은퇴자가 아파트 한 채를 담보로 자영업에 뛰어드는 불안한 경제 구조 문제를 지적했다. 해결책 중 하나로 협동조합을 통한 도시재생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직후 대출 규제에 대한 소신을 드러냈다. 지난달 30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LTV·DTI 규제를 푼 것이 지금의 가계부채 문제를 낳은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빚 내서 집 사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는 이유다.
 
중앙일보는 김 후보자의 부동산 정책에 관한 추가 입장을 듣기 위해 김 후보자 측에 지난달 31일 질의했지만 “청문회를 앞둔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발언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김 후보자가 규제 일변도 정책을 펼 것으로 보지 않는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김 후보자는 부동산 시장을 규제하려다 집값이 폭등한 참여정부 시절 정무비서관을 지냈다. 시장 안정화 명목에서 규제할 수 있지만 부작용도 잘 아는 만큼 무리한 규제는 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주택 시장이 침체한 상황이라 강력한 규제를 밀어붙였다간 부작용이 만만찮게 생길 수 있다. 규제하더라도 전체 시장을 잡는 ‘핵폭탄’이 아니라 지역별로 세심하게 접근하는 ‘정밀 타격 미사일’ 방식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미
1962년 전북 정읍생. 고(故) 김대중 대통령이 1987년 정계에 복귀해 만든 평화민주당에 대졸 출신 첫 여성 야당 당직자로 정계에 입문했다. 17·19·20대 3선 의원을 지냈다. 주로 국회 기재위에서 활동하며 여성 의원 최초로 예산결산특별위원장까지 맡았다. 민주당 부대변인,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무비서관, 문재인 대통령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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