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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곧 파리 기후협약 탈퇴 발표할 듯"

중앙일보 2017.05.31 22:45
이탈리아에서 열린 G7 정상회담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이탈리아에서 열린 G7 정상회담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온실가스 감축을 결의한 파리 기후변화협약의 파기 및 탈퇴를 결정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31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두 명의 백악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31일 중에 탈퇴 발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실제 협약 서명 철회가 이뤄지면 195개국이 서명한 협약이 존폐 기로에 놓이게 된다.
 

NYT "31일 중 공식 탈퇴 발표 가능성"
195개국 서명한 협약 휴지조각 될 수도
오바마 업적 지우기…G7 때도 성명에 반대

파리 기후변화협정은 2020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하기 위해 지난 2015년 11월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195개국의 합의로 마련돼 발효됐다. 미국은 지난해 9월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 하에 이 협정을 비준했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탄소배출국인 미국이 환경규제에 동참하지 않으면 세계 온난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관련 소식은 미국 매체 악시오스의 보도로 먼저 알려졌다. 악시오스는 이날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스콧 프루이트 환경보호청(EPA) 청장을 포함한 소규모 팀이 현재 기후변화협정 탈퇴의 세부적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완전 탈퇴에는 최대 3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됐다. 악시오스는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 창업자가 새로 출범시킨 온라인 언론사다.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조만간 알리겠다고 예고한 트럼프의 트위터. 탈퇴 발표에 앞서 사전 포석으로 해석된다. [사진 트위터 캡처]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조만간 알리겠다고 예고한 트럼프의 트위터. 탈퇴 발표에 앞서 사전 포석으로 해석된다. [사진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파리 협약에 대한 내 입장을 수일 내 발표하겠다”고 밝히면서 그의 선거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덧붙였다.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 유세 때부터 파리 협약 파기 입장을 공공연히 드러내왔다. 그는 지구 온난화의 사실성에 회의적인 공화당 주류의 견해를 받아들이며 기후 변화와 지구 온난화가 중국이 꾸며낸 ‘거짓’이라고 성토했다. 최근 열린 주요 7개국(G7) 회의에서도 파리 기후변화협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명백히 했다. 이에 따라 27일 채택된 G7 공동성명서에도 관련 내용이 담기지 못했다.
 
엑손모빌 전 CEO 출신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향후 미국의 대외 협상력에 큰 해를 끼칠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냈지만 트럼프는 ‘탈퇴’ 쪽으로 마음을 굳혀 왔다. 최근 미치 맥코넬 공화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공화당 중진 상원의원 22명도 트럼프 대통령에 파리협약 탈퇴를 촉구하는 서한을 전했다.  
 
트럼프 정부가 파리 기후변화협정의 탈퇴를 공식화한다면 전임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업적을 또다시 원점으로 되돌리는 행위다. 악시오스는 미국이 더 이상 기후변화를 최우선 과제로 보고있지 않다는 것을 전 세계에 공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리 협약의 골자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온실 가스 배출을 억제해 지구 기온의 상승폭을 산업혁명 당시보다 2도 내로 묶어두자는 것이다. 이대로 가면 이번 세기 안에 3.6도까지 상승해 전 지구적인 재앙이 도래하리라고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미국이 파리 협약에서 빠지면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량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약속했던 많은 국가들이 동요하고 동반 탈퇴할 수도 있다. 파리 협약은 195개국이 서명했으며 55개국의 비준이 완료되면서 지난해 실행에 들어간 상태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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