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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KBO리그 최초 도미니칸 배터리? 성공적!

중앙일보 2017.05.31 22:22
오간도(왼쪽)와 로사리오.

오간도(왼쪽)와 로사리오.

'포사리오' 프로젝트는 성공이었다. 한화가 KBO리그 최초의 도미니칸 배터리 오간도(34)-로사리오(31)의 활약에 힘입어 4연승을 질주했다.
 
한화는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두산과 경기에서 3-1로 승리, 4연승을 달렸다. 한화가 4연승을 거둔 건 올시즌 처음이다. 한화(22승29패)는 kt(22승30패)를 제치고 8위로 올라섰다.
 
한화는 이날 로사리오를 5번타자·포수로 기용했다. 로사리오가 포수 마스크를 쓰고 선발 출전한 건 지난해 4월14일 이후 두 번째다. 교체 투입된 것까지 포함하면 4번째. 올해는 지난 18일 고척 넥센전 9회 말 교체 포수로 나왔으나 이택근에게 끝내기 만루포를 내주고 말았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포수로 선발 출전했던 경기 상대도 두산이었다. 당시엔 김용주가 선발이었고, 한화가 2-17로 졌다.
 
로사리오의 포수 출전은 선발투수 알렉시 오간도의 요청 때문이었다. 로사리오와 같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오간도는 메이저리그에서 포수로 뛰었던 로사리오가 안방을 맡아주길 원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로사리오 역시 흔쾌히 받아들였다. 문제는 팀내 분위기였다. 자칫 차일목 등 기존 포수들에게 오해를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상군 한화 감독대행도 전날까지 로사리오의 포수 출전을 두고 고민했으나 결국 로사리오를 포수로 내보냈다. 1루수로는 김회성이 출전했다.
 
[포토]로사리오 선발포수,결연한 표정

[포토]로사리오 선발포수,결연한 표정

메이저리거 시절 로사리오는 공격력에 비해 수비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통산 도루저지율은 28%로 그럭저럭이었으나 블로킹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투수의 공을 스트라이크로 만들어내는 프레이밍 능력은 MLB 최하급이었다. 포수의 볼배합 능력을 중요하게 여기는 KBO리그, 특히 포수의 리드에 무게를 두는 김성근 감독이 있을 땐 로사리오가 포수로 나서긴 어려웠다.
 
마침 이날은 '도미니카공화국 데이'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로사리오의 아들인 윌이 시투를 했고, 시타는 오간도의 사촌동생이 맡았다. 도미니카공화국 대사 및 한국 유학생들도 방문해 국가를 제창했다. 동포들 앞에서 포수로 나선 로사리오는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였다. 바운드 볼에서 다소 허점을 드러냈을 뿐 안정감 있게 경기를 운영했다. 경기 전부터 두산 타자들을 집중 연구했던 로사리오와 오간도의 호흡은 나무랄 데 없었다. 투구 사이 인터벌이 짧은 오간도를 위해 공을 빨리 돌려주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오간도는 6이닝 동안 안타 4개, 볼넷 4개를 줬으나 1점만 내주면서 시즌 5승(4패)을 거뒀다.
 
전날 스스로 특타 훈련까지 했던 로사리오의 타격 성적은 2타수 1안타·2사사구. 세 차례 출루에 성공해 득점 하나를 올렸다. 로사리오를 대신해 1루수로 들어간 김회성은 2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밀어내기 볼넷으로 타점 1개를 올렸다. 공격력 향상을 위한 기용법이라는 걸 감안하면 100점 만점에 70점 정도는 줄 수 있는 결과였다. 오간도는 "기분이 굉장히 좋고, 원했던 승리를 따냈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었기 때문에 공 하나하나에 정성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래도 커뮤니케이션이 편했다. 사인을 여러 번 바꾸기도 했다. 마운드에서 스페인어로 소리쳐도 되니까 아무래도 편했다"고 웃었다.
 
로사리오의 표정은 더 밝았다. 그는 "피곤하긴 하지만 기분좋다. 오랜만에 포수로 나선 거라 1회엔 긴장됐다. 오간도가 자신있게 던질 수 있도록 노력했고, 빠른 슬라이더를 활용하는 데 집중했다. 더 포수로 나설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로사리오는 6회 1-2로 쫓긴 만루에서 마운드에 직접 올라가 대화를 나눴다. 그는 "장타를 맞으면 역전이 될 수 있으니 신중하게 승부하자고 했다. 1회를 넘긴 뒤엔 좀 편해졌다"고 털어놨다. '국내 투수와도 호흡을 맞추고 싶으냐'는 질문에 대해선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우리 팀엔 좋은 포수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전=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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