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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트럭 테러 최소 90명 숨져…IS "우리가 했다"

중앙일보 2017.05.31 20:16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외교공관 지역에서 31일(현지시간) 오전 차량을 이용한 자폭테러가 벌어져 최소 90명이 숨지고 350여명이 다친 가운데 한 희생자가 들것에 실려 옮겨지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외교공관 지역에서 31일(현지시간) 오전 차량을 이용한 자폭테러가 벌어져 최소 90명이 숨지고 350여명이 다친 가운데 한 희생자가 들것에 실려 옮겨지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외교공관 지역에서 차량을 이용한 자폭테러가 벌어져 최소한 90명이 숨지고 350여명이 다쳤다. 아프간 주재 한국대사관 건물도 일부 파손됐지만 대사관 직원을 포함해 카불 주재 한국인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직후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테러 배후를 자처했다.
 

각국 공관 몰린 카불 광장서 자폭 테러
독일대사관 등 피해 커…350여명 부상

지난해 7월 IS 연쇄테러 이후 최대 규모
1000명 파병한 독일 "인간성에 대한 공격" 규탄

한국대사관 일부 부서졌지만 교민 등 모두 안전

31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폭발은 이날 오전 8시30분(현지시간) 아프간 대통령궁과 각국 대사관 등이 몰려 있는 카불의 와지르 모함마드 아크바르 칸 지역에서 발생했다. 목격자들은 독일대사관 방향으로 향하던 저수탱크 트럭이 잔바크 광장에서 굉음과 함께 폭발했다고 전했다. 이 충격으로 독일대사관이 심하게 부서지고 직원들이 긴급 대피했다. 지그마엘 가브리엘 독일 외무장관은 “대사관을 경호하던 아프간 보안군 1명이 숨졌고, 여러 독일인이 부상을 당했다”고 트위터에 올리면서 “아프간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공격”이라고 규탄했다. 일본 대사관도 유리창이 깨지면서 건물 안에 있는 직원 두명이 경상을 입었다.  
 
테러 지점에서 700∼900m 떨어진 한국 대사관 건물도 심하게 흔들리고 상당수 유리창이 깨졌다. 본 건물에 딸린 가건물 한 채의 지붕이 내려앉았고 직원숙소 문도 부서졌다고 현지 직원은 전했다. 대사관 직원을 비롯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 관계자 등 카불에 거주하는 한국인 25명 전원은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은 사방 1㎞ 이내에 있는 공관과 관저, 상가와 식당 등 주변 건물들의 창문이 날아갈 만큼 강력했다. 주변에 있던 차량 50여 대도 심하게 부서졌다. 현장은 검은 연기로 뒤덮였고 피를 흘리는 사람들과 구조대가 서로 엉켰다. 아프간 보건부 대변인은 “부상자는 대부분 카불 시민들로 여러 인근 병원들로 이송됐다”고 말했다.
 
사건 몇 시간 뒤 IS가 카불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고 아랍권 알마야딘TV가 트위터를 통해 전했다. 이번 테러는 지난해 7월 카불의 시아 하자라 지역에서 벌어진 연쇄 테러 이후 최대 규모다. 최소 85명이 숨지고 400여 명이 숨진 당시 테러 때도 IS가 배후를 자처했다. IS는 지난 3일 카불 미국대사관 근처 자살폭탄 테러(8명 사망) 때도 자신들의 소행임을 밝혔다. 지난 27일 이슬람 금식 성월인 라마단이 시작한 이래 IS는 이라크 바그다드 등 여러 나라의 주요 도시에서 잇따라 테러를 벌이고 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이번 테러가 “민간인을 상대로 한 비겁한 공격”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테러로 피해를 입은 독일에서 아프간 파병 관련 논쟁이 다시금 촉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은 아프간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의 일환으로 1000여명을 파견한 데 이어 아프간 안정을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왔다. 아프간 주둔 미군은 8400명 규모로 아프간 군·경 훈련과 대테러 지원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조만간 아프간 주둔 병력 증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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