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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전화해” 자기 휴대전화 번호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

중앙일보 2017.05.31 18:04
이달 초 대통령에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 축하 전화를 했다. 그리고 트럼프는 마크롱에게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줬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에게 알려줘
외교 관례 깬 파격 행동
도ㆍ감청 등 보안 위협, 파문 예상

“이 번호가 내 휴대전화 직통번호야. 필요할 때 직접 전화하라구.”
 
31일(현지시간)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이렇게 말했음직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 백악관 유튜브 영상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 백악관 유튜브 영상 캡처]

 
미국 통수권자인 트럼프가 국가기밀인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AP는 전했다. 트럼프는 외국 정상을 만날 때마다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건네주면서 전화하라고 말했다.  
 
이들 정상 가운데는 캐나다 총리와 멕시코 대통령도 포함돼 있으며, 특히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활용했다고 AP는 전했다.  
 
트럼프의 이같은 행동은 외교 관례를 깼을뿐 아니라 보안ㆍ안보에도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상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상황실이나 집무실, 대통령 리무진 등 보안이 확보되고 기록되는 회선으로만 통화한다. 휴대전화는 감청에 취약해서다. AP는 “미국 대통령의 휴대전화 번호가 누설되면 다른 국가의 정보기관에 감청당할 우려가 생긴다”며 “파문이 예상된다”고 했다.  
 
안보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혹여 미 정부가 내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경우라도 도ㆍ감청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애슐리 덱스 버지니아대 교수는 “다른 정상들이 트럼프의 전화번호를 확보하면 자신의 정보기관에 번호를 넘기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트럼프가 이처럼 외교 관례를 깨는 행동을 한 것은 공식 채널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간 트럼프가 각국 정상들과 전화통화 한 내용이 계속 언론에 유출되면서 이런 불신은 더욱 커졌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AP는 “취임 전부터 블랙베리폰을 사용했던 전직 오바마 대통령의 경우 블랙베리폰의 상당수 기능이 차단됐다. 또 매우 소수의 사람만 그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고 있었다”며 “트럼프의 행동은 경솔하다”고 지적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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