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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매출 13억' 부산기업 삼진어묵이 KTX 부산역에서 서울기업 환공어묵에 밀려난 사연

중앙일보 2017.05.31 16:17
삼진어묵 부산역 매장에 손님들이 어묵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 삼진어묵]

삼진어묵 부산역 매장에 손님들이 어묵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 삼진어묵]

월 매출 13억원으로 전국 기차역 매장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부산역 삼진어묵 매장의 주인이 환공어묵베이커리로 바뀐다. 삼진어묵 부산역 매장은 5월 31일까지 영업을 한 뒤 철수하고, 환공어묵베이커리 매장이 7월 7일 문을 연다. 64년 전통의 부산업체 삼진어묵이 서울에 본사를 둔 신생업체 환공어묵베이커리에 밀려 부산역을 떠나는 이유는 뭘까.  
 

삼진어묵, 코레일유통의 높은 판매수수료 감당할 수 없어 5월 31일 철수
환공어묵베이커리, 최저 월매출 13억원에 수수료 25% 제시해 낙찰받아
'명당'싸움에서 부산기업이 서울기업에 밀려나…7월 7일부터 영업 재개

31일 어묵업계에 따르면 삼진어묵은 코레일유통이 요구한 높은 판매 수수료를 감당하지 못해 입찰에서 떨어졌다. 3년 계약으로 2014년 10월 부산역에 매장을 낸 삼진어묵은 지난해 12월 매장 운영 주체를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으로 변경했다. 이에 코레일유통은 계약 기간이 남았지만 새로 입찰을 진행하자고 했다. 삼진어묵은 단독으로 4차례 입찰에 응시했지만, 코레일유통이 요구하는 수수료를 맞추지 못해 번번이 유찰됐다.  
 
어묵업계에 따르면 삼진어묵은 2억원 초반대의 수수료를 제시했지만 코레일유통은 월 3억원의 수수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진어묵은 이전에도 월 3억원 이상의 수수료를 내고 있었지만 매년 10%씩 매출이 줄고 있어 월 3억원의 수수료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코레일유통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부산역 2층 삼진어묵 매장은 77㎡에 지나지 않지만 월 매출은 최고 13억원을 기록한 적 있다. 2년 8개월 동안 월평균 매출은 11억원 수준이다. 역사내 단일 매장 가운데 최대 매출 기록으로, 2위인 대전역 빵집 성심당이 기록한 월 매출보다 2배가량 높다. 
 
2014년 당시 최저 월매출액 2억원에 수수료 25%로 계약했던 삼진어묵은 이 같은 매출로 매달 3억원이 넘는 수수료를 코레일유통에 지급했다. 삼진어묵이 2년 8개월간 코레일유통에 낸 수수료만 100억원이 넘는다. 역사 매장이 아닌, 국내에서 가장 공시지가가 높은 서울 명동의 ‘네이처리퍼블릭’의 월세 2억6250만원보다 많은 것이다.
 
코레일유통이 지난 4월 5번째 입찰공고를 내자 서울업체인 환공어묵베이커리가 달려들었다. 환공어묵베이커리는 최저 월매출 13억원에 수수료 26%를 제시해 낙찰됐다는 소문이다. 이 경우 고정적으로 내야 하는 최저 월세가 3억4000만원에 이른다.
 
환공어묵베이커리 홈페이지 캡쳐화면.

환공어묵베이커리 홈페이지 캡쳐화면.

 
환공어묵베이커리는 서울 약수동에 본사를 둔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체다. 백화점 내 식품매장 사업을 하던 환공어묵베이커리 창업주가 경남 김해에 본사를 둔 환공어묵과 손잡고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하기 위해 2년여 전 회사를 설립했다고 한다. 삼진어묵이 부산역 매장에 어묵 생산 라인을 두고 80명의 정직원이 직접 어묵 제품을 생산해 판매한 것과 달리 환공어묵베이커리는 환공어묵에서 납품받은 어묵을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어묵업계 관계자는 “환공어묵베이커리는 유통마진으로 수익을 거두는 시스템이어서 삼진어묵과 비교해 운영비는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다. 월 3억원이 넘는 수수료를 내더라도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보고 입찰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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