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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통장 정리하고 별다방 커피 받으세요

중앙일보 2017.05.31 12:00
 잠자는 은행 통장을 정리하면 커피나 아이스크림 기프트콘을 받을 수 있다.
 

금감원, 7월 14일까지 미사용계좌 정리 캠페인
16개 은행, 커피ㆍ아이스크림 기프트콘 등 선물
작년 말 1억1900만계좌, 17조원 잠자고 있어
보이스피싱 대포통장 악용 등 금융범죄 유발
어카운트인포 활용하면 온라인서 정리 가능

 금융감독원은 31일 “온라인으로 자산의 은행계좌를 한 눈에 조회할 수 있고 미사용 계좌를 이전ㆍ해지할 수 있는 ‘계좌통합관리서비스(어카운트인포)’를 실시하고 있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억1900만 계좌에 이르는 17조원이 여전히 잠자고 있다”며 “7월 14일까지 16개 은행과 공동으로 ‘미사용 은행계좌 정리하기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자료: 금융감독원

자료: 금융감독원

 지난해 말 현재 국내 16개 은행에 개설된 개인계좌는 총 2억5900만개다. 이 가운데 1년 이상 입출금 거래가 없거나 만기 후 1년 이상 경과된 미사용 계좌는 1억1900만개로 전체의 46%에 달한다. 특히 잔액이 50만원 이하인 계좌가 1억1600만개로 미사용 계좌의 대부분(97.4%)을 차지한다.
 
 이는 계좌유지 수수료를 물리는 해외 은행들과 달리 국내 은행은 신분증만 있으면 계좌를 만들 수 있고, 계좌를 유지하는 데에도 돈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만들어 놓고 필요 없으면 계좌를 해지하는 게 아니라 그냥 내버려 둔다.
 
 이준호 금감원 금융혁신국 선임국장은 “자동이체ㆍ카드결제ㆍ주거래은행 변경 등으로 과거 거래은행에 남아있는 미사용계좌의 존재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이사 후 금융회사에 주소변경을 신청하지 않아 금융회사의 만기 안내 통보를 받지 못해 미사용계좌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계좌주가 사망했지만 상속인이 사망자 명의의 계좌가 있는지를 몰라 찾아가지 않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미사용계좌 정리에 적극 나서는 것은 이로 인한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유발되기 때문이다. 먼저 계좌를 방치할 경우 소비자의 재산이 사실상 줄어든다. 예ㆍ적금은 만기가 지나면 원래 약속했던 금리보다 훨씬 낮은 ‘만기 후 금리’가 적용된다. 만기 후 1개월 이내는 약정금리의 절반, 만기 후 1~6개월은 약정금리의 30%, 만기 후 6개월이 초과하면 약정금리의 20%밖에 받을 수 없다. 예를 들어 금리 1.5%의 1년 만기 예금에 1억원을 넣었다고 치자. 만약 만기가 지나 1년 동안 예금을 방치했다면 만기 후 예금을 재예치한 경우보다 110만원의 이자 손실을 보게 된다.
 
 미사용계좌는 금융범죄를 양산할 수 있다. 보이스피싱 등에 미사용계좌가 대포통장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적발한 대포통장 1만6351건 중 신규계좌(개설 1개월 이내)는 1946건(4.2%)에 불과했고, 기존계좌가 4만4405건(95.8%)을 차지했다. 기존계좌 비율은 2013년 65.1%에서 매년 증가추세다.
 
 대포통장으로 쓰인 계좌 주인에 대해서 때로는 금융거래 제한이나 형사적 처벌 등 불이익 부과가 가능하다. 현행 법상 금융범죄에 사용된 대포통장의 계좌 주인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 금융사기 피해액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 또 이후 인터넷뱅킹 등 비대면 거래에 제한을 받고, 1년간 예금계좌 개설이 금지되는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미사용계좌 관리를 위해 은행 전산시스템 증설 등 계좌관리 부담이 발생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소비자가에 부담이 전가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7월 14일까지 미사용계좌 정리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실시한다. 은행에서 1년 이상 거래가 없는 미사용 계좌 주인에게 보유 사실을 이메일이나 SMS 문자 등으로 개별 안내하고, 은행 창구를 방문한 소비자에게도 미사용계좌 보유 사실 및 계좌를 정리하는 방법 등을 상세히 설명할 계획이다.  
 
 특히 캠페인 기간 중 미사용계좌를 정리한 소비자에게는 은행이 자율적으로 경품을 제공하기로 했다. 신한ㆍSC제일은행 등은 커피 기프트콘을 지급할 계회이다. 하나은행은 아이스크림 기프티콘을 주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현금 3000원 상당의 은행 포인트를 준다. 제주은행은 적금 가입시 우대금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미사용계좌는 인터넷ㆍ모바일ㆍ은행창구를 통해 정리할 수 있다. 잔액이 50만원 이하라면 잔액 이체 때 수수료도 면제해 주고 계좌 해지가 가능하다. 인터넷이나 모바일은 어카운트인포(accountinfo.or.kr)에 직접 접속하거나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에서 ‘은행계좌통합관리서비스’를 클릭하면 된다.
 
 미사용계좌 정리를 쉽게 하기 위해 오는 10월에는 어카운트인포 운영 시간을 현행 오전 9시~오후 5시에서 오후 10시까지로 5시간 늘릴 계획이다. 또 조회 대상에 은행이 실물로 보관 중인 한국전력과 포스코 등 휴면국민주(약 95억원 상당)를 추가할 예정이다. 모든 금융회사에 개설된 본인 계좌를 클릭 한 번으로 볼 수 있는 통합 ‘내 계좌 한눈에’ 시스템은 내년 3분기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이준호 선임국장은 “장기간 사용하지 않아 잊고 있던 은행 계좌에 남아있는 잔액을 찾고 해지함으로써 효율적인 자산관리가 가능하다”며 “불필요한 미사용계좌를 해지함으로써 해당 계좌가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에 악용될 소지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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