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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품 증명서 위조, 커튼치기...진화한 담배 밀수

중앙일보 2017.05.31 11:00
불법 수입된 말버러 담배. [사진 관세청]

불법 수입된 말버러 담배. [사진 관세청]

 
담배 수입상인 박 모(56세) 씨는 잡화를 파는 외국 온라인 마켓에서 에스토니아인 V 씨를 접촉해 가짜 말버러 담배를 주문했다. 박 씨는 2016년 10월 6일과 11월 3일, 2차례에 걸쳐 아랍에미리트에서 인천공항과 부산항을 통해 국내로 반입된 가짜 말버러 담배 47만갑(약 21억원 상당)을 부산 소재 보세창고에 입고했다. 그는 해외 교포를 상대로 담배를 판매하는 수출업자들에게 이를 양도해 해외로 공급하다가 세관에 덜미가 잡혔다. 단일 담배 밀수 사건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담뱃갑에는 원산지가 스위스산으로 인쇄돼 있었다. 실제로는 중국에서 제조됐을 거로 관세청은 추정했다. 박 씨는 담배 구매업자들을 속이기 위해 스위스의 물품 검사ㆍ인증 전문기업인 에스지에스(Societe Generale de Surveillance S.A.)에서 발행한 담배 정품 증명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관세청, 담배 밀수 233건 적발..시가 21억원 상당
단일 사건 사상 최대 47만갑 말버러 밀수
컨테니어 화물에 가짜 담배 숨기는 '커튼치기' 수법도
흡연경고 문구 없는 담배 등은 밀수품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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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은 올 1~4월 단속을 벌여 233건의 담배밀수 행위를 적발했다고 31일 밝혔다. 모두 100만 갑 규모로 시가로는 43억원 수준이다. 관세청은 담뱃값 인상으로 시세차익이 커진 담배 밀수 시도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담배를 전략단속품목으로 지정해 수입ㆍ반송 화물, 여행자 휴대품 등에 대해 단속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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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적발된 이 모(50세) 씨의 경우 가구 수입업체를 운영하다가 자신의 가구 공장에서 일하던 인도네시아 남성으로부터 인도네시아 담배의 국내 밀수 제의를 받았다. 이 씨는 지난해 11월 7일부터 12월 3일 사이 3차례에 걸쳐 인도네시아 담배 7만2850갑(약 2억8000만 원 상당)을 정상 수입되는 컨테이너 화물(의자, 소파 등 가구) 안쪽에 숨기는 일명 ‘커튼치기’ 수법으로 밀수입하다가 세관의 컨테이너 검색기 검사에 의해 적발됐다.
 
또 부산 자유무역 지역 입주업체에 근무하던 강 모(43세) 씨와 김 모(26세) 씨등 4명은 세관에 실제 주문받은 수량보다 많이 수출 신고하고 정상 수출품 이외의 담배는 불법으로 국내에 빼돌려 부산 사하구 내 장림시장에서 외국인 노동자 등에게 판매하다가 세관에 덜미가 잡혔다.
 
윤이근 관세청 조사감시국장은“유명 브랜드 담배를 거대 규모로 밀수하던 기존방식에서 가짜담배 또는 전혀 새로운 브랜드의 담배를 제조해 특정국가의 암시장에 판매할 목적으로 수출ㆍ밀수입하는 방식으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며 “가짜담배 밀수에 대해 좀 더 세심히 들여다 볼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청은 한글 흡연경고 문구가 없는 담배나, 면세용 표기(Duty Free) 담배 등 밀수 가능성이 큰 담배의 불법 수입ㆍ유통 행위를 발견하면 ‘125관세청콜센터’로 적극 제보해 줄 것을 당부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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