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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칼빈슨함 한반도행 일정' 알고도 숨겼다"

중앙일보 2017.05.31 06:34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이 지난 4월 말 한반도 해역에 전개되는 과정에서 전개 시기를 놓고 혼돈이 빚어진 가운데 국방부가 이를 미리 인지하고도 숨겨왔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당시 한반도 긴장감 최고조…무책임한 대응" vs. "군 작전인 만큼 비공개 원칙 지켜져야"

한겨레는 31일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인용해 "국방부는 미국 측으로부터 칼빈슨함이 4월 말쯤 한반도 인근으로 전개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칼빈슨함은 당초 4월 초 전개될 것으로 알려졌었다. 당시 김일성의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을 앞두고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같은 전개 일정은 한국을 비롯해 국제사회에서 '4월 위기설'을 불러일으켰다. 그런데, 태양절인 15일까지도 칼빈슨함은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지 않고 인도양을 항행하면서 한미 양국 간 혼돈을 부른 바 있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국방부가 미국 측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통보받은 시점은 지난달 9일이었다"며 이때부터 4월 말을 기준으로 칼빈슨 항모전단이 참여하는 한미 연합 해양작전 관련 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한반도 위기설' 등 긴장국면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에 국방부가 무책임한 대응을 했다는 비판의 목소리와 함께 군 작전인 만큼 비공개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칼빈슨함이 동해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미국 태평양사령부]

칼빈슨함이 동해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미국 태평양사령부]

 
한편, 국방부가 사전에 미국 측으로부터 이같은 일정을 통보받은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당시 미국의 상황 대처도 도마에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월 11일 "우리는 무적함대를 한반도에 보낸다"며 공개적으로 태양절을 앞둔 북한을 압박했다. 하지만 칼빈슨함은 한국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남하해 인도양에서 호주 해군과 훈련 일정을 소화했다.
 
칼빈슨함의 한반도 전개 일정을 놓고 백악관과 국방부의 이견은 백악관과 국방부 간 미스 커뮤니케이션이 아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도된 '거짓말'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동맹국들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이 불가피할뿐 아니라 이러한 '거짓 위협'이 지속될 경우 대북문제 해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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