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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부곡하와이” … 38년 추억 남기고 역사 속으로

중앙일보 2017.05.31 03:00 종합 21면 지면보기
개장 38년만인 지난 28일 문을 닫은 부곡하와이 야외수영장. 매년 200만명이 찾았다. [사진 창녕군]

개장 38년만인 지난 28일 문을 닫은 부곡하와이 야외수영장. 매년 200만명이 찾았다. [사진 창녕군]

국내의 대표적 여름 휴양지의 하나였던 창녕 부곡 하와이가 1979년 개장한 지 38년 만인 지난 28일 문을 닫자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규모 물놀이 시설이 없던 시대에 많은 사람에게 신혼·수학 여행지로 추억이 서려 있어서다.
 

1979년 개장 국내 첫 종합레저시설
경영난에 28일 폐업 … 매각 진행 중
노조, 고용 승계 등 요구하며 시위
창녕군 “온천관광 타격 크지 않아”

부곡하와이는 지난 28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38년의 추억을 간직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폐업 안내문을 올렸다. “28일부로 폐업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38년간의 역사 속에 많은 분의 추억이 함께 했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훗날, 고객님들의 깊은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새로운 만남을 기약합니다”라는 내용이었다.
 
부곡하와이는 국내 최초의 종합 레저시설이었다. 창녕군 도천면 출신의 재일교포 고(故) 배종성씨가 지었다. 200여개 객실을 갖춘 1급 관광호텔과 온천시설, 놀이동산, 실내·야외 수영장, 파도 풀장, 조각공원, 늪지대 식물관, 대공연장 등을 갖추고 있다. 그동안 배씨 가족이 운영해왔다.
 
부곡하와이는 수년 전까지만 해도 전국에서 연간 200만명이 찾는 대표 관광지였다. 하지만 3년 전부터 김해·양산 등에 대형 워터파크가 잇따라 문을 열면서 위기를 맞았다. 지난 한 해 부곡하와이 입장객은 예전의 10분의 1 수준인 24만여 명에 그쳤다. 회사 측은 3년 동안 누적 적자액이 100억 원에 이르고 향후 시설 개·보수 비용 등을 고려해 폐업을 결정했다. 회사 측은 비공개 매각 방침을 밝힌 뒤 인수 의사를 밝힌 업체 몇 곳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부곡하와이 노조는 공개 매각과 고용승계를 요구하고 있다. 진무환(59)노조위원장은 “사 측이 경영 부실 책임을 외면한 채 갑자기 폐업을 통보하고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폐업에 들어가더라도 남은 직원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직원 80여 명을 대상으로 퇴직금과 함께 수개월 치의 위로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노조 측에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위로금 지급액이 연봉직 노조원보다 호봉직 노조원이 30% 가까이 덜 받는 것으로 제시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지난 5일부터 회사 인근에 임시 노조 사무실을 차려놓고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폐업을 아쉬워하는 사람도 많다. 김정숙(63·창원시 마산합포구)씨는 “여름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한 번씩은 찾았던 부곡하와이가 없어진다고 해 매우 아쉽다”며 “최근 야외 물놀이 시설 일부가 개·보수되면서 더 깨끗해진 것으로 아는데, 다른 인수자가 나타나 명맥을 이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정욱(49·김해시 장유동)씨는 “경남에 사는 사람치고 부곡하와이와 얽힌 추억 한가지쯤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현재 추진 중인 매각이 잘 진행돼 새로운 부곡하와이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창녕군은 부곡하와이 폐업이 부곡온천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구병해 창녕군 온천담당은 “그동안 부곡하와이 입장객이 10분의 1로 줄어들었는데도 나머지 부곡온천에 있는 온천 업소와 실내수영장 등을 갖춘 간이 물놀이 업소 22곳에는 가족 단위 온천객과 물놀이객이 한해 300만명씩 꾸준히 찾고 있다”고 말했다.
 
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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