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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꺼짐’ 울릉도 주민들, 땅 꺼지는 한숨

중앙일보 2017.05.31 02:57 종합 21면 지면보기
지난 3월 15일 땅꺼짐 현상이 일어난 경북 울릉군 까끼등마을 인근 도로에 생긴 균열. [사진 울릉군]

지난 3월 15일 땅꺼짐 현상이 일어난 경북 울릉군까끼등마을 인근 도로에 생긴 균열. [사진 울릉군]

울릉도에 땅꺼짐 현상이 일어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심지어 정부 지원금까지 끊겨 자비로 ‘피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두 달 지났지만 여전히 피난 생활
정부 지원금도 끊겨 자비로 숙박
복구 안 돼 장마 앞두고 걱정 태산

지난 3월 15일 발생한 경북 울릉군 도동리 ‘까끼등 마을’ 일대 땅꺼짐 현상이 발생한 후 주민들은 여전히 울릉군 한 콘도에서 생활하고 있다. 땅꺼짐 현상 직후 까끼등 마을 주민 10여 명과 KBS 울릉중계소 직원들은 울릉콘도로 대피했었다. 하지만 지금 콘도에 남은 사람은 주민 3명뿐이다. 60일간 숙박비를 지원해 주는 ‘자연재난 구호 및 복구 비용 부담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지난 13일 정부 지원금이 끊기면서다. 울릉중계소 직원들은 따로 숙소를 마련했고, 대다수 주민들은 지인 집에서 신세를 지고 있다고 한다.
 
복구 작업은 시작도 하지 못했다. 땅꺼짐 현상의 원인부터 밝혀져야 복구를 시작한다는 게 울릉군 방침이다. 지반에 고인 물을 빼내 지반 변형 구조를 살피는 등 땅꺼짐 원인을 밝히는 용역은 10월까지 진행된다. 결국 주민들은 일러야 올 연말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셈이다.
 
지난달 26일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포항남·울릉)이 울릉도 위험사면 보수·보강 사업비로 재난안전 특별교부세 5억원을 확보했지만 이마저도 주민들에게 돌아가지 못했다. 김준철 울릉군 국비예산계장은 “특별교부세는 우선 중요한 원인 파악 작업에 쓰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다가오는 장마철이 걱정이다. 침하가 일어난 산 중턱 밑으로는 울릉도 중심지인 도동이 있다. 도동 주민들은 장마철이 오기 전에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산사태가 일어나면 심할 경우 동네 전체가 파묻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울릉도 까끼등 마을 일대 곳곳의 지반이 30~120㎝ 침하됐다. 땅이 내려앉은 면적만 축구장 8개 크기에 달하는 6만1000여㎡다. 땅꺼짐 현상 이후 울릉군은 자체 조사를 5차례, 한국지반공학회 등 전문기관 조사 4차례를 실시했지만 이렇다 할 원인은 밝혀내지 못했다.
 
김정석·백경서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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