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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반환한 땅이 수도권 팽창 블랙홀? 3년 새 대학 캠퍼스 5곳 들어서

중앙일보 2017.05.31 01:41 종합 10면 지면보기
4년제 대학 교육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경기 북부 지역에 대학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대학은 캠프 캐슬(동양대), 에세이욘(을지대) 등 반환 미군 기지와 그 주변에 자리 잡고 있다. 30일 경기도에 따르면 2013년 말 경기 북부 지역에는 4년제 대학이 항공대·동국대·대진대·차의과대·신한대(신흥대+한북대) 등 5곳뿐이었다. 당시 지역 내 진학 희망자 2만8000여 명 가운데 4년제 대학 지역 수용률은 14%에 불과했다.
 

기지 반환 특별법으로 개발 혜택
경기 북부 4년제 대학 2배로 늘어나
캠퍼스 빠져나간 지방은 침체 가속

그러나 2014년부터 상황이 급변했다. 중부대·경동대·예원예술대·동양대 등 4곳이 잇따라 지역 캠퍼스 형태로 개교했다. 2020년 완공 예정인 을지대는 지난 1월 의정부 캠퍼스 공사에 착수했다. 3년 새 4년제 대학(캠퍼스)이 5곳에서 10곳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2016년 말 현재 4년제 대학 지역 수용률은 19.6%로 높아졌다. 3년 사이 5.6%포인트 상승했다. 여기에 지난 22일 대경대가 남양주에 캠퍼스를 착공하는 등 전문대 신설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 북부 지역의 대학 급증은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특별법(공여지 특별법)’이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동양대·예원예술대·경동대·중부대·을지대 등 최근 개교했거나 조성 중인 5개 대학이 미군 반환기지(공여구역) 및 주변 지역에 있다. 수도권 규제에 접경지 규제까지 겹쳐 대학 조성은 물론 이전까지 제한됐던 지역에 공여지 특별법이 ‘가뭄의 단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동안 경기 북부 지역으로 이전하고자 한 대학은 많았으나 수도권 팽창을 억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수도권정비계획법’ 등이 걸림돌이 됐는데 공여지 특별법이 숨통을 터준 것이다.
 
2006년 9월부터 시행된 공여지 특별법은 지방 및 수도권 대학이 반환 미군기지나 주변 지역에 대학을 이전 및 증설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조항을 뒀다. 이후 이 법을 근거로 2014년 3월 예원예술대(양주시)와 경동대(양주시)가 경기 북부에 캠퍼스를 세웠다. 이후 중부대 등이 캠퍼스를 옮겨 왔다. 이들 대학은 수도권 지역으로 캠퍼스를 옮기며 제2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일부 난개발 우려도 있지만 대학이 옮겨오는 지역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대학교육 여건이 개선되고 주변 지역 개발도 이뤄지기 때문이다.
 
반면 기존에 캠퍼스가 있던 지역은 불만이다. 중부대의 일부 캠퍼스가 경기도 고양으로 이전해 간 충남 금산군 추부면 이장협회 회장인 이광우(61)씨는 “가뜩이나 비수도권 지역이 점점 낙후돼 가는 상황에서 대학마저 수도권으로 옮겨가니 지방의 발전은 점점 멀어지고 대학 교육 여건도 더욱 나빠지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일각에서는 공여지 특별법이 날로 비대해지는 ‘공룡 수도권’ 지역의 팽창을 부채질하고, 비수도권의 위축도 불러온다고 지적한다. 조현수 평택대(국제무역행정학) 교수는 “지방 대학의 수도권 이전 현상은 기존 수도권 대학에는 역차별로 작용할 수 있고, 수도권 대학의 과밀화 등 문제점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승빈 명지대(행정학) 교수는 “공여지 특별법이 수도권 팽창과 비수도권의 위축을 불러오는 ‘양날의 칼’ 역할을 하는 상황을 개선할 방법이 현재로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며 “해당 대학과 지자체, 지역 주민이 협의해 대안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의정부=전익진·김민욱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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