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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목장 전국 26곳 … 사라졌던 뱀장어·명태가 돌아왔다

중앙일보 2017.05.31 01:02 종합 20면 지면보기
오늘은 바다의 날입니다 

오늘 바다의 날 … 신음하는 생태계
치어 남획에 어획량 100만t 아래로
해저선 여의도 면적 65배 사막화
바다목장 만들어 어족자원 복원
암반에 해초 심어 바다숲 늘려야


바다의 날은 해양의 중요성을 알리고, 진취적인 해양 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제정한 국가 기념일입니다. 통일신라 시대 장보고 대사가 청해진을 설치한 달(5월)을 기려 만들었습니다. 바다는 지구표면의 71%를 차지하고 광물과 에너지 등 무궁무진한 자원을 품고 있는 보물 창고입니다. 중앙일보는 바다의 날을 맞아 바다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1면을 푸른색으로 인쇄했습니다. 오늘 하루, 해양자원의 중요성을 되새겨 보면 어떨까요? 
해양수산부는 바다목장과 인공양식 등으로 어획량 감소와 바다 사막화 위기를 해소하고 있다. 사진은 경북 영덕 해저에 건설된 바다목장. [사진 해양수산부]

해양수산부는 바다목장과 인공양식 등으로 어획량 감소와 바다 사막화 위기를 해소하고 있다. 사진은 경북 영덕 해저에 건설된 바다목장. [사진 해양수산부]

‘국내총생산(GDP) 규모 세계 7위. 자산 가치 24조 달러(약 2경7000조원)’.
 
2015년 국제환경단체 세계자연기금(WWF)이 추산한 바다의 경제 가치다. WWF는 바다의 GDP가 연 2조5000억 달러(약 2800조원)라고 계산했다. 국가로 보면 당시 기준으로 영국·프랑스보다 많다. 자산 가치는 수산 및 해양자원(6조9000억 달러), 해안지대 생산(7조8000억 달러), 교역·운송(5조2000억 달러), 이산화탄소 흡수(4조3000억 달러) 등을 더해 나왔다.
 
이런 가치를 지닌 바다지만 현재는 위기다. WWF는 “불법 포획으로 세계 어류 90%의 개체 수가 줄고 있다”고 경고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세계 수산물 부족량이 2015년 1090만t에서 2030년 9200만t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북 영덕 인근 해저에 지어진 바다목장. [사진 해양수산부]

경북 영덕 인근 해저에 지어진 바다목장. [사진 해양수산부]

31일로 22번째 ‘바다의 날’을 맞은 우리 바다도 다르지 않다. 1990년대 150만t이던 한국의 연근해 어업생산량은 지난해 91만6000t으로 44년 만에 100만t 아래로 내려갔다. 기후변화로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며 어류가 다른 해역으로 떠나는 이유도 있지만, 근본 원인은 ‘남획’이다. 어린 물고기를 많이 잡아 ‘바닷속 저출산’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엄선희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연구위원은 “지난해 어린 물고기를 주원료로 하는 생사료 사용량이 2015년 어업생산량의 절반 수준인 47만t”이라며 “세꼬시(어린 물고기를 뼈째 썰어 먹는 회) 소비 등도 문제”라고 말했다.
 
해저에선 사막화가 진행 중이다. 암반 표면에 자라는 해초류(海草類)가 사라져 암반이 하얗게 변하는 ‘갯녹음’ 현상이 늘고 있다.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서울 여의도 면적의 65배에 달하는 1만8792ha(1ha=1만㎡)의 해역에서 갯녹음 현상이 나타났다.
 
위기를 막기 위한 노력도 진행 중이다. 해양수산부는 2009년부터 ‘바다숲’을 만들고 있다. 산에 나무를 심는 것처럼 갯녹음을 겪는 암반에 해초를 심는 작업이다. 지난해까지 전국 연안 111곳에 총 1만2208ha를 만들었다. 2030년까지 총 5만4000ha로 바다숲을 넓힐 계획이다. 해수부는 해초류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2013년부터 5월 10일을 ‘바다 식목일’로 기념하고 있다. 바다 식목일 지정은 세계 최초다.
 
 바다숲 사업은 외국에서도 활발하다. 일본은 시설사업과 콘텐트 사업으로 이원화했다. - 시설사업은  기존 해조장 조성 등 어항어장 정비사업에서 추진한다. 콘텐트 사업은 갯녹음대책사업, 환경생태계보전대책사업 등 어업인 단체 지원 추진 등으로 이루어진다. 
 
미국에서도 바다숲 사업이 활발하다. 플로리다 인근해역, 샌프란시스코만, 롱아일랜드 인근해역, 체사픽만 등에는 과거에는 해초가 밀집되어 있었지만 지난 100년간 바다숲의 80%가 심각하게 훼손됐다. 미국은 해조류보다 해초류 중심으로 바다숲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해초보식, 통행제한, 바다새의 배변을 통한 토양에 영양 공급 등을 통해 복원을 시도하고 있다.
 
제주도 부근 해저의 바다숲. [사진 해양수산부]

제주도 부근 해저의 바다숲. [사진 해양수산부]

 
어족자원 복원도 이뤄지고 있다. 해수부는 2006년부터 바다목장을 짓고 있다. 바다에 인공어초 등을 만들어 어류가 살 만한 곳을 만든 뒤 새끼 물고기를 방류해 이곳에서 기르는 방식이다. 지난해까지 1680억원을 투입해 전국 바다에 총 26곳을 지었다. 2020년까지 총 50곳을 조성할 계획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우리 해역에서 멸종됐던 뱀장어와 명태에 대한 완전 양식을 지난해 6월과 10월 각각 성공했다. 완전양식은 자연산 물고기 없이 인공부화한 물고기만으로 양식을 할 수 있다는 걸 말한다.
 
외국에서도 어종자원 복원사업이 활발하다. 대표적인 게 연어 회귀율 향상 방안 마련이다. 미국, 캐나다, 일본, 러시아가 적극적이다. 미국, 캐나다, 일본, 러시아는 북태평양 협약수역(북위33도 이북 공해)내에 연어포획 불법어업 행위 근절을 위해 항공기 및 경비선을 이용하여 단속하고 있다. 또한 연어 회귀에 관한 조사를 CSRS(과학조사통계위원회)를 통해 과학적인 분석으로 연어 자원을 관리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사란(死卵)을 줄이고 수정율을 높이기 위해 인디언 수차 및 어도를 이용하여 어미연어를 포획하고 있다. 어린 연어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지역별 방류시기를 조절하여 어린 연어를 방류 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바다목장과 바다숲을 조성하고 인공양식으로 멸종된 어류를 복원해 이를 타개하려 하고 있다. 사진은 제주 서귀포 해저에 설된 바다목장의 모습. [사진 해양수산부]

해양수산부는 바다목장과 바다숲을 조성하고 인공양식으로 멸종된 어류를 복원해 이를 타개하려 하고 있다. 사진은 제주 서귀포 해저에 설된 바다목장의 모습. [사진 해양수산부]

 
한국이 갈 길은 아직 멀다. 김남길 경상대 해양생명과학부 교수는 “바다숲에서 자라나는 해초류는 6~7종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해초를 심기 위해 바다숲·목장에 설치된 인공구조물이 환경오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조일환 해수부 수산자원정책과장은 “종묘이식패널 등을 활용해 자연 암반에 해초를 심고 유전자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방류 어류도 지속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바다의 날
바다의 중요성을 알리려 1996년 지정됐다. 통일신라 장보고 대사가 828년 5월 청해진을 설치한 걸 기려 5월 31일로 정했다. 올해 기념식은 전북 군산시 새만금 신도시에서 개최한다. 다음달 4일까지 요트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전국에서 열린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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