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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공부] 인성·탐구성, 공동체 의식 바탕 자기주도학습 능력 키운다

중앙일보 2017.05.31 00:02 Week& 3면 지면보기
미국 명문교 SJA 탐방 
 

지역 주민들도 학생 지원 적극
한국인 학생 다양한 재능 발휘
10월 제주에 ‘SJA Jeju’ 개교

SJA 학생들은 스스로 연구하고 답을 찾는 활동을 통해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기른다. 학생들이 아트센터에서 패션 디자인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 SJA]

SJA 학생들은 스스로 연구하고 답을 찾는 활동을 통해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기른다. 학생들이 아트센터에서 패션 디자인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 SJA]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SJA)는 175년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 동북부의 명문 사립학교다. 이 학교는 올바른 인성, 학습에 대한 열정, 공동체 의식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고 학생들을 가르친다. 주입식 교육이 아닌 학생 스스로 답을 찾게 하는 탐구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이런 SJA의 교육 이념을 바탕으로 한 SJA Jeju가 제주영어교육도시에 새롭게 문을 연다. 오는 10월 개교하는 ‘SJA Jeju’의 교육 철학을 미리 경험하기 위해 미국 버몬트주에 있는 SJA를 찾았다.

지난달 28일 오전 미국 버몬트주 SJA에서 의미 있는 행사가 마련됐다. 1년에 두 번 열리는 캡스톤 데이(Capstone Day)다. 졸업반 학생들이 모여 그동안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는 날이다. 시니어 캡스톤은 심화 과정으로 SJA가 강조하는 탐구 중심의 교육을 가장 잘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들은 각자 관심 있는 주제를 정하고 심층 연구해 스스로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 연구 결과는 프레젠테이션으로 작성해 캡스톤 데이에 발표하고 교사와 지역 주민과 공유하며 평가를 받는다.
SJA를 상징하는 벨 타워가 있는 콜비 건물.

SJA를 상징하는 벨 타워가 있는 콜비 건물.

 
이날 열린 캡스톤 데이에는 졸업반 학생 120명이 참여했다. 만화를 좋아하는 학생은 자신이 직접 만화를 제작해 공개했다. 또 패션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학생은 미니 패션쇼를 개최하는 등 각자 다양한 주제와 발표 방식으로 평가단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인상적인 건 교사뿐만 아니라 주민들도 평가단에 참여한다는 점이다. 평가에 참여한 주민들은 학교 인근의 세인트존스베리 마을에 사는 전문직 종사자들로 구성됐다. 학생과 지역의 건강한 교류를 통해 이 학교가 가진 교육 이념 중 하나인 공동체 의식을 실현하고 있다.
 
학생·학교·지역사회 삼위일체
 
이 학교에 재학 중인 추성민군도 자신의 결과물을 내놨다. 자신의 관심 분야인 역사와 정치에 수학적 재능을 접목시켜 ‘버몬트주의 소득과 정당 선택의 상관관계(Income and political affiliation in Vermont)’를 주제로 통계학을 활용한 연구 결과를 발표해 큰 호응을 얻었다. 그는 최근 버몬트대에서 주최한 수학경시대회에서 1등을 차지하며 뛰어난 수학 실력을 인정받은 인재다. 그는 “친구들과 교류하면서 외향적인 성격으로 변했고 영어 실력도 좋아졌다”며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며 국제적인 감각을 키우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도 넓어졌다”고 말했다. 추군은 이 학교에서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길렀다. 학교는 학생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공부할 수 있도록 오후 3시 이후는 자유시간을 준다.
 
졸업반인 곽도영양도 학교에서 주목하는 인재다. 그는 최근 ‘2017 스콜라스틱 아트 앤드 라이팅 어워즈(Scholastic Art & Writing Awards)’에서 2개의 내셔널 실버 메달(National Silver Medal)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1923년 시작된 스콜라스틱 아트 앤드 라이팅 어워즈는 앤디 워홀, 실비아 플래스, 트루먼 커포티, 리처드 애버던과 같이 유명한 예술가를 배출해온 역사 깊은 대회다. 미국의 재능 있는 청소년들이 이 대회를 통해 예술성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에는 32만 개 작품이 출품된 가운데 전체의 1%에도 미치지 않은 2740개 작품만 메달을 받았다는 점에서 곽양의 수상은 의미가 크다. 그는 “캐나다에 있을 때부터 예술 대학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만족할 만한 학교가 없었다”며 “SJA에는 아트센터가 있고 필요할 때 조언해줄 수 있는 선생님이 많으며 무엇보다 다양한 분야의 예술을 접할 수 있어 만족한다”고 답했다.
 
SJA Jeju 교육철학 미국 SJA와 동일
 
SJA의 교육철학은 앞으로 개교하는 SJA Jeju에서도 동일하게 펼쳐진다. SJA Jeju는 SJA의 교육이념인 인성, 탐구성, 공동체 의식을 반영해 학생들을 교육한다. 유치부(만 3~5세)부터 초등부(1~5년), 중등부(6~8년), 고등부(9~12년)로 나눠 교과과정을 운영한다. 학생 스스로 연구하고 답을 찾는 탐구 기반 학습이 중심이 된다. 강의 위주가 아닌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활동 위주의 수업을 한다. 또 학생들이 자신의 관심사와 흥미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미술, 음악, 로봇공학, 패션 디자인 등 다양한 교과목도 마련할 예정이다. 초·중등부에서도 캡스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유치부의 경우 탐구 기반의 교육 방식인 레지오 에밀리아 접근법(Reggio Emilia Approach)을 적용한다. 교사들은 어린 학생이라도 독립적인 탐구자로 존중해 자신의 생각과 이해 과정을 스스로 설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이들은 이 과정을 통해 호기심과 배움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다. 고등부는 한 학기 동안 미국 SJA에서 수업을 받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피터 토스카노 SJA Jeju 중·고등부 교장은 “각자의 관심사와 재능을 발전시키는 교육 환경을 제공하는 SJA처럼 SJA Jeju 역시 탐구 기반의 학습을 토대로 자신의 잠재 능력을 발굴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버몬트=강태우 기자 kang.tae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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