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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술]해외서 지갑 도난? 통장·카드 없어도 돈 받는 법 있다

중앙일보 2017.05.31 00:01
 해외여행이 일상화하면서 해외에서 발생하는 사건·사고도 늘었다. 외교부에 따르면 2011년 4458건에 불과했던 재외국민 사건·사고가 2016년 9290건으로 갑절 이상 늘었다. 가장 많은 사고는 절도였다. 2016년에는 해외 사고의 3분의 2 이상이 절도였다.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는 여행이라 해도 예방책과 사후 대처법을 알아둬야 하는 이유다.
 

2016년 해외 사건·사고 9290건…5년 새 갑절 늘어
외교부 신속해외송금제도, 공관 찾아가 직접 수령
웨스턴유니온, 전세계 가맹점 많지만 수수료 비싸

해외여행객이 급증하면서 해외에서 발생하는 사건·사고도 늘었다. 2016년 재외국민 사건, 사고는 9290건으로 5년 전인 2011년보다 갑절 이상 늘었다. 사진은 한국인도 많이 찾는 터키 이스탄불. [중앙포토] 

해외여행객이 급증하면서 해외에서 발생하는 사건·사고도 늘었다. 2016년 재외국민 사건, 사고는 9290건으로 5년 전인 2011년보다 갑절 이상 늘었다. 사진은 한국인도 많이 찾는 터키 이스탄불. [중앙포토]

먼저 여행지가 안전한지부터 알아두자. 외교부는 여행경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치안·보건 수준 등을 기준으로 국가별 안전 수준을 4단계(여행유의·여행자제·여행제한·여행금지)로 정리했다. 4단계에 포함되지 않는 나라는 치안 선진국이라고 보면 된다. 여행유의 국가에는 스페인·터키 등이, 여행자제 국가에는 한국인이 많이 가는 필리핀·네팔·몰디브가 포함돼 있다. 여행금지 국가(소말리아·시리아·아프가니스탄·예멘·이라크·필리핀 민다나오)에 가려면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한국인이 많이 찾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나라마다 치안 수준이 천차만별이다. 검은색으로 표시된 필리핀 민다나오 지역은 여행 금지 구역이다.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한국인이 많이 찾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나라마다 치안 수준이 천차만별이다. 검은색으로 표시된 필리핀 민다나오 지역은 여행 금지 구역이다.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치안 선진국에서도 사고는 일어난다. 여행자보험을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어느 나라든 외국인은 자국민보다 병원비가 훨씬 비싸다. 여행자보험에 가입했다면 당당히 병원을 용한 뒤 영수증을 챙겨와 보험사에 청구하면 된다. 휴대품을 잃어버리거나 파손됐을 때도 보상이 된다. 보험 가입비는 보장 범위에 따라 7000원~3만원(7일 기준)이다. 출국 직전 공항에 있는 보험사 데스크를 찾아가도 되지만 요즘엔 저렴한 인터넷 보험 상품도 많다.
  
소매치기를 당하지 않으려면 짐을 꽁꽁 싸매고 귀중품과 현금·신용카드를 나누어 보관하는 게 상책이다. 바지 뒷주머니에 지갑을 넣어 두는 건 가져가라는 신호나 다름없다. 가방에 자물쇠를 채우거나 조금 촌스러워도 복대를 차는 것도 방법이다. 요즘도 여행객에게 복대를 나눠주는 여행사가 있다. 여권이나 비자 등 중요 서류는 분실에 대비해 사본을 챙기는 게 현명하다. 증명사진도 2장 이상 가져가는 게 좋다. 도난사고가 발생했을 때 현지 경찰서에서 신고서를 작성하려면 반드시 사진이 필요하다. 
 
유럽에서는 유별나게 호의를 베풀거나 사진 찍어 달라는 사람을 조심해야 한다. 보통 소매치기는 짝을 이뤄 활동한다. 한 명이 관심을 끌고, 다른 한 명이 여행자의 물건을 슬쩍 집어가는 식이다. 사복경찰을 가장한 사기꾼, 갓난아기를 안고 도움을 청하는 여성도 조심해야 한다. 불심검문을 당하면 무턱대고 신분증을 내주지 말고 그들에게 먼저 경찰 신분증부터 보여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한국인이 많이 찾는 여행지 중 의외로 '여행유의' '여행자제' 국가로 분류된 나라가 많다. 스페인, 터키, 몰디브 등이 대표적이다. 사진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중앙포토]

한국인이 많이 찾는 여행지 중 의외로 '여행유의' '여행자제' 국가로 분류된 나라가 많다. 스페인, 터키, 몰디브 등이 대표적이다. 사진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중앙포토]

 
외교부가 해외여행자를 위해 제공하는 서비스도 알아두자.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는 허둥대지 말고 영사 콜센터(02-3210-0404)에 전화해 도움을 요청하자. 해외에 도착해 휴대전화 전원을 켜면 가장 먼저 받는 문자메시지가 이 번호다. ‘동행 서비스’라는 것도 있다. 외교부 안전여행 홈페이지(0404.go.kr)에 신상정보·현지 연락처·국내 비상 연락처 등을 등록해두면 여행지 안전정보를 e메일로 알려주고, 사고 발생시 지인에게 연락해준다. 여행자의 동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만능 서비스는 아니다. 여행자가 직접 작성한 간략한 정보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일정이 바뀌거나 이동이 많을 경우 소재 파악이 어려울 수도 있다.
 
신용카드와 현금을 모두 분실했거나 도난 당해 급히 돈이 필요한 경우,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외교부의 ‘신속해외송금제도’를 이용한다. 절차는 대략 이렇다. 여행자가 해외에 공관(대사관·총영사관)에 지원을 신청하면, 국내 연고자가 외교부 통장(농협·우리은행·수협)으로 수수료를 포함한 송금액(최대 3000달러)을 한화로 보낸다. 입금이 확인되면, 해당 해외 공관은 여행자에게 현지 화폐로 송금해 준다. 여행자가 해외 공관으로 직접 찾아가야 하는 점은 번거롭다. 공관 대부분이 대도시에 있고, 주말을 제외한 업무시간에 방문해야 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외교부에서 운영 중인 신속해외송금제도. 해외에서 현금, 신용카드 등을 분실해 곤란한 여행자를 위한 서비스다.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외교부에서 운영 중인 신속해외송금제도. 해외에서 현금, 신용카드 등을 분실해 곤란한 여행자를 위한 서비스다.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웨스턴 유니온’을 이용하는 여행자도 많다. 세계 각지에 30만 개 이상의 지점을 보유한 금융회사다. 역시 국내에 있는 연고자가 돈을 보내주는 방식은 같다. 연고자가 국민은행·하나은행 등 웨스턴 유니온 제휴 은행으로 가서 수수료를 포함한 금액을 송금한다. 여행자는 가까운 웨스턴 유니온 가맹점에서 연고자가 일러준 송금번호를 확인하면 돈을 받을 수 있다. 수수료는 시중 은행보다 훨씬 비싸다. 1000달러(약 112만원)를 보내면, 수수료가 약 75달러(약 8만4000원)다. 국내은행은 1만~2만원 선이다.
한국관광공사에서 만든 어플 '저스트 터치 잇'. 8개 언어를 지원한다.

한국관광공사에서 만든 어플 '저스트 터치 잇'. 8개 언어를 지원한다.

 
안전여행을 도와주는 스마트폰 앱도 다채롭다. 한국관광공사의 ‘저스트 터치 잇’은 위급상황 때 의사소통에 도움되는 핵심 정보를 모아 놓았다. 영어·일어·중국어 등 8개 언어를 지원한다. 외교부에서 만든 ‘해외 안전여행’ 앱은 해외 공관 위치, 위기상황 매뉴얼 등 유용한 정보가 많다. 여행자의 실시간 위치를 가족·친구가 확인할 수 있는 아이쉐어링, 구글 번역·네이버 파파고 등 통역 어플도 여러모로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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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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