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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비학생 조교 정년 보장에…일반 무기계약직·정규직원 불만 조짐

중앙일보 2017.05.29 17:56
29일 서울대 행정관에서 열린 '조교 고용 안정에 따른 협약식'에 신희영 서울대 연구부총장과 임효진 전국대학노조 국공립대본부장이 참석해 비학생조교 무기계약직 전환과 임금 수준에 합의했다. [연합뉴스]

29일 서울대 행정관에서 열린 '조교 고용 안정에 따른 협약식'에 신희영 서울대 연구부총장과 임효진 전국대학노조 국공립대본부장이 참석해 비학생조교 무기계약직 전환과 임금 수준에 합의했다. [연합뉴스]

서울대가 계약직 ‘비학생 조교’에 대한 무기계약직 전환(60세 정년)과 임금 보장(법인 정규직 8급의 88%)에 29일 합의했다. 5년간 갈등을 빚던 문제가 타결됐지만 다른 무기계약직 직원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서 또다른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서울대의 합의는 다른 국립대 비학생 조교들의 처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논란이 확산될 조짐이다. 비학생 조교는 학생이 아니면서 고등교육법상 조교의 신분으로 대학 행정업무 전반에 투입된 비정규직이다. 대학노조에 따르면 서울대 등 전국 국립대 37곳에서 3190여 명이 일하고 있다.
 

계약직 비학생 조교에 '만 60세 정년보장·정규직 임금 88%'
일반 무기계약직 "상대적 박탈감 더 커졌다"

서울대는 이날 전국대학노조 소속 비학생 조교 130여 명과 합의하고 전체 비학생 조교(250여 명)에게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5일부터 보름간 파업한 전국대학노조 소속 비학생 조교들은 이날 오후 2시 대학본부와 협약식을 갖고 현업에 복귀했다. 공무원 보수 규정(대통령령)에 따라 법인 정규직 6~7급 사이의 연봉을 받던 비학생 조교들은 원래 임금보다는 18~42% 삭감됐지만 60세 정년을 보장받아 ‘준정규직’ 신분을 보장받게 됐다.
 
이번 파업은 2012년 법인화 이후 비학생 조교 36명이 올해 초 임용 만료 기한(5년)이 도래하면서 시작됐다. 비학생 조교는 기간제법(2년을 초과한 기간제근로자는 무기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 적용의 예외인 대신 서울대 조교 인사관리 규정상 ‘만 5년을 초과해 임용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5년 넘게 일해온 비학생 조교들이 많아 서울대는 지난해 12월 고용 보장을 약속했다. 하지만 임금 수준과 신분 등을 놓고 갈등이 계속됐다. 임효진 전국대학노동조합 국공립대본부장은 “88%는 비학생조교들의 원래 주장에는 못 미치지만 고용 보장에 의의를 둔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학생 조교들이 합의한 임금이 다른 무기계약직 600여 명의 임금 수준(법인 정규직 8급의 70~87%)보다 높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서울대는 비학생 조교들의 삭감된 연봉분은 수당 등의 형태로 추후 논의해 지급하기로 한 상태다.
 
지난 24일 전국대학노조 서울대지부 소속 비학생조교들이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파업 농성을 벌이고 있다. 6~7급 대우를 받던 이들은 정규직 8급 수준으로 연봉이 낮아지더라도 무기계약직 전환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지난 24일 전국대학노조 서울대지부 소속 비학생조교들이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파업 농성을 벌이고 있다. 6~7급 대우를 받던 이들은 정규직 8급 수준으로 연봉이 낮아지더라도 무기계약직 전환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대부분 기간제법의 적용으로 2년 이상 계약직으로 일하다 무기계약직이 된 이들은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대학 본부 소속 무기계약직 A씨는 “그동안 같은 일을 하면서도 정규직 직원들보다 월급을 적게 받아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이제 비학생 조교 출신 무기계약직보다도 월급이 적으니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무기계약직 B씨는 “규모가 크고 단체의 힘을 업었다는 이유로 비학생 조교들이 혜택을 받는다는 생각이 든다. 그분들을 탓하기보다 학교가 기준 없이 임금을 정하는 것에 불만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는 임금을 획일적으로 규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호소하고 있다. 성삼제 사무국장은 “서울대 내 직원들의 고용 형태가 워낙 다양하고 소속도 단과대, 본부, 발전기금 등으로 다르다. 각각의 업무 특성을 존중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88%로 임금이 결정된 이유에 대해서는 “서로가 양보한 결과”라고 말했다.  
 
한편 정규직 위주로 구성된 서울대 노조는 “입장을 밝히기 적절하지 않은 사안”이라고 말했다. 비학생 조교 측은 “학교가 수당을 통해 임금 삭감분을 추가 지급할 수 있다고 했지만, 정규직과의 수당 형평성 문제가 있기 때문에 실제로 가능할지는 의문이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윤재영 기자 yun.jae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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