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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북한, 왜 미사일 도발 멈추지 않나?

중앙일보 2017.05.29 17:51
북한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14일, 21일에 이어 29일 세 번째로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이례적인 3주 연속 도발이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29일 오전 5시 39분쯤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쐈다고 밝혔다. 이 미사일은 최대 고도 120여㎞를 찍은 뒤 6분 동안 450여㎞를 날아 동해에 떨어졌다. 
 
합참 관계자는 “스커드 계열 미사일로 추정된다”며 “비행궤도가 불규칙해 정확히 몇 발을 쐈는지는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오전 7시 30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하는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신정부 출범 후 북한의 빈번한 도발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우리의 요구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며 "북한은 일체의 도발을 즉각 중단하고 조속히 비핵화의 길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마네현(島根) 오키(隱岐)제도에서 약 300㎞ 떨어진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북한 미사일이 떨어진 일본은 초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를 무시하고 도발을 계속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북한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과 함께 구체적인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은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일본 NHK는 보도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알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브리핑을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경고나 구체적인 향후 대응조치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이 3주 연속 미사일 발사를 한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우선 다양한 미사일의 안정성을 최단기간내 확보하기 위한 자체 프로그램에 따른 것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날 발사한 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단 추진체 비행시험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합참이 언급한 '불규칙한 비행 궤도'와 관련, ‘항모 킬러’인 대함탄도미사일(ASBM)의 전형적인 특성일 수 있다며 북한이 ASBM을 시험 발사했다는 의견도 있다.
 
군은 또다른 북한의 의도를 제시했다. 군 관계자는 “이날 발사는 특정한 목적을 가진 일종의 '무력시위'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막 출범한 한국의 새 정부와 북한을 압박해온 미국에 대한 메시지라는 얘기다. 또다른 군 관계자도 “북한 스커드미사일은 주 타깃이 한국"이라며 "미사일 발사를 통해 대남 메시지를 보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전문대학원장은 “북한은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남북관계 개선에 많은 기대를 했을 것”이라며 “출범 이후 문재인 정부가 신중한 입장을 보이자 3주 연속 도발을 통해 한국 신 정부가 어떻게 나올 것인지를 시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한국의 새 정부를 향해 외세(미국)와 민족(북한) 중 양자택일을 하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며 “(과거 한국 정부 출범 초를 보면)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계속해 한반도 위기 상황을 고조시킨 뒤 돌연 평화공세를 하면서 대화국면으로의 전환을 시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동해상에서 작전중인 미국의 핵추진 항모 칼빈슨함(CVN 70)과 합류 예정인 로널드 레이건함(CVN 76)에 대한 '무력시위'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북한은 이날 미사일 발사장소를 동해안쪽인 원산 일대로 선택했다. 미 항모 2척이 동시에 동해에 전개되는 이례적인 상황에 위협을 느낀 북한의 강대강 대응이란 얘기다.
 
 
 
이철재ㆍ김록환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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