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구애와 스토킹 사이…"벌금 10만원 이하가 웬말"

중앙일보 2017.05.29 17:01
술집 여종업원을 수년간 스토킹하고 폭행을 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군산경찰서, 보복상해 혐의로 20대 구속영장 신청
술집 여성에 "사귀자"며 4년간 5000차례 메시지
"무섭다"며 경찰 신고하자 2차례 주먹 휘둘러
폭행 없다면 경범죄 취급…"스토킹법 제정 시급"

전북 군산경찰서는 29일 "술집 여종업원에게 상습적으로 협박 메시지를 보내 위협하고 폭행한 혐의(특가법상 보복 상해)로 A씨(27)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3년부터 최근까지 유흥주점에서 일하는 B씨(31·여)에게 "사귀자"고 요구하며 공포심을 유발하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5000여 차례 보낸 혐의다. 그는 또 B씨가 경찰에 신고하자 술집에 찾아가 난동을 피우고 B씨를 2차례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처럼 스토킹이 위험 수위에 달했지만 정작 현실에선 경범죄로 취급돼 처벌이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조계에 따르면 현행법상 스토커를 처벌할 수 있는 근거는 경범죄처벌법의 '지속적 괴롭힘'뿐이다. 이번에 군산에서 발생한 A씨 사건은 폭행죄에 대한 처벌이 가능하지만 스토킹에 따른 처벌은 역시 벌금 10만원 이하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스토킹 처벌을 강화하는 법이 제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그동안 국회에서 스토커 처벌에 관한 법률이 수차례 발의됐지만 모두 무산됐다.  
 
그나마 지난해 6월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 등 12명이 공동 발의한 '스토킹 범죄의 처벌 특례법 개정안'이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된 상태다. 이 법안은 스토킹을 제대로 규정해 처벌을 강화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스토커들은 자신의 행위를 범죄가 아닌 구애라고 우기는 경향이 있다"며 "스토킹은 성폭행과 폭력·감금·살인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