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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돈봉투 만찬’ 현장서 밥 먹으며 조사한 감찰반

중앙일보 2017.05.29 02:13 종합 12면 지면보기
이영렬(左), 안태근(右)

이영렬(左), 안태근(右)

‘돈봉투 만찬’ 사건을 조사 중인 법무부·대검찰청 합동감찰반이 28일 안태근(51) 전 법무부 검찰국장(현 대구고검 차장)을 비공개로 불러 조사했다. 이영렬(59) 전 서울중앙지검장(현 부산고검 차장) 역시 비공개로 전날 소환조사했다.
 

22일 문제의 식당 사진 찍으며 점심
휴일엔 이영렬·안태근 비공개 소환
“감찰 태도 문제” “식구 감싸기” 논란
법무부 “식당 주인이 권유해 식사”

감찰반 관계자는 “경위서 분석과 현장 조사 등을 토대로 두 사람에 대한 대면조사를 진행했다. 돈의 출처에 대한 계좌추적도 했다”고 말했다. 만찬에 참석했던 나머지 8명에 대한 조사는 그 전에 마친 상태였다. 이로써 감찰반은 만찬 참석자 10명 전원과 사건 관련자 10여 명 등 총 20여 명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감찰반은 이번 주중 만찬 참석자들에 대한 처벌 여부 및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감찰반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참석자 중 서울중앙지검 부장급과 법무부 과장에 대해서는 경징계 내지는 징계를 하지 않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국정 농단 사건’ 수사 종료 나흘 뒤인 지난달 21일 서울 서초동 B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한 뒤 70만~100만원이 든 돈봉투를 주고받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주요 감찰 대상자들을 주말에 비공개 조사한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이미 주요 의혹 사항이 드러나 국민적 관심 사안이 된 상황에서 이렇게 비공개로만 일관한다면 ‘요식행위 감찰’ 또는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들을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감찰반이 사건 현장에서 점심 식사를 겸한 현장 조사를 한 것으로 드러나 이 역시 논란거리가 됐다. 법무부와 대검에 따르면 감찰반 관계자들은 지난 22일 ‘돈봉투 만찬’ 장소인 B식당에 현장 조사차 찾아갔다. 이들은 식당 관계자들에게 만찬 당시 상황을 묻고 이 전 지검장과 안 전 국장 일행이 식사를 한 방에서 사진을 찍고 그곳에서 식사를 했다. 한 검찰 간부는 “나도 감찰 부서에서 일한 적이 있지만 사건 현장을 감찰하면서 식사를 했다는 얘기는 듣도 보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식당 관계자 등을 통해 당시 상황을 꼼꼼히 확인했고 다만 그 과정에서 식당 주인이 ‘기자들이 너무 많이 찾아와서 손님이 없다. 밥이라도 한 끼 팔아달라’고 해 식사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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