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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주 4일제로 정규직 늘리기 실험

중앙일보 2017.05.29 01:53 종합 16면 지면보기
‘하루 8시간, 주 32시간 근무, 주 4일 출근’. 경북도가 28일 이러한 내용의 새 일자리 모델을 발표했다.
 

연말까지 산하 공기업 20곳서 시행
99명 신규 채용, 50명 정규직 전환
전문가 “근무 형태 따른 차별 우려”

올 12월까지 경북도 출연출자기관 30곳 중 경북개발공사·경북관광공사·포항의료원·경북테크노파크 등 20곳의 신규 채용직원 99명을 우선 현재 하루 8시간, 주 40시간, 주 5일 출근 형태를 주 4일 출근하는 정규직 직원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또 기존 도 산하 의료원 등 출연출자기관에서 비정규직으로 근무 중인 직원 가운데 정규직 전환이 예고된 50명도 12월 이전에 주 4일제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주 4일제 근무 방식은 월요일에서 목요일까지 근무하거나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근무하는 식이다. 기관별 근무 여건에 맞춰 주 4일 출근, 주 32시간 근무 형태에 맞추면 된다. 주 5일제 정규직 대비 20% 이상 인건비가 줄어 그만큼 정규직 일자리를 더 만들 수 있다는 게 경북도의 계산이다. 예를 들어 월급 100만원을 받는 주 5일 근무 직원 5명을 뽑을 수 있다면 주 4일 근무로 채용하는 경우 월급 80만원을 주고 1명의 직원을 더 뽑는 것이 가능하다는 셈법이다.
 
주 4일 정규직 일자리는 경북도가 열흘 전 발굴했다.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맞춰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방법을 고민하던 중 직원들 간 토론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한다. 자치단체는 민간 기업의 채용 방식을 강제할 수 없어 도 산하 출연출자기관부터 이 모델을 적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주 4일 정규직이 제2의 비정규직 문제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렬 영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주 4일짜리 직원, 주 5일짜리 직원, 주 32시간짜리, 주 40시간짜리로 정규직·비정규직처럼 또 다른 차별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동일 노동, 동일 근무, 동일 혜택 관점으로 보면 ‘다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며 “업무 취급성 여부를 따져 모든 직원이 주 4일, 주 5일을 섞어 동시에 진행하는 방법 등으로 다름을 극복해야 할 것 같다”고 의견을 전했다.
 
이에 대해 박성수 경북도 자치행정국장은 “스웨덴이나 노르웨이 등 북유럽에선 이미 성공적으로 정착된 근무 형태”라며 “세계적 흐름처럼 국내에서도 일자리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 성공적으로 주 4일 정규직 근무가 안착 가능하다고 본다. 앞으론 해외처럼 주 20시간 정규직 근무자도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정확한 예산 절감, 인건비 절감에 따른 신규 채용 인원 등을 수치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안동=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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