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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기적처럼 길어 올린 승리

중앙일보 2017.05.29 01:00 경제 11면 지면보기
<4강전 2국> ●이세돌 9단 ○커   제 9단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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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보(233~262)=지난 26일 '바둑의 미래 서밋'에서는 '페어대국'과 '단체전'이 열렸다. 두 대국은 승패를 떠나 사람과 '알파고'의 여러 조합을 시험하는 자리였다. 시험 대국이었지만 오히려 메인 대국이었던 커제 9단과 알파고의 대결보다도 흥미로운 포인트가 많았다. 문득 이세돌 9단과 커제 9단이 힘을 합쳐 알파고를 상대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해진다.
 
초반부터 얽히고설켜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이 바둑도 어느덧 종착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중앙 대마 싸움을 하다가 갑자기 하변으로 선로를 변경한 이 9단의 판단은 옳았다. 쌍방이 정신없이 중앙에서 대마 싸움을 하는 사이, 하변 백마도 목숨이 위태로워졌다. 이 9단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파고들어 기적처럼 승기를 잡았다.
 
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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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이 9단은 한 번 더 관전자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한다. 백이 하변 흑마를 공격해 전단(戰端)을 구하는 상황에서 247로 실수를 범한 것. '참고도' 진행대로 흘러갔다면, 알기 쉽게 백마를 '천지대패'로 때려잡을 수 있었다. 실전에서는 기회를 놓쳐 흑백이 각자도생했고, 그럼에도 흑집이 많아 커제 9단이 293수 만에 돌을 거뒀다.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게 하는, 끝없이 지난한 싸움이었다. 이제 다시 승부는 원점이다. 262수 다음 줄임. 흑 불계승.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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