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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뛰어도 … 주식형 펀드 절반은 아직 운다

중앙일보 2017.05.29 01:00 경제 6면 지면보기
수년 동안 펀드 투자를 해 온 회사원 임모씨(34)는 스마트폰으로 펀드 수익률을 확인할 때마다 한숨만 나온다. 천정부지로 오른다는 주가는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다. 임씨가 가입한 국내 주식형 펀드는 현재 -10.3%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올해 들어 손실 폭을 다소나마 만회했지만 원금까지 갈 길이 멀다.
 

37개 금융사 판매 상품 분석
판매사 46%가 2년 수익 마이너스
코스피 수익률 웃돈 회사는 3곳뿐
한화생보, 12.5%로 최고 수익 기록
안정성 높은 인덱스 상품 주력한 덕

그뿐만 아니다. 임씨가 가입한 국내 중·소형주 위주의 랩어카운트(고객 성향에 맞춰 자산을 관리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상품) 역시 10%대 손실이 났다. 2년 전 가입 당시 최소 가입액이 2000만원이라 체감하는 손실이 크다. 최근 증시가 대형주 중심으로 오르다 보니 상대적인 박탈감도 커졌다. 그는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는 괜찮은데 국내 주식형 펀드는 수익률이 저조하다”며 “본의 아니게 돈을 묻어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임씨 같은 투자자에게 코스피 호황은 남의 일이다. 그만의 사례가 아니다.
 
펀드 판매사 절반 가까이의 국내 주식형 펀드 2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37개 은행·보험·증권사의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 분석을 의뢰했더니 나온 결과다. 펀드 판매 잔액이 1000억원 이상인 금융사만 대상으로 했다.
 
2015년 1분기 말(3월 말)에서 올해 1분기 말까지 2년 평균 수익률이 0% 아래로 원금 손실을 기록한 곳이 37개 금융사 가운데 17개사(45.9%)에 달했다. 원금 손실을 면한 나머지 펀드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수익률 0% 초과 5% 이하에 15개사(40.5%)가 몰려 있었다. 2년 수익률이 5%가 넘는 금융사는 5개사(13.5%)에 불과했다.
 
올 초 내내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 행렬이 이어졌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비중이 60% 이상인 펀드를 뜻한다. 연초부터 코스피는 치솟는데 펀드 수익률은 회복되지 않는 ‘상대적 박탈감’이 국내 주식형 펀드 외면을 불러왔다.
 
2015년 1분기 말부터 올해 1분기 말까지 코스피 상승률(5.8%)을 웃도는 수익을 낸 펀드 판매사는 37개 가운데 3개에 그쳤다. 1위는 한화생명보험(12.53%), 2위는 교보증권(9.8%), 3위는 PCA생명보험(8.73%)이다. 3곳 중 2곳이 보험사다.
 

한화생명보험 관계자는 “보험사 특징에 맞게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인 액티브 펀드는 거의 판매하지 않았고 코스피 등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가 대부분을 차지했다”며 “지수가 오르면서 자연스레 수익률이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액티브 펀드는 펀드 매니저가 직접 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펀드를 의미한다. 반대로 인덱스 펀드는 코스피 같은 지수와 연동해 수익과 손실이 나는 펀드를 뜻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5년 5월 25일부터 지난 25일까지 국내 인덱스 주식형 펀드는 15.2%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0.7%를 기록했다. 코스피 수익률을 따라잡긴커녕 오히려 손실을 냈다. 대부분 펀드 판매 금융사가 코스피 지수보다도 못한 수익률을 낸 배경이다.
 
이달 들어 코스피가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가면서 개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형 펀드 ‘탈출 러시’는 잦아들 조짐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펀드 환매가 늘면서 자금 유출이 유입보다 많지만 3월부터는 국내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는 신규 자금이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 국내 증시를 긍정적으로 보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 상승률 따로,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 따로. 이런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주의가 필요하다. 권순채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주임연구원은 “같은 국내 주식형 펀드라고 해도 인덱스·액티브 유형은 물론 투자 산업·종목·방식이 매우 다양하다”며 “단순히 펀드 판매사의 추천에 따르기보다는 투자 펀드의 유형과 수수료 같은 비용까지 꼼꼼히 따져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현숙·이새누리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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