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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거기 어디?] 밤은 좀 다르더라, 서울로7017

중앙일보 2017.05.29 00:01
서울로7017의 밤. 짙푸른 조명이 은하수를 연상시킨다. 김경록 기자

서울로7017의 밤. 짙푸른 조명이 은하수를 연상시킨다. 김경록 기자

요즘 인스타그램(이하 인스타)에서 가장 뜨거운 장소는 어디일까? 예쁜 카페도, 유명 맛집도 아니다. 바로 5월 20일 개장한 서울로7017(이하 서울로)이다. 국내 최초의 고가 보행길로 화제를 모았던 서울로는 개장 나흘째인 23일 누적 방문객 수 35만 명을 넘어섰다. 당연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도 화제다. 인스타에는 ‘서울로7017’라는 해시태그(#)를 단 사진이 4143개(25일 기준) 올라왔다. 통상 뜨는 카페나 식당도 한달에 2000~3000개의 포스팅을 넘기 어려운 걸 감안하면 대단한 관심을 받은 셈이다. 
서울로 7017의 낮 풍경. 멀리서도 삭막한 아스팔트 느낌이 확 난다. 임현동 기자

서울로 7017의 낮 풍경. 멀리서도 삭막한 아스팔트 느낌이 확 난다. 임현동 기자

서울로 관련 인스타 사진 중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야경이다. 콘크리트 바닥 곳곳에 거대한 화분을 놓은 낮의 서울로 풍경이 평범하다못해 삭막한 풍경을 연출한다면, 은하수마냥 짙푸른 조명이 켜진 밤의 서울로는 낮과는 다른 색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밤에 가야 하는 이유?
논란의 슈즈 트리 안보이고
찜통 더위 없이 커피도 한 잔

콘크리트 바닥, 동선을 가로막는 화분, 그리고 햇볕 피할 데 없는 찜통더위 탓에 낮엔 매력을 느끼기 쉽지 않다. 임현동 기자

콘크리트 바닥, 동선을 가로막는 화분, 그리고 햇볕 피할 데 없는 찜통더위 탓에 낮엔 매력을 느끼기 쉽지 않다. 임현동 기자

도심 한가운데 있어 평일 퇴근시간엔 인근 직장인들의 산책로가 된다. 밤의 서울로가 유난히 붐비는 이유다.  
24일 밤 9시쯤의 서울로7017. 낮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유지연 기자

24일 밤 9시쯤의 서울로7017. 낮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유지연 기자

사실 야경은 빛만 많이 반짝인다면 웬만해선 다 아름답다. 하지만 이곳은 특히 더 신경을 썼다. 가로등이 대표적이다. 이곳엔 111개의 가로등이 있다. 태양광을 이용한 조명뿐 아니라 CCTV와 WIFI 공유기 등의 기능을 함께 해 통합폴로도 불리는데, 통합폴 1개당 총 5개의 조명등(상단 2개, 하단 3개)이 설치되어 있다. 모두 LED 조명으로 푸른색 상단 조명은 일몰에서 일출 시까지, 하단 백색 조명은 일몰에서 오후 11시까지 불을 밝힌다. 서울로 화분에는 원형 띠 조명이 있다. 원형 띠 조명만 551개에 달한다. 
서울로7017의 원형 띠 조명과 가로등 '통합폴'.낮엔 사람에 치여 그저 동선을 방해하던 화분이 사람 적은 밤엔 꽤 그럴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유지연 기자

서울로7017의 원형 띠 조명과 가로등 '통합폴'.낮엔 사람에 치여 그저 동선을 방해하던 화분이 사람 적은 밤엔 꽤 그럴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유지연 기자

서울로 자체의 조명에 꽤 신경을 쓴 편이지만 사실 서울로의 매력은 서울로 자체보다는 서울로에서 볼 수 있는 야경에 있다. 주변 야경은 서울로 오픈 전이나 다를 바 없지만 전에는 접근할 수 없었던 지상 17m 높이의 도심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색다른 감흥을 선사한다. 
서울로에서 가장 멋진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는 서울역 광장 앞 왕복15차선 아래로 내려다보는 중간 지점이다. 야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둥글게 바깥쪽으로 공간을 더 내놓았다. 고풍스러운 풍모의 옛 서울역 건물인 ‘문화역 서울284’는 밤이 되면 은은한 노란색 조명으로 멋을 낸다. 
서울로7017에서 바라본 옛 서울역사인 '문화역 서울284.' 유지연 기자

서울로7017에서 바라본 옛 서울역사인 '문화역 서울284.' 유지연 기자

그 맞은편 서울 스퀘어 빌딩의 전면에는 시시각각 변하는 미디어 아트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환한 헤드라이트를 켜고 발밑으로 끊임없이 바쁘게 지나가는 차량 행렬도 근사한 밤풍경을 만드는데 한 몫 한다. 신호에 의해 일제히 움직였다 멈췄다하는 하염없는 차량 행렬은 그 자체로 움직이는 볼거리다. 
서울로 자체의 야경도 물론 새로운 볼거리이긴 하다. 반짝이는 야경을 피사체 삼아 삼각대까지 제법 장비를 갖추고 사진을 찍는 이들도 많다. 다만 서울로 곳곳의 푸른 조명이 지나치게 강렬해 빈약한 사진기로는 좋은 사진을 건지기 힘들다. "서울로는 멀리서 봐야 아름답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야경 감상 외에도 서울로를 밤에 방문해야하는 이유는 몇 가지 더 있다. 일단 시원하다. 차양막이 없어 내리쬐는 태양빛을 고스란히 받아야하는 한 낮의 서울로는 그야말로 찜통. 거대 화분의 식물들이 더위를 식혀준다고 해도 한낮 도심의 폭염을 상대하기에는 벅차다. 
또 다른 이유는 개장 전부터 흉물 논란을 빚었던 ‘슈즈 트리(Shoes Tree)’가 밤에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무려 3만 켤레의 신발을 높이 17m, 길이 100m의 대형 설치 미술 작품으로 만든 슈즈 트리는 ‘기괴하다’‘냄새 날 것 같다’ 등 혹평을 받는다. 그런데 이런 슈즈 트리마저 밤에는 아름답게 보인다. 신발 형태는 잘 보이지 않고 푸른 조명으로 뒤덮여 있어 어떻게 보면 은하수 폭포가 떨어지는 것 같은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논란의 슈즈 트리도 밤에는 지저분한 신발은 안보이고 조명만 반짝여 아름다워 보인다. 유지연 기자

논란의 슈즈 트리도 밤에는 지저분한 신발은 안보이고 조명만 반짝여 아름다워 보인다. 유지연 기자

사실 어떤 사람은 서울로가 볼거리보다는 먹을거리 면에서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퇴계로 회연역 부근에서 만리동까지 이어지는 서울로의 총 길이는 1024m. 고가 정원을 거닐다가 출출한 이들을 위한 카페 등의 식음료 업장도 곳곳에 자리해 있다. 비빔밥을 파는 ‘7017 서울화반’, 꼬마 김밥을 파는 ‘장미김밥’, 커피와 한국식 철판 토스트를 파는 ‘수국식빵’, 전통 차를 판매하는 ‘목련다방’ 등이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연중무휴 영업한다. 
늦게까지 불을 밝힌 서울로7017 위에 있는 '목련다방'. 유지연 기자

늦게까지 불을 밝힌 서울로7017 위에 있는 '목련다방'. 유지연 기자

서울로와 작은 다리로 곧바로 연결되는 대우재단빌딩과 호텔마누에도 늦은 밤까지 영업하는 식당과 카페가 있다. 대우재단빌딩 식당가인 ‘서울로 테라스’에는 지하1층부터 지상 3층에 걸쳐 식음료 업장이 모여 있다. 에머이·한육감·구슬함박 등의 유명 식당부터 고디바·스타벅스·백미당 등 음료나 디저트를 판매하는 곳까지 제법 구색을 갖추고 있다. 대부분 오후 10시까지 영업한다. 서울로 테라스 건물 반대편에도 서울로와 다리로 연결된 ‘호텔마누’가 있다. 호텔 2층으로 곧바로 연결되는데, 널찍한 카페 ‘서울리스타’가 자리해 있다. 
 
서울로7017과 작은 다리로 연결되는 대우재단빌딩의 식당가 서울테라스. 밤 10시까지 연다. 유지연 기자

서울로7017과 작은 다리로 연결되는 대우재단빌딩의 식당가 서울테라스. 밤 10시까지 연다. 유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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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연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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