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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전인지 "골프와 투수는 비슷해요"

중앙일보 2017.05.25 15:21
미국에서 주목 받고 있는 새내기 스타 전인지(23)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코리안 특급’ 박찬호(44)가 만났다. 둘은 골프와 투수의 공통분모에 대해 공감하면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전인지와 박찬호는 25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건 주 앤아버 트래비스 포인트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볼빅 챔피언십의 프로암에서 한 조로 편성돼 첫 동반 라운드를 펼쳤다. 전인지와 라운드를 희망했던 박찬호는 캐디백을 자처해서 메는 등 유쾌한 플레이를 주도했다.  

LPGA 볼빅 챔피언십 프로암 첫 동반 라운드
박찬호 운동 선배로서 아낌없는 조언으로 눈길
전인지 "이제 한 계단 올라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우승 각오 다져

박찬호가 25일 LPGA투어 볼빅 챔피언십의 프로암에서 전인지의 캐디백을 메고 유쾌한 분위기를 주도했다. [볼빅 제공]

박찬호가 25일 LPGA투어 볼빅 챔피언십의 프로암에서 전인지의 캐디백을 메고 유쾌한 분위기를 주도했다. [볼빅 제공]

박찬호는 미국 시장을 개척했던 운동 선배로서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알려주는 등 후배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박찬호가 “움직이지 않는 과녁을 향해 공을 던지고 샷을 하는 골프와 투수는 비슷한 점이 매우 많다. 야구는 점수 타자 분위기에, 골프는 코스 동반자 컨디션에 따라서 달라지는 점도 유사하다”고 말하자 전인지도 고개를 끄덕였다. 골프 매력에 푹 빠진 박찬호는 “골프는 클럽으로 공을 맞춰서 목표 지점에 떨어뜨려야 하기 때문에 투수보다 더 어렵다”고 말했다. 회전을 하는 팔뿐 아니라 클럽까지 컨트롤을 해야 하는 골프이기에 원하는 결과를 얻기가 더 힘들다는 설명이다.  
선배 박찬호는 평정심과 밸런스 유지를 강조했다. 박찬호가 “투 스트라이크를 잡았을 때 80%의 힘으로 던져도 타자가 못 칠 확률이 많은 거야. 근데 못 치게 하기 위해 힘을 더 쓰다가 공이 몰려 안타나 홈런을 맞거든. 결국 ‘가볍게 뺄 걸’라고 후회를 하게 되지. 그래도 이런 시행착오를 통해 자신만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경험해야 실수를 줄일 수 있야”라고 말하자 호기심 많은 전인지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    
세계랭킹 5위 전인지는 “야구와 골프를 비교하면서 변수와의 게임이 아닌 상수(常數)의 게임이라고 얘기한 게 마음 깊숙이 와 닿았다. ‘욕심을 내면 안 되는 쪽으로 흘러가고, 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시도하다 미스 샷이 나오기 때문에 그런 생각들을 잘 정리할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해줬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인간관계의 중요성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은퇴 이후 제2의 삶을 살고 있는 박찬호는 “화려한 성적을 낼 때 사람들과 소통할 기회가 더 많이 생긴다. 좋은 사람과 인연 만들어 간다면 선수 생활의 가치가 더해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찬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멘털적인 부분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줬다. [볼빅 제공]

박찬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멘털적인 부분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줬다. [볼빅 제공]

전형적인 파워히터인 박찬호는 최대 스윙 스피드가 137마일(220km)에 달한다. 전인지도 박찬호의 장타에 혀를 내둘렀다. 전인지는 “스윙이 너무 빨라서 눈으로 문제점을 찾을 수가 없었다. 거리가 정말 멀리 나가서 거의 웨지로 세컨드 샷을 하더라. 캐리만 300야드라고 하더라”라며 부러움을 나타냈다. 골프에 입문한 지 4개월 만에 70대 타수를 쳤을 정도로 골프 사랑이 남다른 박찬호의 베스트 스코어는 76타로 알려졌다.  
박찬호도 전인지의 리듬과 멘털, 인성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제가 공을 세게 때려서 동반자들에게 방해가 되기도 하는데 전인지 선수는 항상 스윙 템포가 일정하고 정교했다. 젊은 친구인데 자신만의 철학이 있고 머리도 좋은 것 같다. 무엇보다 좋은 인성과 인격을 갖춘 선수”라고 평했다.  
박찬호는 평균 드라이브샷의 캐리만 300야드가 넘는 무시무시한 장타를 때려낸다. [볼빅 제공]

박찬호는 평균 드라이브샷의 캐리만 300야드가 넘는 무시무시한 장타를 때려낸다. [볼빅 제공]

한편 올해 준우승만 세 차례하고 있는 전인지는 “팬들이 이제 한 계단만 더 올라가면 된다고 하신다. 이번 대회에서 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앤아버=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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