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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기본 소비지출 항목만으로도 소득 넘어서"

중앙일보 2017.05.25 15:19
비정규직의 소득보다 기본적인 소비지출의 규모가 더 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평균 소득이 100일 때, 소비지출은 103.85에 달한다는 것이다.
 

소득 : 기본 소비지출, 100 : 103.85
의식주·공과금·통신·교육·의료비만 계산한 지출…교통비, 보험, 저축 등 제외해도 이미 소득 넘어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이 집회를 열고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를 촉구하고 있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이 집회를 열고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를 촉구하고 있다.

평등노동자회와 정치경제연구소 '대안'은 25일 비정규직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비정규직 노동조합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소득 집계 기준은 본인과 배우자가 버는 금액과 국가에서 제공하는 각종 연금 등 공적이전소득 등이 포함되어 있다. 소비지출의 경우, 의식주와 공과금, 통신, 교육, 의료비 만을 대상으로 해 '기본 소비지출'을 기준으로 했다.
 
조사 대상이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평균 월급여는 151만 9645원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월급여보다 기본적인 소비지출은 3.85%p.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지출 항목엔 보험이나 저축, 교통비 등 기타 상품·서비스 이용료는 제외되어 있다. 평등노동자회 관계자는 "기본적인 소비지출 항목만으로 이미 소득을 넘어선 상태"라며 "결국 저축·보험 가입이나 여타 지출을 위해선 빚을 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번 실태조사 결과 비정규직의 삶의 질은 매우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노후 준비에 관한 질문에 응답자의 37.1%가 '전혀 못함'이라고 응답했고, 40.1%는 '별로 못함'이라고 답했다. '보통'은 19.3%, '잘 준비'는 0.5%, '매우 잘 준비'는 0.5%를 각각 기록했다. 또, 가족과의 하루 평균 대화시간을 묻는 질문엔 38.9%가 '30분 미만'이라고 답했다. 평등노동자회 관계자는 "장시간 노동 및 관리자의 인격적 무시나 해고 등 노동과정에서 받는 스트레스의 영향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평등노동자회 관계자는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실태는 이번 조사결과보다 더 열악한 수준일 것"이라며 "조사 과정에서 아무리 일해도 가난을 벗어나기 힘든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게 됐다. 최저임금 1만원과 생활비를 낮추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 조치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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