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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내딛어야' 하나, '내디뎌야' 하나

중앙일보 2017.05.25 01:00 경제 9면 지면보기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는 희망찬 내일을 소망하는 글이 눈에 많이 띈다. 그중 하나가 “새 시대를 향한 희망의 첫발을 내딛었다”와 같은 문구다. 이처럼 새로운 시작을 표현할 때 ‘내딛었다’는 말을 자주 쓰지만 ‘내디뎠다’가 바른말이다.
 
‘내딛었다’로 잘못 쓰는 이유는 ‘내디디다’와 ‘내딛다’의 정확한 활용을 모르기 때문이다. ‘내딛다’는 ‘내디디다’의 준말로, 의미는 같지만 활용할 때 제약이 따르므로 주의해야 한다.
 
본말인 ‘내디디다’의 경우 ‘내디디고, 내디디면, 내디디었다(내디뎠다)’와 같이 어간 ‘내디디-’에 어미를 붙여 활용하는 데 별 제약이 없다. 준말인 ‘내딛다’의 활용이 문제다.
 
‘내딛다’의 경우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올 때는 ‘내딛고, 내딛는, 내딛지’ 등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올 때엔 표준어 규정에 따라 준말의 활용형은 인정되지 않고 본딧말의 활용형만 인정된다.
 
다시 말해 ‘내딛다’의 어간 ‘내딛’에 ‘-으면, -어서, -었다’와 같이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미가 붙으면 ‘내딛으면, 내딛어서, 내딛었다’와 같이 활용하지 않고 본말인 ‘내디디다’와 결합해 ‘내디디면, 내디디어서(내디뎌서), 내디디었다(내디뎠다)’가 되는 것이다.
 
‘서두르다/서둘다’ ‘서투르다/서툴다’ ‘머무르다/머물다’ 도 마찬가지다.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올 경우엔 준말의 어간에 연결할 수 있지만,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올 땐 ‘서둘러, 서투르니, 머물렀다’와 같이 본딧말에 연결해 써야 한다. 
 
김현정 기자 noma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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