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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페라리 사준다고 속였다”...손님 감금 폭행한 '호스트' 체포

중앙일보 2017.05.23 19:30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강남의 한 호텔에서 호스트바 접대부가 손님으로 만난 중년여성을 감금한 채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고급 스포츠가인 페라리를 사주겠다는 약속을 어겼다는 이유에서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호텔에서 가정주부 김모(49)씨를 가두고 폭행한 혐의(감금치상)로 호스트바 접대부 문모(31)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 19일 부산 해운대구의 한 호스트바에서 처음 만났다. 문씨의 환심을 사고 싶었던 김씨는 다음날 “57억원짜리 펜트하우스를 사주겠다”며 그를 불러내 해운대의 고급 아파트를 함께 둘러봤다. 
 
그 다음 날에는 “좋은 곳에서 식사하자”며 경주의 5성급 호텔로 문씨를 불렀다. 그 자리에서 “지금 당장은 펜트하우스를 사주기가 힘들 것 같다”고 한 뒤 “대신 페라리를 한 대 사줄 테니 내일 서울로 가자”고 말했다. 문씨는 자꾸만 말을 바꾸는 김씨가 미심쩍었지만 ‘페라리 한 대 정도는 사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함께 서울로 올라갔다. 22일 오전 2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호텔에 도착한 김씨는“페라리는 아무래도 프랑스에서 사는 게 맞지 않느냐. 프랑스에 친한 매니저가 있으니 함께 가자”고 말했다.
 
이탈리아산(産) 페라리를 프랑스에서 사자는 말에 문씨의 불신은 커졌다. “당신이 정말 페라리를 살 능력이 있는지 의심된다”며 “등기라도 떼어서 증명해 달라”고 말했다. 그제야 김씨는 “사실 펜트하우스를 사줄 돈도 페라리를 사줄 돈도 없다”고 털어놨다. 문씨가 “3일을 함께 해줬으니 호스트바에 빚진 3200만원이라도 대신 갚으라”고 다그쳤지만 김씨가 이마저도 거부하자 언성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문씨는 호텔방을 나가겠다는 김씨를 붙잡은 채 3시간가량 “당신이 호스트바에 다니는 걸 사람들이 알고 있느냐. SNS를 통해 전부 퍼뜨리겠다”고 협박했다. 경찰에 신고하려고 스마트폰을 작동하는 김씨의 팔목을 꺾는 등 완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결국 문씨는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비명소리를 듣고 위치추적 등을 통해 출동한 경찰에게 현장에서 체포됐다. 경찰 관계자는 “감금ㆍ폭행 이외에도 추가 혐의가 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민관 기자 kim.minkwan@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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