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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대의 지성과 산책] "우리는 디아스포라의 시대를 살고 있다"

중앙일보 2017.05.23 18:01
 120년 재일동포의 역사를 연구하고 교육해온 ‘재일한인역사자료관’ 2대 관장으로 최근 이성시시(65ㆍ와세다대 역사학) 교수가 취임했다. 2005년 이후 100회가 넘는 ‘토요세미나’, 그리고 ‘재일 독립운동사’ ‘간토대지진과 조선인 학살’ 등 15회에 걸친 기획전시와 심포지엄을 개최해온 이 단체를 책임지게 됐다. 박물관 시설의 확장 이전, 운영의 공공성을 높이면서 일본에서의 사회적 지위 확립, 홈페이지의 영어 네트워크 구축  등을 향후 역점사업으로 들었다. 
 

이성시 와세다대 교수, ‘재일한인역사자료관’ 2대 관장 취임
2005년 설립 이후 120년 재일동포의 역사 연구 및 교육
디아스포라와 ‘이민’에 대한 역사적 인식 심화하는 계기 마련

 
재일동포의 역사를 디아스포라의 역사 위에 자리매김하려고 하는 이성시 와세다대 교수. 최근 ‘재일한인역사자료관’ 2대 관장에 취임했다. 역사란 “자신의 삶의 의미를 생각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재일동포의 역사를 디아스포라의 역사 위에 자리매김하려고 하는 이성시 와세다대 교수. 최근 ‘재일한인역사자료관’ 2대 관장에 취임했다. 역사란 “자신의 삶의 의미를 생각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재정 문제를 어려운 점으로 꼽았다. 설립 때부터 예산의 대부분을 재외동포재단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어 왔다는 점을 그는 강조했다. ‘민단의 하부단체’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묻자 이렇게 말했다. “재일동포의 역사는 ‘민단의 정사(正史)’라고 하는 부분보다 더 많은 다양한 역사들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많은 관심을 얻기 위해서는 민단의 정사를 공유하지 않는 사람들도 끌어안는, 다양한 역사를 포용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한국 사회에 좌파와 우파로 역사관이 나뉘는 것처럼 조총련과 민단의 역사관이 다른 것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냐고 다시 묻자 “그렇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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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재일동포의 삶과 역사를 디아스포라(이산)와 연결시킨다. 디아스포라는 하나에 고정할 수가 없다. 하나에 고정하는 순간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만다. 움직이는 열린 사고가 디아스포라의 정체성이다.  
 
 
재일동포 역사학자라는 특수한 경험을 그는 이 시대의 보편적 지혜로 이끌어가고 싶어 한다. “오늘날 세계로 눈을 돌리면, 지구상에는 여러가지 사정으로 고향을 떠나 해외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디아스포라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재일동포의 역사를 디아스포라의 역사 위에 자리매김시키려고 하는 그의 지향점은 ‘다문화 공생’이다. “재일동포의 역사와 문화는 단순히 일본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 유산에 그치지 않고, 널리 세계로 이어지는 공통의 자산이 될 것입니다. 재일동포의 역사에는 인류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많은 교훈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해외동포 700만명의 네트워크의 거점으로서, 더 나아가 근대사회가 만들어낸 ‘이민’에 대한 역사적 인식을 심화시키기 위한 발신거점으로서 재일한인역사자료관의 역할을 제고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배영대 문화선임기자 balanc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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