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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대에 박경리 작가 동상 세워진다

중앙일보 2017.05.23 17:40
러시아 상트국립대에 세워질 박경리 작가 동상. [한러대화]

러시아 상트국립대에 세워질 박경리 작가 동상. [한러대화]

 
러시아 최고(最古) 대학인 상트페테르부르크대(이하 상트대)에 박경리 작가(1926~2008)의 동상이 세워진다. 러시아에 한국인 동상이 세워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에 한국인 동상 세워지는 건 이번이 처음
상트페테르부르크대 총장 "문재인 대통령 러 방문에 맞춰 제막식 열 계획"

 
최근 방한한 이 대학의 니콜라이 크로파체프 총장(58)은 23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 문학계의 거장인 박경리 작가의 동상을 대학 내 동양학부 앞 정원에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과 러시아의 교류 협력을 위해 2010년 설립된 비영리법인 단체 ‘한러대화(KRD)’의 러시아 측 조정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단체는 2013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앞에 러시아 국민 작가 알렉산드르 푸슈킨의 동상 건립을 주도했다.
크로파체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 총장이 2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박경리 작가 동상 건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20170523

크로파체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 총장이 2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박경리 작가 동상 건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20170523

 
크로파체프 총장은 “당시 푸슈킨 동상 건립은 러시아 작가동맹의 요청으로 한러대화가 추진했다.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한국에서 열린 제막식에 참석할 만큼 국가적 관심이 높았다”며 “이후 '이번엔 박경리 작가 동상을 러시아에 설립하자’는 한국 측(한러대화)의 제안을 받고 이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경리 작가 동상은 권대훈 서울대 조소과 교수가 제작했다.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박경리 작가 인물상(높이 140㎝, 무게 60㎏), 박경리 작가의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모형(넓이 120x180㎝, 무게 2.9t) 등이다. 청동·마천석을 각 원재료로 썼다. 동상 제작에는 딱 10개월이 걸렸다. 2014년 3월부터 12월까지다. 토지문화재단이 1억5000만원의 제작 비용을 마련했다. 크로파체프 총장은 “임시로 만들어진 화강석 재질의 동상 바닥은 동상과 함께 러시아로 이송된 뒤 현지 환경에 맞게 다시 제작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6월쯤 대한항공 측이 인천-상트페테르부르크 직항편으로 박경리 작가 동상을 옮겨줄 계획”이라며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일정에 맞춰 현지에서 제막식을 열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급적 올해 안에는 동상 설치를 마무리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한러대화 측은 러시아 문학계에서 박경리 작가의 관심이 높다는 점도 전했다. 지난해 10월 박경리 작가의 『토지』 1부 1권이 현지에서 출간된 것이 대표적이다. 고려인 소설가 박 미하일씨가 번역했다. 또 상트대는 ‘한국사’ ‘한국 인문학’ 등 박경리 작가의 생애와 작품과 관련된 강의도 운영하고 있다. 크로파체프 총장은 “상트대 역사학부, 아시아·아프리카 학부에서도 박경리 작가와 관련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경리 작가의 딸인 김영주 토지문화재단 이사장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내 어머니라기보단 ‘대한민국 작가’의 동상이 세워지는데 행사의 의미를 두고 있다”며 “이를 계기로 한국과 러시아 간 문학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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